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는 지역사회를 위한 길”_KBS 춘천 박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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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_ 2014년 10월 7일 장소_ 서울 여의도 인터뷰_ KBS 김태형 기자(데이터 저널리즘팀)

 

기자가 어느 곳에 있건 탐사 취재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현장을 누비고, 사람을 만나고…. 그렇게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다. KBS 춘천총국의 박상용 기자도 10년 가까운 세월을 그렇게 보냈다. 춘천과 강릉, 속초 등 강원도 곳곳을 누비면서 지역 사회의 모순과 부정, 부패를 파헤치고 고발했다.

춘천에서 일하고 있죠?
“네, 올해 9년 차인데요. 강릉과 속초에서 순환근무를 했고, 지금은 처음 기자생활을 했던 춘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역 기자의 매력을 꼽는다면?
“제가 일하는 곳은 취재기자, 촬영기자 모두 해서 20명밖에 안 됩니다. 가족 같은 분위기가 참 좋아요. 하지만 일손이 달려 힘든 면도 있습니다. 인원이 적기에 휴가나 결원이 생기면 보도국에 부하가 많이 걸립니다.”

“나의 탐사 노하우는 보도자료 다시 보기”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받은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MOU 조작’, ‘수천억 예산 새는 임대 농기계 사업’ 등 지역 사회의 부정과 부조리를 고발하는 보도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탐사보도에 대한 열정이 느껴집니다.
“열심히 하고 싶어요. 몇 년 전 미국 탐사보도협회(IRE) 콘퍼런스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요. 그곳에서 만난 나라 밖 기자들이 쉽게 스쳐 지나갈 수 있는 문제에도 열정을 갖고 취재, 제작하는 것을 보면서 탐사보도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만의 탐사취재 노하우, 살짝 하나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글쎄요. 노하우를 말할 만큼 내공이 쌓인 것은 아니겠지만 먼저 하나 꼽는다면, 보도자료요. 보도자료를 꼼꼼하게 봐요. 요즘은 보도자료라는 것이 굉장히 세련된 형태로 나오잖아요. 홍보하고자 하는 내용이 예쁘게 포장돼 있는데, 그래도 뚫어지게 여러 각도로 보면 허점이 보일 때가 있더라고요. 임대농기계 사업 같은 경우에도 처음 나온 보도자료에는 농기계 하나가 인력 몇 명을 아꼈다는 식으로 장밋빛 얘기들만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운영비라든가, 수리비라든가 이런 내용에 대한 얘기는 빠져있었죠. 이 사실을 알아채고 물음표를 던졌던 겁니다.”

“예산과 재정, 지역 기자가 끈질기게 추적해야”

세금 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네, 예산과 재정에 관심이 많아요. 그게 다 우리 세금이니까요.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는 끈질기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지역 사회를 위하는 길이고요.”

예산이나 재정은 하루, 이틀에 쉽게 취재할 분야는 아니잖아요?
“그렇죠. 특히나 날이면 날마다, 그날그날의 뉴스 리포트를 처리하다 보면 따로 짬을 내 깊이 있는 기획취재를 한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MOU 실적조작 같은 보도도 반년 넘게 추적한 결과물인데, 데일리 뉴스에 대한 업무 부담이 적었다면 석 달 정도에 끝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방송 환경도 중요한데, KBS 춘천의 경우 ‘탐사 다큐’ 정규 프로그램은 없습니까?
“네, 없습니다. 그게 아쉽습니다. 만들고는 싶어도 인력이 없어요. 50분짜리는 아니더라도 20분, 15분짜리라도 기자들이 만드는 지역 사회 ‘탐사 다큐’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합니다. 언젠가는 만들어야죠.”

지역 사회 탐사기자들이 아쉬움을 느끼는 또 다른 부분이 있다면요?
“교육이요. 방송기자연합회나 언론재단 같은 곳에서 탐사보도나 데이터 저널리즘 등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선보이지만 대부분 서울에서 하잖아요. 그러면 가고 싶어도 가기 힘들어요. 지역 사회에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박상용 기자는 공식 인터뷰가 끝나고 차 한 잔 마실 때도 아이템 얘기를 했다. 그가 열어나갈 탐사보도는 이제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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