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전략②_디지털 환경에서 이용자를 파악하는 새로운 시도들_KBS 박재호 (통합뉴스룸 디지털부)

미디어 환경의 급변과 뉴스 이용자들의 소비 행태 변화는 더 이상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시청자들은 정해진 시간 TV를 통해 뉴스를 시청하는 것 말고도 스마트폰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뉴스를 만나고 있다. 특히 세대 간 분극화 경향이 강해져 젊은 이용자들에게는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가 뉴스 소비의 주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KBS뉴스는 방송뉴스에서의 압도적인 지배력과 위상으로 그동안 이런 변화에 다소 둔감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강력한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KBS뉴스가 시청률 1위를 넘어 디지털뉴스 1위의 목표를 향해 펼치고 있는 다양한 시도들을 소개한다.

디지털 전용 뉴스 제작 환경 구축
지상파 미디어가 디지털 미디어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생산 방식과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디지털 최적화’가 선행돼야 한다. KBS 디지털뉴스는 2015년 12월 디지털뉴스 에디터 제도를 도입해 각 분야별 고참 기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형식의 디지털전용 뉴스를 생산하도록 했다. 디지털뉴스 일선에 투입된 고참 기자들은 놀라운 적응력을 보이며, 연륜과 경험에서 나오는 깊이 있는 멀티미디어 기사를 쏟아내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올해 3월에는 취재 현장에 있는 기자들에게 방송용 단신 기사 작성을 중단시키고, 대신 디지털 기사의 원재료가 되는 텍스트 기사를 쓰도록 했다. 이런 방식으로 방송 중심 조직에 디지털뉴스 생산을 위한 문화를 정착시켰다.
그 결과 지난해 전체 기사의 2.4%에 불과했던 KBS뉴스 홈페이지 내 디지털전용 기사의 비율이 2016년 현재 25.6%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3월 텍스트 기사 전환 시행 이후로만 봤을 때는 전체 기사의 40%에 이른다. 변화하는 조직에 기자들이 적응하면서 디지털에 최적화된 텍스트 기사를 생산해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밖에도 디지털 전문 시나리오 작가와 디지털 이미지 처리 담당자 등 전문가를 배치해 디지털 뉴스의 형식적 완성도를 높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KBS뉴스가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의 총 ‘좋아요’ 수는 지난해 대비 약 9배 증가했고, 총 도달 역시 연초 대비 약 35배 급증하였다(2016년 8월 기준).

로그 분석을 통한 면밀한 이용자 요구 분석
KBS 디지털뉴스 담당자들은 KBS뉴스 홈페이지의 페이지뷰와 유입 플랫폼별 지표를 분석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추이 변화를 통해 큰 흐름을 파악하고 변화 원인을 분석하고자 한다. 그 후 유통 플랫폼 별로 사용자 반응이 좋은 콘텐츠를 분석하고 관련 부서에 ‘인사이트’insight를 공유한다.
비정기적으로는 레퍼러 분석referer analysis과 유입 검색어 분석을 진행한다. 레퍼러 분석을 진행하여 사용자가 어떤 경로를 통해 유입되었고 왜 KBS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했는지 파악한다. 이를 통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유통 채널과 채널별 콘텐츠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유입 검색어 분석도 중요하다. KBS뉴스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의 주요 관심사(검색어)를 파악하고 콘텐츠 생산과 제목 등 메타 데이터를 설정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통 플랫폼에서 KBS뉴스 노출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는 사용자 그룹별 소비 성향과 소셜 미디어 상에서의 콘텐츠의 확산을 파악하기 위한 로그 수집과 분석을 계획하고 있다. 로그 분석이 이뤄지면 사용자 그룹별로 맞춤형 콘텐츠를 기획·제작해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콘텐츠 도달 극대화를 위한 디지털뉴스 전략 재정비
KBS 보도본부는 올해 초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선도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디지털뉴스를 서비스하기 위해 디지털뉴스 전략을 재정비했다. 핵심은 메인 브랜드와 함께 브랜드를 세분화해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KBS뉴스와 관련한 페이스북 페이지들을 ‘KBS 뉴스’를 중심으로 ‘KBS멀티미디어 뉴스’, ‘고봉순’, ‘KBS스포츠’, ‘KBS뉴스스타’ 등 이용자의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10여 개(본사 기준)의 페이지로 세분화했다. 이러한 전략은 페이지 좋아요 수와 도달 증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외 트렌드 분석을 통한 신규 플랫폼 공략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도 꾸준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어떤 플랫폼이 콘텐츠 유통의 중심이 될 것인가를 예측하며 앞서 나가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특히 BBC와 같은 ‘레거시’(legacy) 미디어의 변화 전략뿐 아니라 구글 같은 IT 기업들의 미디어 전략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사용자의 콘텐츠 소비 행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애플, 구글 등 미디어가 아닌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KBS뉴스 유통 담당자들은 페이스북 유통을 강화함과 동시에 스냅챗, 위챗 등 체류 시간이 높고 사회 관계망을 갖고 있는 메신저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새로운 미디어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의 미디어 플랫폼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살펴 적극적인 활용 방안을 강구했고, 카카오 측에 뉴스 콘텐츠 제공 방안에 대해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밟아 카카오톡의 신규 플랫폼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고 이는 KBS뉴스 홈페이지 유입량 증대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KBS뉴스 홈페이지는 지난해와 비교해 2016년 8월 현재 하루 평균 페이지 뷰가 4배 이상 성장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마인드의 변화
국내 미디어 기업들은 2000년대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전환 타이밍을 놓치면서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장악하는 것을 그저 지켜봐야만 했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 2000년대에는 ‘PC’, 2010년대는 ‘모바일’과 같이 10년 단위로 디지털 패러다임은 변화하고 있다. 이 주기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다. 특히 2016년은 이미 모바일의 침체기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곧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스마트 카, 사물인터넷(IOT)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를 종합해 보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가미된 형태의 디지털 비서가 스마트 홈, 스마트 카 등에 스며들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을 예측해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와 데이터 통신환경 발전은 프리미엄 멀티미디어 콘텐츠 생산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방송사에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레거시 미디어라고 지적받는 방송사에도 반드시 흐름은 다시 온다. 핵심은 누가 준비하고 있느냐이다. 우리의 시선은 좀 더 먼 곳에 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