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삶] 열정적인, 너무나 열정적인 방송기자


열정적인, 너무나 열정적인
방송기자





OBS 이자연 아나운서


 


365, 월화수목 금금금


방송 일을 시작하면서 운이 좋게도(?) 하루도 쉬지 않고 뉴스를 진행해왔다. 그만큼 보도국이 친근하다는 이야기다. 덕분에 방송기자들을 가까이서 보고 느끼고 경험했다. 방송기자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들었던 생각 중의 하나는,


남편감으로는 정말 빵점일 수도 있겠구나이었다. ^^:;


이런 극단적인 판단을 내린 이유! 그들은 밤낮 없이 바쁘다. 밤이든 새벽이든 사건이 터지면 기자는 그 현장에 있다. 아홉시 출근에 여섯시 퇴근은 당연히 쉽지 않다. 불규칙한 출퇴근 시간이야 그렇다 해도, 흔히 빨간 날이라고 하는 공휴일, 명절을 모두 챙기는 일도 상상하기 힘들다. 어린이 날, 자녀들의 귀여운 손대신 카메라와 마이크를 꼭 잡고 스케치를 위해 놀이공원으로 향해야 하는, 설날과 추석이면 고향을 찾는 효자, 효녀이기 전에 중계차를 타고 고속도로로 달려 나가야 하는, 바로 그들이 방송기자이다.

365! 평일이든 주말이든, 달력에 검은색 날이든 빨간 색 날이든, 그들에게는 상관없다.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내이기 전에, 부모이기 전에, 자식이기 전에, 뉴스가 있다면 언제든 그 현장에 달려 나가야하는 숙명을 지닌 사람들인 것이다.


 




그들의 수명은?


방송관련 일을 하는 사람. 그 중에서도 생방송을 만드는 사람, 또 그 중에서도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이 질문에 뜨끔할 것이다. 신속한 뉴스 제작과 전달을 위해서라면 그들은 끼니도 제때 챙기지 않는다. 뉴스가 시작되는 전까지, 아니 뉴스가 진행되는 그 순간까지도 자신의 리포트를 완성하기 위해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동시에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평도에 포격이 일어났을 때, 건물이 무너지고 다리가 무너졌을 때, 태풍이 불고, 눈보라가 몰아칠 때, 가장 먼저 달려가 그 현장을 지킨다.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그들은 위험요소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바로 그 곳에 뛰어든다. 불규칙한 생활패턴, 위험천만한 현장과의 싸움, 많은 스트레스, 그리고 여기에 더해지는 잦은 술자리(?)로만으로도 그들의 건강을 걱정하기에 충분 할 듯하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앞서 이야기 했듯, 내가 느끼는 방송기자는 결코 쉽지 않은 직업이다.
하지만!!! 내가 바라본 그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고 적극적이고 활기차다. 그들에게 어떤 힘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매일 보도국을 찾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매일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로서 조심스럽게 그 답을 추측해 보고자 한다.


그들은 세상을 꼼꼼하게 살핀다. 때론 많은 애정을 가지고, 때론 비판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즉시 카메라와 목소리, 그들의 열정을 더해 세상에 메시지를 전한다. 그 순간 그들은 큰 힘을 갖는다. 사회 속의 음지를 양지로 바꿔나갈 수 있는, 사회의 어긋난 부분들을 바르게 맞춰나갈 수 있는 힘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세상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면서 세상의 변화를 느낄 때 전해지는 희열과 성취감! 바로 이것이 그들을 그렇게도 열심히 다시 뛰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그들의 열정을, 그들의 노고를, 그들의 자부심을 알기에, 뉴스를 전하는 한 순간 한 순간이 소중하다. 기사 하나 하나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