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전략③_혁신은 시작됐다_YTN 이승현 기자

1억 2천만 명. 지난 7월 한 달 동안 YTN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게시물이 도달한 사람의 수다. 지난 5월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국내 기성 언론 가운데 압도적인 도달 수치이다. 페이스북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인 도달은 비공개 지수다. YTN은 YTN 페이지의 도달 수치만 알 수 있고 다른 경쟁사의 도달은 알 수 없다. ‘온에어’ 방송 시장에서는 시청률이 공개되기 때문에 나와 경쟁자의 현재 상태를 알고 비교할 수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각 사의 도달률을 알기 위한 이런저런 눈치작전이 진행된다. 그동안 비공개, 대외비로 다뤄졌던 도달을 밝히는 것은 YTN이 그동안 진행해온 디지털 혁신 작업이 그만큼 괄목할 만한 수준의 성취를 이뤄내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보도국과 완벽히 분리, 콘텐츠 공급자로 변신
YTN의 디지털 파트는 국내 언론사 가운데 유일하게 보도국으로부터 완벽히 독립돼 있는 시스템이다. 아예 별도의 법인이 존재한다. 방송은 YTN이 담당한다면, YTN의 온라인은 YTN PLUS가 책임진다. 미국 뉴욕타임스 디지털 부문을 담당하는 뉴욕타임스 디지털이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 있는 것과 유사한 시스템이다. 이렇다 보니 YTN 온라인 부문의 의사소통 방식 역시 기존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수직적 구조보다는 IT 기업과 같은 수평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급변하는 모바일 상황에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고 판단한다. YTN이 단기간에 성취한 모바일 대응 전략의 첫 번째 성공 배경이다.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YTN 홈페이지와 포털 등 온라인 부문을 관리하는 것이 YTN PLUS의 핵심 업무였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모바일 뉴스 소비 방식이 혁명에 가까운 속도로 변하는 지금의 상황이 YTN의 온라인 대응 방식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됐다. 이때 YTN PLUS가 포착한 것은 온라인용 자체 콘텐츠 생산 비중을 늘리는 것이었다. 보도국 기자들이 생산하는 리포트 위주의 방송용 제작물이 아닌 온라인, 특히 SNS에 최적화된 기사를 만들어 공급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콘텐츠 공급자(content provider)로 전면 전환하도록 한 결정적 아이디어가 YTN의 모바일 대응 성공을 이끈 단초였던 셈이다.

역시 킬러 콘텐츠가 정답
‘온에어’든 ‘온라인’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콘텐츠, 다시 말해 킬러 콘텐츠다. 아무리 많은 기사를 올려도 반응이 없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하지 않는다면 페이지 운영은 의미가 없다. YTN 페이스북 페이지의 킬러 콘텐츠는 ‘제보영상’이다. 얼핏 ‘제보영상’이라는 타이틀이 촌스럽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24시간 생방송으로 실시간 뉴스를 전하는 YTN이라는 브랜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는 역시 제보다. ‘제보영상’이라는 YTN의 온라인 킬러 콘테츠는 ‘제보=YTN’이라는 브랜딩에서 시작된 셈이다.

옆 사진은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버스 화재 당시 ‘제보영상’ 제작물이다. 방송에서는 단순 사고로 단신 처리됐던 사안이다. 하지만 버스기사를 구조하기 위해 일반 시민들이 목숨을 걸었다는 휴먼 스토리를 ‘제보영상’이라는 포맷에 담았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이 영상은 페이스북에서만 무려 8백30만 명에게 도달했다. 보도국의 리포트였다면 상상할 수 없는 수치다. 그만큼 파급력이 컸다는 의미다. ‘제보영상’이라는 킬러 콘텐츠는 YTN이 모바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체계화된 제보 CMS
‘제보영상’이라는 킬러 콘텐츠가 만들어지기 위한 기본 조건은 꾸준한 제보다. YTN은 무엇보다 제보 시스템을 단순화 시켰다. 지나가다 마주친 사건사고 등의 현장을 아주 쉽게 제보 할 수 있도록 시스템 자체를 간단하게 만든 것이다. 국내 4천만 스마트폰 유저들의 수많은 사진과 영상의 일부가 우리에게 들어온다면 어떨까. 이 간단하면서 의미가 무거운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제보의 콘셉트는 ‘YTN=제보’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가장 큰 동력이 됐다. 현재 YTN 제보 CMS에는 1년에 3만 건에 달하는 제보가 들어온다. 지상파 방송사들에 접수된 제보의 양이 더 많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을 수 있겠지만, YTN에는 실제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지는 제보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더 큰 실효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YTN의 혁신은 현재진행형
보통 대한민국 방송사의 디지털 부문은 보도국 시스템에 편입돼 있어 온라인 부문은 여전히 방송의 서브 플랫폼 형식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온라인은 그 자체의 생리와 특성이 있다. 플랫폼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사이트’insight를 대부분의 보도국 기자들은 인식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YTN도 크게 다르지 않다. YTN이 온라인에서 거둔 성취를 어떻게 조직 전반으로 확산 시켜야 하는지 아직 숙제로 남아 있다. 텔레비전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는 만큼, 보도국의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라는 단일 플랫폼을 통해 한 달 동안 YTN의 콘텐츠가 1억 2천만 명에게 전달된다. 보도국의 디지털화에 속도가 붙는다면 이 수치는 더욱더 시너지를 내며 이용자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YTN의 디지털 혁신(digital innovation)이 이룩한 성취가 이제 막 막을 올린,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프로젝트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