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자가 왜 뉴미디어 콘텐츠를 만들지?_SBS A&T 공진구 기자

5년 전 어느 날이었습니다. SBS 영상취재팀에서는 기존에 없었던 콘텐츠를 만들라는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누구나 영상을 촬영해서 UCC를 만드는 시대가 오자 많은 영상기자가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 등장한 것이 인터넷 뉴스인 ‘SBS 카메라 기자의 영상토크’입니다.

시간이 지나 영상기자의 위기감은 모든 방송기자에게 해당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했고 누구나 현장 사진과 영상 그리고 간단한 설명만 덧붙이면 어느 기자보다, 어떤 뉴스보다 더 빨리 현장의 모습을 전할 수 있습니다. 위기를 인식한 방송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인터넷 콘텐츠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인터넷 팀이 방송 다시보기 이상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고, 현업에 있는 기자들도 취재파일 같은 콘텐츠를 생산해 주길 바랍니다. 뉴스 시간을 위해 움직이던 방송기자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인터넷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방송기자에게 뉴미디어 콘텐츠란 무엇입니까?
먼저 방송기자들이 만드는 인터넷 콘텐츠의 현황에 대해 아래와 같은 질문을 통해 물었습니다. 첫 번째, 인터넷에 뉴스 메시지, 취재 후기, 영상 등을 생산하여 직접 유통하는 행위는 기자들 사이에 보편화되어 있는가. 두 번째, 방송기자의 인터넷 콘텐츠가 공신력이 있으며 여론 형성에 기여할 것인가. 세 번째, 방송뉴스가 아닌 인터넷 콘텐츠를 만들 의도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지만 언론사, 방송사 경력, 취재기자인지 영상기자인지를 가지고 비교한 평균은 아래와 같습니다.

결과를 보면, SBS의 평균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SBS의 경우 취재파일과 영상토크를 통해 방송기자의 인터넷 콘텐츠 생산이 일찍부터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보편성과 공신력, 생산의도가 모두 중간점수인 4점 이상인 곳은 SBS가 유일합니다. 케이블 방송의 경우 보도 전문채널과 경제 전문채널이 많은데, 온종일 뉴스가 방송되는 특성상 방송 뉴스 콘텐츠가 그대로 인터넷 콘텐츠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또다시 만들어야 하는 인터넷 콘텐츠가 보편적인 현상인지 묻는 질문에서는 상당히 낮은 점수가 나왔습니다.

6년 차 이하 기자들의 인식을 보면 보편성은 낮은 데 비해 생산 의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젊은 기자들에게 인터넷 뉴스를 따로 제작할 시간은 부족하지만, 이전 세대에 비해 인터넷에 익숙한 만큼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하는 의도는 충분해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뉴스가 방송기자에게 보편화되었는지에 대해 13~18년 차의 응답이 높게 나왔습니다. 그 정도 연차는 되어야 방송에 자신도 생기고, 인터넷 콘텐츠나 외부 기고, 기자 블로그 등을 운영하는 등 여유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 연차가 외연을 넓힐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종편에서 근무하는 기자들은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생산 의도가 굉장히 낮습니다. 업무 여건의 차이로 보입니다.

취재기자와 영상기자의 차이도 분명히 나타납니다. 영상은 재가공하려면 품이 많이 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이미 나간 뉴스 외에 더 많은 얘기를 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보다 자세히 영상을 취재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쉽지 않아서 이런 응답이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방송기자의 개인적인 혁신 성향보다는 콘텐츠의 언론사 공신력 기여 인식, 방송기자가 만든 스마트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태도, 이용자로부터 받은 긍정적인 경험이 큰 설명력을 지닌 변인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방송기자에게 있어 뉴미디어라는 것은 시청자와 방송기자에게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시청자에게는 인터넷 콘텐츠를 누가 만들건 흥미만 있으면 상관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방송기자들은 당장의 업무량 증가와 나아가서는 방송사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급변하는 방송 환경 속에서 앞으로도 방송사는 방송 이외의 플랫폼에 대해 꾸준히 영향력을 확보해야만 지금의 공공재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뉴미디어 연구와 제작의 당위성은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