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_ Prix Italia ‘YLAB’ 워크숍 참가기_KBS 김재현 기자 (통합뉴스룸 디지털)

페이스북 도달 1,352명, 좋아요 150개, 비디오 재생 644회, 포스트 반응 473개.
기자 9명이 뉴스룸을 결성해 활동한 지 단 하루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이 뉴스룸의 이름은 ‘YLAB’. 기자들의 출신 국가는 대한민국, 이탈리아, 영국, 벨기에, 폴란드, 독일, 아일랜드 등 7개국으로 다양했다.

증가하는 영상 수요, 어떻게 감당할까?
YLAB은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가 주최하는 국제 방송 시상식 ‘이탈리아상’(Prix Italia) 기간 진행되는 워크숍 프로그램이다.
전 BBC 저널리스트이자 현재 Eurovision Academy Faculty의 일원으로 세계를 돌며 각국 기자들에게 모바일 저널리즘을 가르치는 영국의 마크 이건이 뉴스룸을 이끌었다. 이건은 모바일 저널리즘에 대해 ‘모바일 기기를 통해 콘텐츠의 취재, 제작,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이 모두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디어 산업의 예산은 감소하는 반면 영상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흐름 속에서 해답은 모바일 저널리즘이라고 했다. 증가하는 영상 수요만큼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거의 모든 기자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은 실용적인 콘텐츠 제작 장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취재 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YLAB의 활동 무대는 올해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이탈리아상이 개최된 이탈리아의 최남단 섬 ‘람페두사’였다. 람페두사는 아프리카 튀니지와 불과 100여㎞ 떨어진 지중해의 섬으로,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오는 난민들이 주로 거치는 관문이다.

YLAB이 이곳에서 취재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 난민 그리고 이탈리아상 행사였다. 기자들은 난민 이슈를 다루기 위해 시리아 난민, 해상 경비대원 등을 만났다. 헬렌 보덴 전 BBC라디오 국장과 같이 이탈리아상 기간 중 진행되는 강연의 연사들도 취재 대상이었다.
총 20여 명을 취재하기 위한 YLAB의 채비는 단출했다. 스마트폰과 삼각대 그리고 모바일용 마이크면 충분했다. 장비가 가볍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이동했다. 이건은 모바일 취재 장비 가운데 특히 마이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마이크는 주변의 모든 소리를 흡수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오디오와 소음이 구별되지 않는다. 마이크가 없다면 핸즈프리 이어폰이라도 사용해야 한다는 게 이건의 생각이었다.

스마트폰 한 대로도 충분하다
내가 한국에서 경험했던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제작은 촬영 단계에서 끝났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은 컴퓨터로 옮겨져 편집과 유통이 진행됐다. 반면 람페두사에서는 취재, 촬영, 편집, 포스팅에 이르는 전 과정이 모바일 기기에서 진행됐다.
YLAB의 기자들 대부분은 스마트폰에 모바일 편집 프로그램을 설치해 놓고 있었다. 이들이 추천한 모바일 편집 프로그램은 iMOVIE, Pinnacle Studio, Kinemaster 등이다. 이들 앱을 통하면 스크린 터치 방식으로 컷을 자르고 배경 음악과 자막도 쉽게 입힐 수 있다. 영상 재생 속도 조절, PIP 등 많이 사용되는 편집 기능이 대부분 포함돼 있어 머릿속의 영상을 구현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특히 영상 재생 중 마이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음성을 입힐 수 있는 점은 매우 실용적이다.
사용법은 1시간 정도만 익히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벨기에 출신 기자 루이스는 이번에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해 영상을 편집했는데, 작업 시간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한 다른 기자의 절반 정도로 짧았다. 여러 컴퓨터를 오갔던 작업이 한 대의 스마트폰에서 마무리되는 셈이다.
그렇게 만든 영상은 페이스북(Refugee Stories Network), 인스타그램(Refugee_Stories), 트위터(Prix Italia) 등 소셜 미디어에 포스팅됐고, 팔로어 증가 등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YLAB은 평가했다.

“과거에 만들어진 생각 해체해야”
여전히 많은 기자들은 모바일 기기가 보도를 위한 전문적인 장비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폰으로 4k 수준의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시대다. “과거에 만들어진 생각을 해체하지 않으면 무엇도 바꿀 수 없다”. 이탈리아상에서 ‘빅데이터’를 주제로 강연한 프랑스4 프로그램 ‘DataGueule’ 제작자 실바인 라포익이 한 말이다. 비단 빅데이터에만 적용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독일 매체 Bild의 기자 폴 론자이머는 2015년 8월 시리아 난민들과 동행하면서 그들의 모습을 모바일 방송 애플리케이션 ‘페리스코프’로 생중계했고, 당시 영상을 바탕으로 버티컬 포맷(세로 영상)의 16분짜리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호평을 받았다.
지금 당신이 어디에 있든 주변을 둘러보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지 말이다. 이 손바닥만 한 기계에 시선을 빼앗긴 그들은 모든 기자의 잠재적 독자이자 시청자이다. 그들이 매일 접속하는 모바일 플랫폼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는 바로 모바일 기기에서 생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