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 미치려고 ‘TV 끊은’ 부장_SBS 김도식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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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_ 2014년 4월 10일   장소_ 서울 목동   인터뷰_ MBC 조현용 기자(본지 편집위원)

기자생활 24년, 문화부를 뺀 모든 부서를 거쳤다는 방송사 간부. 편집회의에 들어가는 보직 부장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SNS에서 활약 중인 김도식 기자를 SBS 사옥 근처에서 만났다.

요즘 TV로 뉴스를 보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은데요.
“TV로 뉴스 안 봅니다. 시청률은 나오고 있지만 아무도 뉴스 봤다는 이야기를 안 해요. 그런데 뉴스의 영향력이라는 게 사람들이 뉴스를 보고 어떤 판단이나 결정을 하면서 생기는데, 지금은 틀어놓고 그냥 보는 거예요. 중요한 의사결정은 이미 다 하신 분들이 보는 거지요. TV 뉴스 시청률 20%라 하면 엄청난 거죠. 하지만 화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OOO 뉴스 봤어?’가 사라져버린 거죠.”

TV라는 매체의 영향력이 떨어졌다는 거죠?
“왜냐하면, 사람들이 TV를 통해 프로그램을 안 보기 때문이죠. TV가 아닌 다른 매체로 시청하고 그 장면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원하는 부분만 볼 수 있게 됐죠. 뉴스 같은 경우에도 인터넷에서 회자되지 않으면 방송 이후 뉴스의 생명은 끝나버려요. 방송에서 좋은 뉴스를 내고 포털에 올리면 사람들은 여전히 봅니다. 방송뉴스에 대한 호감과 니즈needs가 좀 있죠. 오후 8~10시, 11~12시에는 포털에서도 방송뉴스 아이템 관련 인터넷 트래픽이 올라갑니다. 포털에 있는 뉴스를 사람들이 보는 거죠. 일부 아이템은 SNS를 통해 살아남기도 해요. 하지만 대개 그 다음 날 아침이면 생명이 끝납니다. TV 뉴스 얼마나 잘 만들어요? 버추얼, 증강현실까지…. 하지만 메시지가 없는 거죠.”

“위기는 언제나 오는 것. 답은 누구도 모른다”

경쟁력이 없다는 건가요?
“메인 뉴스 25개 전후 아이템 중에는 회자될 만한 것들이 있어요. 젊은 기자들이 발로 뛰어서 만든 생생한 현장뉴스가 그러한데, 뉴스를 전달할 플랫폼이 없죠. 포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아침이면 포털에는 조간 기사가 쏟아집니다. 우리가 설 땅이 없는 거죠.”

그래서 뉴스 아이템 전파에 SNS를 활용하시는 건가요?
“네. 모바일처럼 사용자와 24시간 같이 있는 매체는 역사상 없었어요. 단순히 같이 있다고 영향력이 커지는 건 아닌데, 이 안에서 웬만한 서비스는 다 구현돼요. 저는 뉴미디어팀장 된 이후로 뉴스를 TV로 안 봐요. TV를 끊어야 모바일 기반으로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모바일이나 SNS에 관심 갖지 않는 고참들 입장은 이해가 됩니다. 방송사 내부의 주류는 기존의 시스템이니까요.
“2011년 말쯤 구글이 ‘모바일 퍼스트’를 선언했어요. 그때만 해도 오버한다고들 했죠. 무슨 모바일 시대가 그렇게 빨리 오겠느냐 했는데, 구글이 맞았던 거예요. 그리고 국내외 대표적인 두 업체가 ‘큰일 났다, 늦었다.’ 했죠. 그게 페이스북과 네이버입니다. 그 뒤 이 두 회사는 모든 역량을 모바일로 집중하죠. 저희 올해 구호가 ‘모바일 퍼스트’입니다.”

다들 모바일에서는 그 누구도 아직 답을 모른다고 얘기하는데요.
“저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모바일을 중심에 놓고 생각을 하자.’ 딱 작년 이맘때 네이버가 했던 것과 같습니다. 모바일 시대에 방송사는 플랫폼이 없죠. 그럼에도 기자들 생각의 전환이 중요합니다. 뉴욕타임스 ‘스노우폴’ 같은 콘텐츠를 많이들 만드는데, 모바일용으로는 못 만들고 있잖아요. 아직 누구에게도 답이 없다는 거죠. 모바일에서는 짧은 영상이 통한다고 하지만, 휴대폰으로 두 시간짜리 영화도 보죠. 긴 글도 읽습니다. 길어도 읽을 건 다 읽어요. 분명한 건 신문-방송, 텍스트-영상, 그 구분은 이제 사라진 거예요. 모바일이 미디어고 메시지인 겁니다. 여기에 맞는 걸 찾아야 해요.”

“스노우폴 기사 읽어줬더니, 후배들이 페북 친구 신청”

SBS 뉴스 홈페이지에는 댓글이 얼마나 달립니까?
“시청률 10%면 적어도 220만 명이 본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뉴스에 대해 이야길 할 때는 스마트폰을 통합니다. 방송사 홈페이지에는 댓글이 거의 안 달리죠. 그런데 어제 저희 뉴스 클로징 멘트를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3만 6천 명이 봤습니다. 김연아 영상을 올렸더니 350만 명이 봤어요. 댓글은 몇천 개인지 모르겠어요. SNS에선 사람들이 뉴스에 반응합니다. 그런데 TV 보는 사람들은 반응을 잘 안 하죠.”

서서히 힘이 빠지기는 하겠지만, 급변하는 IT업체에 비하면 TV의 생명이 더 길지 않겠습니까.
(휴대폰을 보여주면서) 이게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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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다른 스크린을 보고, 개만 TV를 보고 있습니다. TV가 여전히 거실에 있고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거죠. 단, 어떤 매체는 죽을 겁니다. TV는 살겠지만, 어떤 방송사들은 죽어 나갈 겁니다. 그럼 뭘 해야 하는가. 답을 알면 얼마나 좋겠어요. ‘스노우폴’ 이후 말은 다양하게들 하죠. 하지만 답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새 툴이 생겼기 때문에 새로운 기사를 써 보자는 것이죠. 우리 같은 고민을 전 세계 언론 종사자들이 하고 있어요.”

결국은 콘텐츠라는 말씀이죠?
“우리가 플랫폼을 만들어서 페이스북, 네이버를 이길 수 있겠어요? 위기는 언제나 오는 겁니다. 제 업무의 최우선 순위가 상·하반기 한 번씩 직원 교육하는 겁니다. 작년 초 보여준 게 ‘스노우폴’이에요. 주어진 교육 시간의 3분의 1을 할애해 ‘스노우폴’을 그냥 읽어줬어요. 그때 이후로 후배들이 많이 바뀌었다는 걸 느껴요.”

변화가 느껴지던가요?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하더라고요(웃음). 뉴미디어부 지원자들이 생겼고요. ‘스마트 리포트’를 제 머릿속에서 만들었겠어요? 젊은 애들이 만드는 거지. 뉴미디어를 아는 젊은 에이스들이 꽤 들어와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