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모바일 뉴스’의 폭풍 성장_강정수 박사

92 특집2 해외동향

 04 강정수미디어학자 클레이 셔키(Clay Shirky)는 신기술의 확산에 따른 미디어 변동과 관련하여 “(미디어 및 문화)혁명은 사회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였다고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갈 때 일어난다.”고 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 12월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가구의 스마트폰 보급 비율은 79.7%다.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이 3천만 대를 넘어섰으니 사실상 국민 모두가 스마트폰 이용자라고 해도 과장은 아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연결된 개인용 컴퓨터가 대중적으로 확산됐다는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스마트폰이라는 기술의 확산이 가져오는 소비자의 생활습관 변화가 무엇인가이다.

 

‘마차’에 제약된 방송의 상상력
스마트폰이 가져올 습관의 변화를 논하기 전에, 잠시 아래의 사진을 살펴보자. 19세기 초 승객수송 기차의 모습이다. 마차를 연결하여 객차를 만들었다. 그런데 객차와 객차 사이에는 통로가 없다. 아래 그림에서 우리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05 마차

기차라는 새로운 기술이 (영국)사회에 빠르게 확산됐어도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한 관점은 당대의 대중교통수단인 마차였다. 철도는 굽이굽이 마찻길을 따라 만들어졌고, 터널을 상상하기보다는 마찻길을 따라 산등성이를 넘어야 했다. 당대의 사람들에게 마차를 뛰어넘는 상상력은 결코 간단치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평생을 통해 몇 번의 마차 여행 경험이 전부인 그들에게 기차여행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객차로 이동한다는 생각은 쉬 떠오르지 않았다. 6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인류는 객차와 객차 사이에 통로를 만들 수 있었다.
물론 기차와 달리 스마트폰을 둘러싼 새로운 습관이 나타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포털 앱처럼 작은 화면에 셀 수 없이 많은 뉴스가 촘촘히 나열된 PC 방식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습관이 스마트폰에서도 유효할 것이라고 누가 단언할 수 있겠는가. TV 앞에 앉아 1시간 가까이 지속되는 저녁 뉴스에 빠져 있을 젊은 세대는 얼마나 될까. 짧게 주요 사실만 전달해도 되는 동장군 뉴스에 굳이 시민들의 뻔한 목소리를 담아낼 이유는 무엇일까.

‘나우 디스 뉴스’, 파편화 된 뉴스로 젊은 층 공략

06 나우디스뉴스아빠는 CNN을, 엄마는 허핑턴 포스트The Huffington Post를 소비하는 가정에서 성장한 젊은 세대는 부모와는 다른 뉴스 소비 습관을 갖고 있지 않을까. 이 질문에 답을 찾으려는 시도가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그 중 대표적인 뉴스 서비스는 ‘소셜 모바일 뉴스’라는 기치를 내세운 ‘나우 디스 뉴스’Now This News다. 2012년 9월 설립된 회사로 창업자는 허핑턴 포스트의 공동 창업자인 케네스 리어러Kenneth Lerer와 전 허핑턴 포스트 CEO 에릭 히포Eric Hippeau다. 이들이 생산하는 뉴스의 길이는 6초 또는 13초다. 6초 뉴스는 트위터가 만든 동영상 플랫폼 바인vine에서 유통되며, 13초 동영상 뉴스는 인스타그램Instagram을 통해 이용자를 만난다.

지난 9월 순 방문자 2,000만을 기록하며 숨 가쁜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나우 디스 뉴스가 노리는 고객층은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다. Y세대, M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 태어난 젊은 층이다. 이들은 야후나 개별 뉴스 사이트보다 SNS를 통해 뉴스를 소비한다. 편집국장 오키프O’Keefe가 표현하듯, 이들은 뉴스를 열렬히 탐한다. SNS를 통해 관심을 사로잡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등을 통해 관련 뉴스를 ‘열공’하는 세대다. 종이신문을 읽지 않지만, 1시간짜리 긴 방송뉴스를 즐겨 보지 않지만, 새로운 문법으로 만들어진 짧은 동영상 뉴스를 즐겨 보며, 자신의 관심거리를 찾아 월드와이드웹을 제대로 이용할 줄 아는 뉴스 소비자다. 나우 디스 뉴스는, 이른바 미디어 소비의 파편화를 현실로 인정하고 제한된 젊은 소비자에게 더욱 파편화된 뉴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뉴스 서비스다.

스마트폰이라는 개인용 컴퓨터의 확산으로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뉴스 서비스가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바로 뉴스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지는 않고 있다. 지하철 무가지 신문이 사라진 자리를 네이버, 다음의 모바일 뉴스가 대신하고 있다. 여전히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대다수 이용자가 열광하고 있다. 방송뉴스가 뉴스 꼭지마다 잘려 포털에 제공되고, 앵커와 기자의 멘트가 지루한 글로 재탄생하는 시대를 우리는 통과하고 있다. 스마트 시대의 방송뉴스를 새롭게 정의하기 위해선 마차에 제약된 사고를 넘어 객차와 객차를 연결했던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 첫 단추는, 기자라는 생산자의 관점과 자세를 잠시 뒤에 둔 채 소비자의 습관을 꼼꼼히 관찰하고 새로운 방송뉴스 문법에 대해 치열하게 성찰하는 일이다.

나우 디스 뉴스 바로가기07 나우디스뉴스QR
(http://www.nowthi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