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이 뭐길래_203인포그래픽연구소 장성환 대표

 32-1 비주얼 스토리텔링

32-2 장성환연애 드라마를 보면 흔히 나오는 상황이 있다. 남자들이 사랑한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는 데 대해 상대 여자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그 남자만의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전 인류적인 문제라면 조금 덜 섭섭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알고 나면 방법은 간단하다.
구글의 도구 중 엔그램뷰어(https://books.google.com/ngrams/)라는 것이 있다. 입력창에 특정 단어를 입력하면 1800년대부터 현재까지 출판된 7개 국어 저작물에서 그 단어가 쓰인 빈도를 보여준다(구글은 현재 전 세계 도서의 4%가량을 데이터베이스화했다고 한다). 실제로 영어단어 love와 like를 입력하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타난다. 19세기 영미권에서도 러브 보다는 라이크의 사용빈도가 높았다. 그 후 러브는 점점 빈도가 줄어드는 반면, 라이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랑이라는 말의 부담스러움을 엔그램 뷰어가 아주 확실히 보여준다고나 할까?
또 하나의 예가 있다. infographic이란 단어를 엔그램에 입력하면 1973년에서야 최초로 언급되기 시작하고 1997년부터 급격히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1995년은 인터넷이 처음으로 상용화된 시기이고 한국에서는 1997년에 초고속 인터넷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데이터와 정보가 생산되고 그 정보들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또 다른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정확성과 신뢰성을 갖춘, 판단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걸러내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정보의 가공과 분석의 필요성이 요구되었고 빅 데이터 분석과 인포그래픽이 그 대안으로 대두하였던 것이다.

 

32-3 그래프
원초적인 그러나 효과적인 소통, 인포그래픽

빅 데이터의 결과물이 데이터의 시각화라고 한다면 그와 구분되는 인포그래픽은 스토리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빅 데이터가 전문가의 영역에서 활용되는 반면 인포그래픽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특정 정보와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적합하다.
인간은 언어와 문자 이전부터 시각에 의존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이해해 왔다. 외국어를 모르는 그 누구도 해외 어느 공항에서나 화장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바로 화장실을 표시하는 남녀그림, 픽토그램 때문이다.

33-4 픽토그램
이렇게 시각적인 정보전달은 원초적이고 효과적이다. 그러나 픽토그램이 인포그래픽 자체는 아니다. 픽토그램은 단어의 의미와 시각기호를 결합시킨 것이다. 즉 복합적인 정보를 설명한다기보다 시각적인 단어에 가깝다. 예를 들어 화장실 수세식 변기의 원리를 픽토그램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런 복합적인 정보를 시각적으로 쉽고 밀도 있게 설명하려는 것이 인포그래픽이다.

33-5 인포그래픽 과정

인포그래픽의 결과물이 시각적이라서 흔히들 디자이너 혼자서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크게는 데이터분석가, 에디터, 디자이너가 함께 일한다. 그러나 각자의 영역이 단절적이지 않고 중첩되어 함께 하는 부분이 많다. 이런 전문가들이 모여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만들어 내는 과정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은 인포그래픽을 그저 일반적인 일러스트 또는 삽화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소문을 타고 저절로 퍼져 나가는 인포그래픽

인포그래픽은 기존 매체 또는 광고, 홍보의 효과를 넘어서는 장점이 있다. 정보전달을 위해 별도의 매체에 비용을 지불할 필요도 없고 정보를 쉽고 흥미롭게 전달할 수도 있다. 더불어 정보를 오래 기억시킬 수 있다. 그리고 오늘날처럼 SNS가 활성화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인포그래픽을 공유하고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34-6 조건
때로 그 확산력은 그 어떤 광고보다도 파급력이 강력하다.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에 대해 사용자가 사전 지식 없이도 해당 인포그래픽을 접하게 되면 그 정보에 대해 이해가 되고, 심지어 정보의 확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이런 효과적인 정보전달 수단이지만 어떤 것이 좋은 인포그래픽인가를 정확하게 구별해내는 건 쉽지 않다. 픽토그램 같은 이미지를 쓰면 모두 인포그래픽이고 좋은 것인가? 인포그래픽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인포그래픽이 과잉 양산되고 있는데, 개중에는 그림은 좋은데 도대체 정보 전달이 안 되는 것들이 많이 보인다. 필자는 그런 것을 가리켜 ‘인포그래픽형 그래픽’이라고 부른다. 인포그래픽처럼 보이지만 인포그래픽이 아니라는 뜻이다. 붕어빵에 정작 붕어가 없듯이 말이다. 

좋은 인포그래픽을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인포그래픽으로 만들 만한 가치가 있는 정보인가, 이해하기 쉽고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었는가, 시각적으로 매력적인가.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가를 보면 된다.
좋은 것은 구구절절하지 않고 간단하고 단단하다. 수많은 정보를 맥락적 문맥으로 결합하고, 스토리를 뽑아내어 압축적이고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인포그래픽. 현재 전통적인 미디어들이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한 해답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인포그래픽 사례
우리의 역사교육이 암기과목으로 치부되는 이유는 역사를 사건의 순차적인 나열과 파편적인 파악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이 현대사 인포그래픽은 1945년 이후의 역사를 집권정당과 대통령을 중심으로 파악하고 집권정당의 정치성향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두 차례 군사정권의 집권과정을 타임라인과 함께 보여줌으로써 잘못된 역사가 때로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사는 과거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일으켰는지를 통해 현재의 선택이 미래를 결정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돌베개 발행 / 203인포그래픽연구소 기획)

35-7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