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담] 북한 전문기자는 어디 있나요?

일시_ 2015년 6월 18일   장소_ 서울 종로   참석자_ KBS 김정환 기자, MBC 김혜성 기자

KBS 김정환 기자는 통일부, 국방부, 외교부를 합쳐 7년 간 출입한 이 분야의 베테랑 기자로 <남북의 창> 제작에 오랫동안 참여했습니다. MBC 김혜성 기자는 사회부, 시사매거진 2580 등에서 취재하다 지난 2013년 <통일 전망대>를 1년 간 담당하며 북한 보도에 큰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북한 관련 전문 프로그램을 만들어 본 두 기자로부터 북한 보도의 ‘빈 공간’이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_편집자 주   

 

‘통일은 대박!’…
말 한마디 전하고 끝?

김정환(KBS) ∷ 이른바 ‘통일은 대박’ 이야기부터 해 볼까요. 지난해 ‘통일은 대박’ 얘기가 나왔잖아요. 리포트 원고를 다시 찾아봤는데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 이걸로 끝이에요. 리포트 달랑 한 꼭지고, 그 뒤에 통일은 대박이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 정말로 대박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5.24 조치가 남북관계를 발목 잡고 있는데 당장 그것은 어떻게 할 건지, 정말 통일은 대박인 건지…. 기타 궁금한 게 많은데, 그냥 ‘통일은 대박입니다’…. 또 하나,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말한 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인데요. 이게 어떻게 대북 정책을 포함한 외교 정책의 목표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참 궁금해요. 신뢰라는 게 하나의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건데….

김혜성(MBC) ∷ 그렇죠. 기본 전제가 되는 거죠. 신뢰가 없으면 프로세스가 안 되는 건데. 그리고 ‘통일은 대박’, 보통 대통령이 이 정도 제안을 하면 리포트를 여러 개 하기 마련인데 궁금해서 MBC 찾아보니까요, 그날이 취임한 이후 첫 기자회견이어서 여러 가지 얘기한 것 중 하나였나 봐요. 저희도 똑같이 ‘통일은 대박이다, 이산가족 상봉 합시다’로 한 꼭지, 그리고 끝. 다음날이나 다음다음 날 해설 있나 보니까 없더라고요. 그 당시에 ‘통일 대박’ 발언은 크게 회자가 되고 상당히 사회적 이슈였는데 말이죠.

김정환 ∷ ‘이렇게 말했다’ 이것으로 끝이에요. 심층화, 전문화 얘기 많이 하는데, KBS만 보면 스튜디오에 기자 출연 시켜 놓고, 뒤에 CG 만들고, 온갖 시각적 효과는 잔뜩 해놓는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리포트가 심층적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특수효과 없이 기자가 자기 얼굴만 내놓고 말하더라도 내용이 전문성과 깊이가 있어야 하는 건데, 포장은 그럴듯한지 모르겠지만 진짜로 궁금한 것을 짚어주느냐, 그 부분은 매우 아쉬워요.

전문기자 없는 북한뉴스…
겉핥기식 보도로 귀결

김혜성 ∷ 전문기자 부분도 꼭 짚어봐야 해요. 특히 북한 문제, 외교 부분에는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전문기자 양성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악순환이라고 할 수 있죠. 전문가다운 기자가 제대로 없으니까 그런 류의 보도가 계속 나가고, 일단 어떤 식으로든 보도는 계속 나가니까 위에서는 전문기자에 대한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되고…. 사실 저희가 웬만한 출입처 가서 일주일 있으면 돌아가는 것 파악하고 적응해 나가는데, 이 분야는 그렇게 한두 달에 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역사도, 정세도 알아야 하고 축적된 지식이라든지 그런 것에 근거한 판단이 중요한 분야이잖아요. 그렇지만 오히려 북한 관련 보도는 단순히 북한 김정은은 ‘나쁜 놈’, 북한은 ‘나쁜 집단’, 이렇게 단순화시켜서 가면 편하잖아요. 선명하기도 하고. 반면 전문기자들은 ‘그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이런 배경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는 분석과 해석을 내놓게 되는 것이고요. 하지만 방송뉴스는 아무래도 단순화를 추구하니까, 전문기자는 지금의 시스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시각이 있죠.

김정환 ∷ 맞아요. 무엇보다 우리가 북한 평양에 기자가 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더더욱 전문기자가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AP도 있는 평양 특파원…
우리는 언제?

김혜성 ∷ 북한 뉴스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인데요. 사실 한미 훈련 하면 북한은 보통 미사일을 쏴요. 그런데 북한이 미사일 쏘기 이전에 한미 연합 훈련을 한다고 하면 항공모함, 스텔스기까지 들어오잖아요. 북한이 호전적인 집단인 것은 인정하지만, 그들이 하는 행동에도 전후 맥락이 있는 것인데 북한이 하는 튀는 행위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하잖아요.

김정환 ∷ 그렇죠. 북한의 행위에는 정치적 동기가 있기 마련인데요. 언론은 그것까지 짚어줘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김혜성 ∷ KBS의 <남북의 창> 얘기도 잠깐 하고 싶네요. 저희 입장에서는 항상 <남북의 창>의 높은 시청률을 보면서 부러워하거든요.

김정환 ∷ 토요일 아침 시간대라는 점도 작용하는 것 같아요. 아무튼, 북한 쪽 전문기자 준비하겠다고 하면서 기자로서 가진 소망이 뭐냐 하면요. 언젠가 평양에 KBS 총국이 들어간다면 그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것이 소망입니다. 지금 중국이랑 러시아는 가까우니까 들어간다 치더라도 미국도 AP가 들어가 있죠. 일본도 그렇고. 우리도 들어가야 해요. 들어가야 거기서 뭐가 터지는지 알 수 있죠. 소리를 들어도 평양의 사무실에서 듣는 거랑 그게 똑같을 수가 없겠죠. 그건 물론 방송사만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KBS 기자로서 평양에서 취재하고 싶은 꿈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