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혁신보고②_”기자는 아직 죽지 않았다”_MBC 장준성 기자

•디자인의 브랜드화, 통일성이 중요하다. 폰트만 봐도 어느 뉴스인지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니어 디자이너와 개발자 등 우수한 전문 인력을 데려오고 우대해야 한다. (예산 문제가 걸려있지만) 협업체제가 자리 잡아야 하고, 고용 형태도 안정적이어야 한다.
•국내외 ‘시각화 기법’ 트렌드를 주목하고 꾸준히 업데이트해야 한다.
•페이스북 등 플랫폼에서 ‘멘션mention’과 제목을 다는 데 감각을 지닌 사람이 필요하다. 똘똘한 ‘페북지’기 하나가 수십 명을 먹여 살린다.
•젊은 감성을 활용하고 투입해야 한다. 우리는 이들의 감성과 재치를 못 따라가니까.
“뉴미디어 뉴스로 성공하고 싶다면, 위 항목의 실현이 필요하다.” 여러 사람들이 이미 언급했던 얘기다. 그런데 나는 ‘다른 얘기’를 하고 싶다. 기자들 중 뉴미디어 업무와 거리가 먼, 관심이 없는, 뉴미디어 뉴스 업무를 새로 시작하는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얘기를 생각해봤다.
MBC 뉴미디어뉴스 브랜드 <엠빅뉴스> 페이스북에서 도달률과 조회수가 높은 아이템들의 공통점을 찾아봤다. 최근 6개월 동안 나온 아이템들 중 20개를 추린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감동적인 사연 또는 특정날짜에 있었던 사건 – 멕시코 올림픽 ‘검은 장갑’ 사건 뒷이야기
(2) 공분·공감을 자아내는 아이템 – 청각 장애인 성폭력
(3) ‘화제의 인물’ 인터뷰 – “수능영어는 영어가 아니다” 타일러 라쉬 인터뷰
(4) 정책 결정·집행기관에 대한 감시 비판 – 경찰 부실대처 ‘대구 여대생 납치 살해사건’
(5) 웃기거나 재미있는 소재 – 마이바흐와 추돌사고를 낸 체험담
(6) 직접 현장에 가서 취재해온 아이템 – 시흥 유기견 보호소 강제 철거 현장 등

‘어떻게 보여줄까?’가 만병통치 약은 아니다
도달률과 조회수가 높은 아이템 중에는 시각화 측면에서 기준에 미달한 아이템도 있었다. 하지만 ‘스토리’ 때문에 흥행이 됐다. ‘얘기가 되는’ 아이템에 대한 반응은 TV 시청자나 페이스북 사용자나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어떻게’ 보여주느냐보다 ‘어떤’ 얘기를 ‘왜’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자될 얘기는, 어딜 가나 회자된다. 취재기자의 역할이 뉴미디어뉴스 부문에서도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직접 취재하든, 다른 기자의 취재물을 가져오든.

<엠빅뉴스>가 곧잘 취하는 제작 방식 중 하나는 TV 아이템의 재구성이다. <시사매거진 2580> 아이템 하나를 선택한 뒤 재구성해서 업로드한다. <2580>에 공분을 일으키는 고발 아이템이 많았던 덕분에, <엠빅뉴스>도 재미를 봤다. 중요한 건 단순히 하이라이트 편집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2580>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더 궁금한 부분, 디테일한 정보, 속보 여부에 대해 추가 취재를 한다. 모션 그래픽과 일러스트를 가미해 사실상 새로운 아이템으로 재가공한다. 현재 이 역할은 20년차 이상의 고참 선배가 전담하고 있다.

전통의 강점, 뉴미디어에서도 발휘
현재 이슈가 되는 사건, 과거 특정한 날짜에 있었던 사건, 인물의 출생·사망 등에 대해 정리해 구성하는 작업도 결국 취재기자의 능력이 필요하다. 취재하고 확인해야하기 때문이고, 정확하게 인용해야하기 때문이고, 보거나 읽기 좋게 구성해야하기 때문이다.
섭외하고 구성하는 능력도 취재기자의 전통적 장점이 발휘되는 영역이다. 자신이 관리해온 취재원을 통해 얻은 정보를 계기로 아이템을 진행하는 일은 말할 것도 없다. 아이템을 내야 하는 이유나 시의성을 판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역할을 작가나 기획자가 대신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작업을 확인하고 검증하는 것은 결국 취재기자의 몫이다.
왜 자꾸 취재기자 이야기를 강조하냐고? 뉴미디어라는 이름에 갇혀 기죽지 말자는 뜻이다. 또 원래 잘 하던 일을 쉽게 저버리지 말자는 이유에서다. ‘뉴미디어 저널리즘’과 ‘올드 미디어 저널리즘’의 본령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뉴스, 현상·현장·사람을 열심히 취재해 차별화되는 내용을 보여주는 뉴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정보를 정리해주는 뉴스…‘사이다’ 같은 뉴스는 바로 이런 것 아닐까.
뉴미디어 뉴스의 궁극적 목표는 ‘보도국 뉴스룸의 뉴미디어화’라고 생각한다. 모든 현장 취재기자가 취재 내용을 뉴미디어 뉴스 콘텐츠로 가공할 수 있다면? 단기간에 이뤄질 일은 절대 아니지만, 가만히 기다린다고 이뤄질 일도 아니다. 취재기자여, 우리 아직 안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