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기자의 데이터 저널리즘] 정보공개청구의 다른 이름, ‘데이터 공개해주세요’

KBS 김태형 기자
(데이터 저널리즘팀)

“워크숍 어땠어요?”
일상의 질문은 한두 개 단어로도 충분할 때가 많다. 굳이 다 말하지 않아도 물어보는 사람도, 대답하는 사람도 무슨 얘기를 나누려 하는지 서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이 작성·취득한 ‘문서’의 의미란?
그러나 정보공개청구는 다르다. 정보공개청구는 중앙부처나 자치단체의 장관, 지사, 국장, 과장 등의 개인 수첩에 들어있는 이런저런 메모 내용을 물어보는 일이 아니다. 공무원 개인의 생각이나 의견을 물어보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정보공개청구에서 정보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밝혀 놓았듯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하거나 취득해서 관리하는 문서(전자문서 포함)와 도면이나 사진, 필름, 테이프, 슬라이드와 이에 준하는 매체 등에 기록된 사항’을 뜻한다. 그러니까 정보공개청구란 기본적으로 공적인 문서, 다시 말해 공문서를 보여 달라고 요청하는 일이다.

반복적으로 입력된 자료가 들어있는 문서, 그게 데이터!
공문서 가운데 일부는 같은 성격의 숫자나 내용이 반복적으로 입력돼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불량 음식을 판매한 업소를 보자. 전국에서 불량 음식을 판매한 음식점이 광복 이후 단 100곳뿐이었다면 불량 음식점과 관련된 자료도 딱 100개뿐일 수밖에 없다. 현실은 물론 그렇지 않다. 불량 음식을 판매한 업소는 10년 전에도 있었고, 1년 전에도 있었다. 어느 시기에나 있었다. 또 서울에도 있고, 부산에도 있다. 어느 곳에나 있다. 그렇기에 불량 음식을 팔다 적발된 업소에 대한 자료는 전국 곳곳의 공공기관의 문서에 반복적으로 입력돼왔다. 적발되면 기록되고, 또 적발되면 또 기록된다. 그렇게 불량 음식을 판매한 업소에 대한 자료는 더 커지고, 더 무거워져 결국은 데이터가 된다. 그렇다면 이 같은 데이터도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하거나 취득해서 관리하고 있는 문서에 포함될까? 당연히 포함된다. 정보공개청구로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되풀이해 입력하는 자료일수록 법·양식·규칙 따라 작성
수첩은 개인 문서이다. 내 맘대로 작성해도 된다. 반말체로 썼다가 높임말체로 써도 되고, 그림을 그려도 되고, 낙서를 해도 된다. 그러나 공문서는 안 된다. 공공기관 직원이 어제 양식 다르고, 오늘 양식 다르게 자료를 입력할 수는 없는 일이다. 법이나 규칙 등 약속된 틀에 따라 문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게 기본이다. 각종 사건·사고를 비롯해 반복, 누적되는 정보는 더더욱 그렇다.

공공기관 직원이 법이나 규칙, 양식에 근거해서 자료를 입력하는 일이 많은 만큼 거꾸로 기자는 법이나 규칙, 양식에 근거해서 정보(데이터)공개청구를 하면 좋다. 예를 들어, 청소년에게 술을 팔다 적발된 유명 외식 업체들에 관한 기사를 쓰기 위해 정보공개청구를 한다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된 업체들에 관해 정보공개청구를 합니다’, 이런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작성하기보다는 관련법과 양식, 규칙에 근거해 아래와 같이 하는 게 좋다. (아랫글은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2014년 실제로 했던 정보공개청구 문안 가운데 일부이다. 당시 정보공개청구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해 기사를 내보냈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91조에 의거, 각 지자체에서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한 내역에 대해 별지 제64호 서식의 행정처분 및 청문대장을 갖춰 둬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2014.1.23~2014.7.23 기간 동안 귀 자치단체에서 식품접객업소를 대상으로 행정처분한 내역을 공개 요청합니다. 요청 항목은… 처분일자, 업소명, 소재지, 대표자, 위반사항, 처벌기준(법적근거)…’

특정 사안과 관련된 법률이나 문서양식 등을 알아보려면 담당 공무원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도 괜찮고,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도 좋다. 때로는 구글링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각각의 경우에 맞게 요령 있게 대처하면 된다. 또 하나, 반복적으로 누적되는 정보는 엑셀 파일에 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야 데이터 관리가 수월해지고 공공기관 직원들도 일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얻고자 할 때 정보공개청구 내용에 ‘엑셀 형식으로 공개해 주시길 요청합니다’라고 밝혀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