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소식] 모두를 ‘물 먹인’ 007 커플_OBS 정형민·위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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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결혼해.”

홍대 앞 한 커피숍에서 내 옆에 바짝 붙은 형민이가 얼음을 입에 물고 수줍게 우물댔던 말.

제대로 알아들은 뒤에도 내 귀를 의심할 정도로 충격에 휩싸였지만, 바로 옆에서 거드는 듯한 미정이의 표정에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서운함이 밀려왔다. ‘사내 연애, 비밀로 하는 건 이해하지만, 제일 친한 동기인 나에게까지?’ 형민이가 미안한 듯한 눈길을 보내는 사이, 내 머릿속은 지난 해 5월을 더듬고 있었다.

“나 미정이 좋아한다.”

여수 돌산대교의 화려한 조명이 바다를 어지럽게 수놓았던 날 저녁. 형민이는 나에게 진지하게 고백했다. 미정이와의 관계를 캐묻던 나에게 생각보다 쉽게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했었다. 사실, 공채 동기로 함께 입사한 둘이 유독 친해진 모습에 회사 사람들로부터 조금씩 의심을 받고 있던 터. 여수 엑스포 취재차 함께 출장을 가게 된 그 순간이 나에겐 절호의 기회였다. ‘제대로 취재해서 어떤 관계인지 꼭 밝혀내고 말리라.’

일종의 사명감이랄까. 워낙 궁금해 하는 선배, 동기들이 많았기에 엑스포 취재 말고도 나는 또 다른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진지하고도 간단한 이 대답에 더 이상 물을 것도 캘 것도 없었다. 그리고 친구로서, 둘의 관계가 꼭 아름다운 결실을 맺게 되기를 바라고 또 기대하는 마음만 안고 서울로 올라왔다. 물론, 잘 되면 나에게 먼저 꼭 알려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그랬는데, 몇 개월이 지나 갑자기 결혼이라니. 어찌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서운한 마음도 잠시. 둘이 잘 되었다니, 그것도 모자라 결혼을 한다니, 형민이의 진심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동기로서 얼마나 다행스럽고 기뻤는지 모른다. 다시 생각해보니, 둘이 비밀을 잘 지켜 결혼까지 이른 건 놀랍고 위대한 일이다. 이 좁고 말 많은 공간에서 끝까지 미션을 완수해낸 그들의 노력, 얼마나 힘들었을까. 철저하게 비밀을 지켰던 건 서로에 대한 배려였고, 그들만의 사랑 표현이었으리라. 서운함이 아니라 도리어 박수를 보내줄 일이었다.

아울러 둘의 결혼은 파업으로 심신이 메말라가던 우리 구성원 모두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회사에서 또 현장에서 둘을 만날 때마다 미소 짓지 않을 수 없게 됐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었다. OBS 공채 기수의 첫 결실이고 또 그만큼 OBS 개국 이래 가장 큰 경사라고 감히 말하겠다.

OBS 공채 3기로 입사한 위미정 기자와 정형민 기자가 비밀연애를 마치고 결혼을 합니다. 사회는, 동기이면서 둘로부터 철저하게 외면 받은 양시창 기자가 봅니다. 많은 축하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느낀 배신감을 가득 담아 아주 짓궂은 사회를 볼 예정입니다.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공유해 주시길!

OBS 양시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