“GIS의 마법, 7년 전에 알았죠.”_TJB 대전방송 노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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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JB 대전방송 노동현 기자는 기자를 “시간이 갈수록 뭉뚝해지는 몽당연필과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배우고 갈고 닦지 않으면, 뾰족했던 연필심이 무뎌져 흐릿하고 애매한 글씨를 쓰는 뭉뚝한 몽당연필처럼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가 계속해서 기자들의 재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외국의 방송 뉴스를 모니터하며, 쉬지 않고 배우고 공부하는 이유다.
다수의 이달의 기자상과 한국방송기자대상, 노근리 평화상과 목요언론인상 등을 수상한 그는 올해로 입사 9년 차다. 그가 요즘 푹 빠져 연구하는 데이터 저널리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너는 내 운명, 데이터 저널리즘

입사한 지 1년도 안 된 지난 2007년, 그는 범죄 지도를 제작해 지역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천여 건의 범죄 자료를 지리정보시스템(GIS) 등을 이용해 분석한 범죄 지도로 지역 경찰제의 문제점과 대안을 집중 보도한 것이다.

“한국기자협회에서 실시한 교육에 참여했다가 미국 지역방송 우수보도사례로 범죄지도 심층보도를 접했어요. 데이터 저널리즘과의 첫 만남이었어요. 자료를 직접 수집하고 분석해 새로운 메시지를 도출해 내는 게 매력적이었죠.”

미국의 지역방송에서도 하는데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매달린 기획 취재였다. 모두 6차례 보도를 통해 경찰력 운용의 체계적인 개선을 이끌어냈다.

“범죄지도에 이어 학교환경 정화구역도를 만들어서 유해업소가 난무한 학교정화구역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주먹구구식 심의로 유해시설에 한없이 노출된 아이들을, 객관적인 자료 분석을 통해 조명할 수 있었어요. 보도 이후 개선책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는데 빅 데이터 저널리즘에 푹 빠지게 된 기획 취재였죠.”
방대한 양의 데이터 속에 담겨 있는 사회적 의미를 발견해내는 것. 거대한 데이터 속에 숨어있는 ‘진실’이라는 원석을 캐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 그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서 이루려는 목표다.

데이터 저널리즘, 뉴스를 보는 새로운 시각

데이터 저널리즘은 자료의 시각화를 동반한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지리정보시스템, 구글 퓨전 테이블 등으로 분석해 시각화하면 뉴스 내용이 시청자들에게 명확히 전달된다. 중언부언할 필요 없이 오차 없는 보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에는 관공서나 각종 기관 보도 자료에 기반한 보도가 많은 편이에요.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취재원이 보도 자료를 통해 알리고 싶어 하는 내용을 기자들이 천편일률적으로 받아쓰는 셈이죠. 하지만 데이터 저널리즘을 통하면 기자 스스로 자료를 가공하고 분석해서 능동적으로 뉴스를 생산할 수 있어요. 비록 시간은 배로 더 걸리겠지만, 기자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어머어마한 성과가 나오게 되는 거죠.”

미국 연수 통해 데이터 저널리즘과 마주하다

지난 7월 노동현 기자는 방송기자연합회가 미국에서 11박 13일 동안 실시한 빅 데이터 과정 교육에 참여해 데이터 저널리즘에 대해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뉴스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뜬 것이다.

“교육에서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미국 기자들은 구글링을 참 잘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다음이나 네이버 검색이 익숙하지만, 미국에서는 대부분이 구글을 활용해요. 검색 기능이 훨씬 강력하죠. 우리가 찾고자 하는 데이터의 원본 파일이 그대로 제공되고, 심지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며칠이 걸려야 받아볼 수 있는 자료들도 원문 그대로 찾을 수 있어요.
구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이 있는데 특히 퓨전 테이블의 ‘매핑’(Mapping) 기능은 엑셀 파일에 담긴 자료들을 단번에 지도로 제작할 수 있어 아주 유용하죠. 2007년 범죄 지도를 제작할 때 범죄 지점들을 일일이 표시해야 해서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구글 퓨전 테이블을 활용하면 하루 만에 완성할 수 있어요. 상당한 거죠. 이밖에도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지리정보시스템 QGIS, SNS에서 특정 검색어 등을 분석할 수 있는 topsy.com 등을 잘 활용하면 차원이 다른 뉴스를 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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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저널리즘과 함께 10년 차를 준비하다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진 것은 아닌가, 보도 자료에 매몰된 기사만 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중 참여한 미국 연수 프로그램이었다. 10년 차를 앞두고 기자 생활의 희망을 보게 된 값진 시간이었다.

“데이터 저널리즘의 결과물을 뉴스 방송 한 차례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서 재활용, 재생산한다는 게 미국 방송 뉴스의 특징이에요. 시청자들이 꼬박꼬박 시간에 맞춰 뉴스를 챙겨보는 시대는 지났어요. 우리가 생산한 뉴스를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소스를 통해서 배달해줘야 하는 시대인 거죠.
더불어, 취재에 사용한 원본 자료를 방송사 홈페이지에 게재하면 뉴스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방송사 홈페이지 방문자 수를 올리는 역할도 톡톡히 해낼 거예요. 요즘에는 자주 업데이트를 하지 못했지만 여러 해 전부터 운영해 온 제 블로그(blog.naver.com/blich79)에도 그동안 해온 기획 취재의 결과물들이 게재돼 있어요. 미국에서 얻은 값진 자산들도 곧 블로그에 소개할 계획인데 선후배와 동료 기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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