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입맛이 먼저 찾아가는 남도의 먹거리들 – 목포MBC 양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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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 끼를 먹어도 반찬이 17가지다.”
과거 영화 <황산벌>에서 백제의 한 군사가 했던 대사입니다. 일이 됐든 관광이 됐든 남도를 찾았다 풍광만 둘러보고 가면 서운합니다. 음식 맛을 봐야 비로소 남도를 온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요.

밥 도 둑 꽃 게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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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본론. 목포 유달산 입구에서 10여분 거리에 장터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전라남도가 지정한 별미집 1호점입니다. 싱싱한 꽃게에서 살만 발라내서 맛깔 나는 빨간 양념을 버무린 꽃게살 한 그릇, 그리고 참기름과 따뜻한 흰 쌀밥. 별다른 반찬이 필요 없습니다. 밥에 비며먹다 보면 저 많은 양을 언제 다 먹을까 싶었던 걱정도 금방 사라질 정도로 ‘밥도둑’입니다. 먹고나면 든든한 포만감이 오래가 다음 끼니가 맛이 덜할 정도이니까요.

 

낙 지 의 1 3 가 지 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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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하면 낙지가 먼저 떠오르죠. 발이 새의 다리처럼 가늘다는 뜻의 세細발낙지는 목포와 무안에서 많이 잡힙니다. 낙지는 갯벌 속에 인삼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원기에 좋은 건강식 입니다. 목포 사람들은 세발낙지로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연포탕, 회무침, 낙지비빔밥, 갈낙탕 등 낙지로만 13가지 음식을 조리해 먹습니다. 전날 밤 술자리에서 한바탕 전쟁을 치른 기자들이라면 연포탕 국물로 아린 속을 풀 수 있을 겁니다.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인 독천식당을 비롯해 호산회관, 송학 낙지회관, 신안 뻘낙지 등이 싱싱한 낙지요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홍탁삼합, 민어회, 세발낙지, 꽃게살무침, 갈치조림. 목포 5미五味입니다. 맛의 고장에서 엄선된 음식들이니 이 5가지만 먹어도 어디서든 자신 있게 남도음식을 먹어봤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 이 통 째 로 찾 아 오 는 한 정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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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코리아그랑프리가 열린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 인근에 수궁 한정식이란 식당이 있습니다. 한정식 하면 비싸다는 생각이 먼저 들죠. 간판만 한정식입니다. 백반집입니다. 점심시간은 되도록 피해서 가는 게 좋은 곳입니다. 늘 손님이 북적거립니다. 보통 식당에서 빈 테이블을 찾아 앉아서 기다리는 문화에 익숙하다면, 방 빈자리에서 상을 받는 기분도 색다를 겁니다. 푸짐하게 차려진 상을 종업원들이 들고 옵니다. 20가지가 넘는 반찬에 가격 부담도 없습니다. 종교적인 이유로 일요일은 쉬니 참고하세요. 이렇게 상을 통째로 차려 대접하는 식당은 영암과 강진군 지역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담양 떡갈비, 광양 돼지갈비, 오리, 닭 등 맛나는 육해공군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애환과 삶이 묻어나는 음식들. 앞서 소개한 ‘남도’스러운 음식이 굳이 아니더라도 향토 산물을 다루는 식당이라면 어디든 저마다의 맛을 자랑합니다. 남도하면 여전히 교통이 불편하고 멀기만 한 곳이지만 놀라운 입맛이 발길을 다시 되돌릴 것입니다. 주머니 두둑하게 챙기시고 봄부터 겨울까지 먹을거리로 가득한 남도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