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삶] 힘겨움을 느낄 때쯤, 편지가 도착하네


힘겨움을 느낄 때쯤,


편지가 도착하네


아리랑TV 박지원 기자


 


 


 


내 회사 이메일 계정에는 ‘from viewers’라는 편지함이 있다. 보도자료들로 넘쳐나는 이메일 계정이지만, 가끔씩 받게 되는 시청자들의 이메일들은 언제나 큰 힘과 자극이 되어주기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내가 쓰고 녹음한 뉴스 패키지들이 아리랑TV의 전파를 타고 전 세계의 약 190여개 국으로 방송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받은 첫 이메일은 미국에서 온 편지였는데, 마지막 부분에“Kudos!”라며 칭찬을 담고 있었다. 전 세계로 우리의 뉴스를 전하는 일에 희열과 열정을 느꼈지만, 동시에 힘겨움과 도전도 느끼고 있었기에, 이 첫 번째 시청자 이메일은 예상치 못하게 받은 선물처럼 내게 큰 용기와 격려를 전해주었다. 이후로도 터키, 인도네시아, 태국, 독일, 조지아 등 국제방송이라는 특성상 다양한 나라에서 시청자 편지를 받게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일에서 힘겨움을 느낄 때마다 한 통씩 내 편지함에 전달되는 거다.


 


작년 가을, 개천절을 맞아 수천 명의 사물놀이 연주자들이 우리 가락을 우렁차게 연주하여 하늘을 울린다는 취지의 행사를 취재한 적이 있었다. 전통의상을 입고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수많은 사물놀이 연주자들의 모습이 장관이었는데, 한 독일인 시청자가 굉장히 인상적으로 보았다고 이메일을 보내왔다. 좋은 영상을 만들어주신 카메라 기자 선배님께도 이메일 내용을 알려드리며 함께 기쁨(?)을 누렸다. 반갑게도 이 독일인 시청자는 올해의 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 폐막 취재 패키지 또한 재미있게 잘 보았다며 또 소식을 전해왔다.


문화부 기자이다 보니, 우리 문화계의 감동적이고 좋은 이야기들을 많은 시청자들에게 널리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런 나의 소망에 응답하듯 “a great story”라며, 잘 보았다는 시청자들의 이메일들을 받을 때면, 고생하며 일하는 보람도 느끼고 가슴 한 켠도 왠지 뿌듯해진다.


 


가끔은 기사에 대한 질문을 담은 편지도 받는다. 예를 들어 한국 관광에 대한 취재 패키지가 방송된 다음이면, 뉴스에서 보았다며 한국 관광을 준비하고 있는데 관광 명소를 추천해 달라거나, 북한 뉴스를 다룬 다음이면 북한에 대한 심층적인 정보가 알고 싶다는 이메일들이 도착한다. 정보를 구하는 편지들이지만, 이러한 이메일들 역시 세계 어딘가에서 우리의 뉴스를 보고 있다는 메시지로 여겨져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때로는 한류 팬들이 소녀시대가 보고 싶다거나 현빈을 만나고 싶다는 뜬금없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 좋아 기자, 특히 영문기자를 꿈꾸었고 SNS매체인 트위터를 열심히 활용하는 내게는, 그 어떤 내용일지라도 시청자들이 직접 보내주는 이메일들은 큰 의미와 감사로 다가온다. 내 진심이 전파를 타고 많은 나라의 시청자들에게 전달되고, 시청자들의 피드백이 다시 내게 전해져, 서로 그렇게 진심의 소통을 이룬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