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생태계] 인디펜던트는 왜 종이 신문을 없앴나?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서도 포털과 SNS 등의 디지털뉴스 중개자를 통한 뉴스이용이 77.3%로 많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이 조사에서는 뉴스이용 창구 기준으로 봤을 때 네이버의 여론 영향력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미디어로서 디지털 플랫폼이 기존 언론 매체 못지 않거나 오히려 기존 언론 매체를 능가하는 영향력을 지니게 됐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외 기성 언론사와 디지털 플랫폼 업체 사이에서도 위와 같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몇 가지 상징적인 움직임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토대로 이 사례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인디펜던트 발행 중단 및 온라인 전환
영국의 최대 일간지 중 하나인 인디펜던트가 창간 30년 만에 지면 인쇄를 중단하고 전면 온라인 발행으로 전환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 언론사의 소유주는 “언론 산업은 인디펜던트의 창업주가 예상하지 못할 만큼 격변하고 있다”라며 “이제 신문도 새로운 독자와 디지털 기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적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이러한 변화는 유료 발행부수의 급감으로 인한 매출 하락 등이 실질적인 원인일 것입니다. 실제로 인디펜던트는 유료부수가 40만 부에서 5만 4,000부까지 하락했고, 온라인 일평균 트래픽은 지난해보다 22% 상승했다고 하니까요.
그럼에도 인디펜던트의 지면 발행 중단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신문기사를 접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최근 미디어 소비 행태가 만들어낸 상징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쇄된 지면 1면에 붉은 글씨로 크게 새겨진 ‘STOP PRESS’라는 문구는 국내외 언론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조선일보와 네이버, 합작회사 설립
인디펜던트의 온라인 전환 소식만큼은 아니지만 지난 2월 조선일보가 네이버와 합작해 회사를 설립했다는 소식도 꽤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다른 언론사들과 마찬가지로 포털에 개별 기사들만 송고하던 조선일보가 아예 네이버와 공동으로 투자해 콘텐츠 생산 자회사를 만든 건데, 지분율이 51%(조선), 49%(네이버)라고 합니다.
이 자회사는 주로 취업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고, 모바일 네이버의 ‘JOB&’이라는 섹션에서 이 콘텐츠들이 집중 노출되고 있습니다. 물론 네이버 사용자가 저 섹션을 보겠다고 설정을 해야 하지만, 설정을 하게 된다면 사실상 네이버 메인 페이지 하나를 통으로 조선일보 콘텐츠가 차지하게 된다고 볼 수 있는 셈입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19일 만에 100만 명이 ‘JOB&’섹션 노출 설정을 했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러한 수치보다도 더 눈여겨볼 부분은 국내 유력 신문사인 조선일보가 디지털 플랫폼 업체를 사업 파트너로서 동등한 위치에 두었다는 점입니다. 자신들의 콘텐츠를 팔아넘기면 그만이었던 네이버가 어느새 비슷한 지분율을 주고 함께 회사를 차릴만한 사업의 주체로 성장한 것입니다.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신문 사업 환경에서 활로를 찾기 위한 조선일보의 이번 움직임 역시 결국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가져온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페이스북 라이브 동영상 서비스 강화

최근 MCN, 1인 미디어와 같은 용어들 많이 들어보셨죠? 모두 동영상 생중계를 지원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생겨난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유튜브를 비롯해 국내 아프리카TV, 네이버의 V앱 등이 바로 라이브 동영상 플랫폼인데요. 이제는 누구나 간단한 장비만 있으면 이와 같은 라이브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방송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뉴미디어 플랫폼의 절대 강자로 자리 잡고 있는 페이스북 역시 이 라이브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합니다. 공인이나 유명 단체들에게 제한적으로 제공했던 라이브 동영상 기능을 개인들에게도 확대 제공하면서 맞춤형 방송이 가능하도록 개편하겠다는 소식을 4월 발표하였습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누구나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친구들에게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동영상 광고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페이스북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당연한 수순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TV라는 아직 건재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마냥 바라보고만 있기에는 뭔가 찜찜한 것도 사실입니다. 긴급한 재난이나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방송사가 현장으로 달려가는 사이, 이미 그곳에 있던 누군가가 바로 페이스북으로 현장을 생생하게 중계하고, 그것을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페이스북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일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올해 초부터 신문사 뿐만 아니라 방송사들은 페이스북 라이브 동영상 기능을 시범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고, 총선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맞아 이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조만간 현장의 취재기자들이 방송 나가기 전, 페이스북 동영상 중계를 먼저 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 역시 매우 빠르게 커져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물론 기존 미디어 업계 관련자 분들도 모두 다 체감하고 계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