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식 기자의 건강 이야기] 평균수명 꼴찌 ‘기자’, 이대로 운명할 것인가?_KBS 박광식 의학전문기자

KBS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사회1부)

지난 2011년 원광대 연구팀이 직업별 평균수명을 발표한 적이 있다. 종교인이 80세로 1위를 차지했고, 언론인이 67세로 11개 직업군 중에 꼴찌를 차지했다. 무려 13년 차이였다. 언론인은 정년퇴직하고 나서 불과 6~7년 더 산다는 이야기다. 기자로 전향한 필자는 ‘아뿔싸, 괜히 기자 됐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직업별로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연구팀은 종교인이 수명이 긴 이유로 적은 스트레스와 규칙적인 신체 활동, 절식·금연·금주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뒤집어 말해 기자의 수명이 짧은 이유는 많은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과식·흡연·음주라는 이야기다. 기자 6년 차인 필자를 반추해봐도 흡연 빼고는 다 해당된다. 어떻게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매일 재는 몸무게, 운명을 말한다?!
오늘 몸 상태가 좋다거나, 힘들다는 주관적인 느낌인 ‘촉’에만 의지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일단 자신을 알아야 한다. 나를 가장 객관적으로 말해주는 기본적인 지표들을 챙길 필요가 있다. 지난 호에 언급했듯이 우리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각종 건강 수치로 ‘팩트’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띄엄띄엄 받는 건강검진을 제외하고 현재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최신 건강수치가 무엇일까? 바로 ‘체중’이다. 체중은 당신이 뚱뚱한지 말랐는지 단박에 알려준다. 구체적으로 체중을 자신의 키의 제곱으로 나누면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가 나온다. 예를 들어 키 175cm에 몸무게 80kg인 사람의 체질량지수를 계산한다면, 80kg/(1.75m)²=26.1이다. 26 정도면 비만 기준 25를 넘겼기 때문에 비만에 해당된다. 그리고 비만보다 살짝 약한 과체중은 23에서 25사이다. 일단 우리나라에서 23이 넘어가면 위험신호로 여길 필요가 있다.

여기에 추가로 남자 허리둘레 90cm(35인치), 여자 85cm(33인치)를 넘겼다면 체질량지수가 정상이라도 복부비만으로 간주해 성인병 위험이 급격히 올라간다. 따라서 필자는 몸무게 변화와 체질량지수, 허리둘레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 내 몸을 실시간으로 말해주는 가장 농축된 지표일 뿐 아니라 각종 질병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뚱뚱해지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계 위험이 올라가고, 대장암·유방암·전립선암 같은 암 발생 위험까지 증가한다. 또한 갑작스러운 ‘체중감소’도 암과 연결되어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는데도 3~6개월 사이에 평소 체중의 10% 이상 빠졌다면 몸 속 어딘가에 암이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야한다. 암세포가 워낙 식성이 좋아서, 저 혼자 살겠다고 몸 속 영양분들을 쪽쪽 빨아먹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체중감소가 모두 암이란 이야기는 아니다. 정신과적인 문제, 갑상선기능항진이나 당뇨병 같은 내분비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도 있어서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몸무게를 알고, 적정체중 유지하는 게 관건
이를 종합해보면 매일 체중을 재고 수치변화를 살펴보는 습관이야말로 본인의 운명을 바꾸는 첫 단추인 셈이다. 필자의 경우 샤워실 앞에 체중계를 놔두고 매일 몸무게를 잰 다음 스마트폰 건강 앱에 입력한다. 그러면 회식에 따라 함께 출렁이는 몸무게 그래프를 목도하게 된다. 곧 다음 회식 때 확실히 안주발을 줄이는 효과가 생긴다. 물론 사람마다 체감 반응은 다 다르겠지만, 체중 재는 걸 습관화하고 기록해두는 건 중요하다. 그렇다고 너무 강박적으로 몸무게를 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생활 속에서 체중계와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몸무게 변화를 아는 것이 적정체중을 위한 깨알 같은 노력의 전초작업이기 때문이다.

체중유지의 핵심은? ‘먹고, 싸고, 움직이고’
그렇다면 어떻게 체중유지를 할까? 매일 재면서 친숙해진 몸무게는 내가 먹고 마시고 싼 최종 결과물이란 생각을 가져야 한다. 실제 병원에 입원하면 먹고 싼 양을 시간대별로 기록하는 ‘I/O check(Intake/Output check)’와 체중변화를 함께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상생활에 적용해보면 원리는 간단하다. 들어간 건 많은데 나가는 게 적다면 체중이 늘 것이고, 반대로 들어간 건 적은데 나가는 게 많다면 체중은 줄 것이다. 그런데 나가는 걸 조절하는 건 생리상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먹는 걸 조절해야 한다는 답이 나온다. 예를 들어 과체중이라면 밥 한 공기 대신 2/3 공기로 줄여보고, 저녁 8시 이후 야식은 피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들어온 걸 에너지로 태워버리는 운동량까지 늘린다면, 금상첨화일터. 결론적으로 이렇게 생활 속에서 체중부터 챙기는 습관을 갈고 닦는다면, 평균수명 꼴찌 ‘기자’의 운명을 충분히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