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도 “스포츠는 살아있다”_대구MBC 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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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기자는 서울에만 있어야 할까. 민주주의나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 언론이 필요한 것처럼 지역에도 스포츠 기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여기, ‘지역 유일의 스포츠 기자’ 석원 기자가 있다. 지역의 구단 소식을 속속들이 전하고 비인기 종목도 중계하며 지역 스포츠 기자의 답을 만들어 가고 있는 석원 기자를 만났다.

 

‘지역 스포츠 기자’는 무엇인가?

지역 유일의 스포츠 기자인데요. 어떻게 되신 겁니까? 지원하게 된 동기는요?
“어렸을 적부터 스포츠를 좋아했습니다. 특히 야구를 좋아했는데요. MBC 청룡 야구경기를 보러 아버지 손잡고 구경 간 적도 있었습니다. 대학에 가서도 스포츠에 대한 열정은 이어졌어요. 뉴스 중에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스포츠 뉴스라 생각했습니다. 마침 대구MBC에서 처음으로 스포츠제작 공채가 떠서 지원했습니다. 그때가 2004년이었는데요. KTX 개통 기념으로 고속철도 한 번 타보자는 마음으로 왔는데, 어느덧 십 년째 대구에서 스포츠 기자란 명함을 가지고 일하고 있네요.”

어떤 일을 합니까?
“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야구, 축구뿐만 아니라 농구와 배구에도 지역 구단이 있었어요. 이들 종목 중계만 해도 바빴습니다. 스포츠 기자로 뽑았지만, 취재보다는 중계 비중이 컸어요. 지금은 일부 종목의 구단이 연고지를 옮겨 프로 스포츠 중계는 줄었지만 아마추어 경기, 생활체육도 중계하고 있습니다. 또 특집 제작도 맡고 있습니다.”

특집은 PD의 역할 같은데요. 어떤 특집을 만드십니까? 기억에 남는 특집은요?
“큰 특집을 일 년에 두 번 정도 만듭니다. 프로야구와 축구 시즌 전에는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이 흘리는 땀방울을 담아오지요. 시즌을 마친 뒤엔 리뷰 특집을 만듭니다. 보통 대구에 연고를 두고 있는 삼성 야구단이 우승을 자주 해 우승 특집이 되곤 합니다. 양준혁 선수 은퇴 특집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요. 한 인물을 두고 특집을 제작한 것은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야구장 특집도 기억에 남습니다. 대구에 새로운 야구장이 들어서는 것을 계기로 만든 특집입니다. 이렇게 뚜렷한 메시지를 주는 특집들이 기억에 남네요.”

 

지역 스포츠 기자의 즐거움

지역 스포츠 기자로서 갖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공영방송 기자라는 가치가 부딪칠 때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한일전을 예로 들면 쉬울 것 같습니다. 한일전이 벌어지면 중계진이 한국팀을 응원만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한국팀이 못하는 것이 있으면 따끔하게 지적도 하고 분석을 해야 하는 게 당연합니다. 마찬가지로 삼성 야구단이 잘하는 것을 언급하지만, 잘못하는 것도 놓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역 스포츠 기자로서 다른 기자들이 보지 못하는 지역 구단의 장단점도 볼 수 있고요. 다른 데서 지적 안 하는 것을 지적할 수도 있는 게 지역 스포츠 기자라고 생각합니다. 농담일 수도 있지만 제가 대구에 연고가 없는데요. 지지하는 팀이 없다 보니 공정하게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을 떠나, 스포츠 자체를 좋아해서 이 일을 하는 것이지 특정 지역 구단이 좋아서 기자를 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러다 보니 지역 구단에 대한 관심과 공영방송 기자라는 가치를 잘 녹이고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여하셨다고요. 어떤 계기로 참여하셨고, 어떤 일을 하셨나요?
“국내에서 국제대회가 열리면 지역에서 중계 역할을 했던 인력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동안 알고 지냈던 본사 사람들이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중계 기회를 줬는데요. 지역에서 K리그 중계도 많이 해봐서 낯설진 않았습니다. 한국과 사우디의 축구 경기 중계와 제작 총괄을 맡았어요. 국제신호를 쓰다 보니 새롭게 배운 점도 많았습니다. 기자·PD 10년 차가 가질 수 있는 매너리즘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없앨 수 있어 좋았네요.”

 

내가 꿈꾸는 지역 스포츠 기자는?

지역 스포츠 기자란 명함을 들고 현장을 누빈 지 10년이나 되셨는데요. 지역 스포츠 기자의 장·단점을 말씀해주세요.
“국제대회를 접할 기회가 적은 게 아쉽습니다. 스포츠 기자의 꿈인 월드컵, 올림픽 취재와 제작에 참여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운데요. 그래도 국제스포츠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하고, 기자의 시야가 좁아지는 것도 경계하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역에 있다 보니 다양한 종목을 다룰 수 있어서 좋습니다. 지역팀 선수들을 미시적으로 볼 수 있어 이 선수가 어떻게 커 나가는지도 계속 살펴볼 수 있어요.”

앞으로 어떤 지역 스포츠 기자가 되고 싶나요?
“미디어 생태계도 계속 변하고 있고 지역 방송 여건은 더 어려워져서 예측하기 쉽진 않습니다. 그래도 지역 언론은 필요하기 때문에 지역의 스포츠를 취재할 인력도 계속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기 있는 국제대회뿐만 아니라 주목받지 못하는 종목, 팀, 리그를 취재하고 중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비인기 종목에도 다가설 수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또 지역 스포츠 기자가 어떤 것인지 이제 어렴풋이 보이는데요. 언젠가 있을 후배에게 지역 스포츠 기자라는 큰 그림을 보게 하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선배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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