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데이터_텔레비전 시청률 조사의 한계와 대안_황성연 닐슨컴퍼니코리아 부장

최근 매체환경이 변화하면서 기존 텔레비전 시청률조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한다. 이는 영상시청환경이 다양한 디바이스로 확장된 반면, 시청률은 아직도 텔레비전만 조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의 소비행태를 모두 조사하고 이를 가치로 반영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시청률과 같이 산업적으로 다양한 영역과 연결되어 있는 지표가 새롭게 조사되고 통용되기 위해서는 여러 이해당사자들 간의 합의가 필수적이다.


방송시장의 교환 기준, 시청률
텔레비전 시청률은 채널이나 프로그램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았는지 조사한다. 이를 위해 조사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패널을 구축하고, 이들의 시청기록을 바탕으로 전체(모집단)의 시청 행태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조사된다. 시청기록은 조사 패널이 자신의 시청을 기록하는 시청일기조사(viewing diary), 가구에 설치된 전자장치를 이용하여 가구시청기록을 조사하는 방식(household meter)을 거쳐 가구 구성원들의 시청 행태를 조사하는 방식(people meter)으로 발전하여 왔다. 이러한 시청률 조사 방식의 변화는 방송사가 아니라 광고주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방송사는 콘텐츠를 시청하는 가구를 조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료의 활용이 가능하지만, 광고주는 목표 시청자(target audience)에게 광고가 얼마나 노출되었는지 알고 싶어 했기 때문에 개인단위 시청률을 조사하도록 발전한 것이다. 결국 시청률은 방송사와 광고주가 프로그램의 가치를 결정하는 교환 기준인 셈이다. 그래서 조사와 관련한 검증을 매년 받으며, 조사방법이 변경될 때마다 이해당사자들과 논의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방송 환경변화와 TV시청률의 한계
최근 스마트미디어로 대표되는 매체이용환경 변화가 거의 모든 미디어부분에서 급진적으로 확산되었다. 기존의 텔레비전이 시청자의 영상소비 시간과 공간을 제약하는 방식, 즉 “방송시간에 특정장소(가구)에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에서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매체를 통해 보는 것”으로 변화되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광고와 콘텐츠로 구성된 패키지 전체를 소비하던 것에서 콘텐츠 내의 일부를 편집한 클립으로 소비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영상소비행태의 변화는 패널을 통해 조사되는 현행 텔레비전 시청률 조사방식으로는 조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기존 방송은 시청방법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시청률 조사회사가 구축한 독자적인 방법을 통해 충분히 조사가 가능했지만 텔레비전 이외의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시청하는 것을 모두 조사하는 것은 아직 기술적인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또한 패키지를 다수의 시청자가 소비하던 상황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추어 클립 형태의 콘텐츠를 소비하기 때문에 분화된 시청자의 취향을 모두 반영하기에는 소수 패널을 통한 추정방식의 한계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교환가치로서 ‘통합시청률’
변화한 방송환경에 맞는 콘텐츠 가치평가 방식으로 흔히 거론되는 것이 통합시청률이다. 의미상으로 통합시청률은 텔레비전 시청률에 새롭게 추가된 매체의 시청률을 단순히 합산하면 되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여러 매체를 이용한 행태를 통합하여 산정하려면 조사방법과 지표산출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통합시청률의 난점 ①: 산출방식
먼저 TV와 다른 행태를 보이는 PC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것을 어떻게 하나로 통합할 것인가가 문제다. TV시청률은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시간동안 전체 가구/개인 중 시청한 가구/개인의 비율을 1분 단위로 산출하여 평균한 값이고, PC나 모바일은 이용 특성상 방송시간보다 긴 시간 동안 콘텐츠를 시청한 사람 수를 누적하여 산출한다. 이러한 지표의 특성 때문에 총량으로서 PC와 모바일을 이용한 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TV시청률과 같이 단위시간(1분)에 시청한 양으로 환산하면 그 수치는 매우 낮게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통합시청률의 방식은 (물론 생방송을 시청하는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PC와 모바일의 시청을 TV 시청률 방식으로 산정하는 것이어서 PC와 모바일 이용은 상대적으로 작아지게 된다.

통합시청률의 난점 ②: 프로그램 인식
TV방식은 패키지로 구성된 프로그램 전체를 측정하는데 반해 PC와 모바일의 경우에는 분절화된 클립을 시청하는 내용까지 모두 포함해야 한다. 특히 뉴스 프로그램은 개별 기사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전체가 방송되는 TV 실시간과 달리 PC와 모바일 환경에서는 개별 뉴스 꼭지가 클립의 형태로 유통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TV 뉴스의 통합시청률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각 클립이 어떤 뉴스 프로그램의 어느 위치에서 나온 것이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50분짜리 프로그램 평균 시청률 10%이고, 3분짜리 클립의 시청률이 20% 라면 이들을 합산하여 평균 시청률이 15%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클립이 어떤 프로그램의 어느 위치에서 나온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방송 클립이나 뉴스 기사는 이러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통합시청률의 문제점 ③ : 조사방법
TV시청률은 TV와 그에 연결된 한정적인 매체로 조사대상이 한정되는 반면 PC와 모바일은 조사해야 하는 매체의 종류가 상대적으로 많아서 조사 기술을 개발하고 표준화하기 쉽지 않다. 일례로 애플의 iOS를 기반으로 하는 기기와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기기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시청률 조사회사가 독자적인 조사방법을 구축하고 있는 TV시청률 조사와 달리 PC와 모바일 부분의 조사를 위해서는 다양한 사업자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합시청률의 문제점 ④ : 활용
마지막으로 통합시청률이라는 용어에 포함된 광고효과로서의 의미는 더욱 큰 문제를 야기한다. 현재 실시간 방송에 집행되는 광고, PC나 모바일을 통해 제공되는 비실시간 서비스에서 노출되는 광고는 서로 다르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합시청률을 조사하게 되면 콘텐츠의 가치는 증가하지만, 광고시청률은 증가하지 않는다. 결국 통합시청률의 산정은 콘텐츠와 광고가 상이한 경향성을 보이게 되며, 광고주 입장에서는 통합시청률 조사를 통한 이점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통합시청률은 관련업계에서 교환가치로서 작동하지 못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통합시청 점유율 조사의 활용
이상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변화된 방송 또는 뉴스 소비환경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에는 아직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하고 있는 ‘N스크린 시청점유율 조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통합시청률이라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청점유율조사는 통합시청률과는 다르다. 시청점유율조사는 방송사의 소유구조를 관리하는 목적의 정책 자료이지 시장에서 통용되는 시청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방송통신위원회의 ‘N스크린 시청점유율 조사’를 통해 TV 이외의 이용행태를 조사하는 기술과 산출체계 등 여러 분야에서 발전이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송사는 통합시청점유율 조사를 통합시청률로 오인하여 조사기술과 산정체계의 발전을 위한 논의보다 자신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만 살피고 있어 업계의 협조는 크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새로운 교환가치로서 통합시청률을 도입하려면 방송통신위원회의 ‘N스크린 시청점유율 조사’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용 시청률이 아닌 정책자료 조사를 통해 조사기술 및 산출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이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각 사업주체가 충분히 고민해 볼 수 있다. 큰 비용과 시간이 들지 않는다.

변화한 방송환경에서 가장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것은 뉴스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는 방송 뉴스를 시청하기 전에 다양한 기기를 통해 뉴스를 하루 종일 접한다. 따라서 ‘방송 시간대에 최대 시청자를 모아야 하는’ 방송의 특성상 뉴스 프로그램에 대한 위협은 지속될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 부합하는 새로운 시청률 조사는 변화하는 환경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시청자를 다시 파악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될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