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삶] ‘맛있는’ 음악이야기


사회부 기자면 음악과는 참 상관 없는 직업임에 분명한데도, 이런저런 사연으로 음악과 연을 맺게 된 경우가 많다. 워낙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과 만나다 보니, 나에겐 음악이란 고상하게 말하면 ‘샐러드’이자, 나쁘게 말하면 ‘잡탕찌개’ 같은 존재다. 샐러드든 잡탕찌개든 어떤가. 맛만 있으면 되는 일인 것을. 아래 곡들은 장르나 내용이 전혀 이질적이지만 ‘맛있는’ 음악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더티댄싱 – 하바나 나이트 중 Represent Cuba
몸치도 저절로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어야 ‘춤을 부르는’ 노래인 법. 꼭 비보이처럼 현란할 필요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더티댄싱- 하바나 나이트에 삽입된 ‘Represent Cuba’는 그야말로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곡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듣다 보면 어느새 손과 발을 움직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더클래식 ‘여우야’
요새 10대들에게는 슈퍼스타K3에서 투개월이 리메이크한 노래 정도겠지만, 이 노래와 함께 학창시절을 보낸 내게는 그야말로 ‘추억이 방울방울’이다. 투개월의 허스키한 보이스도 좋지만, 김광진의 옥구슬 굴러가는 목소리 자체는 정말 가수는 타고난 사람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절로 갖게 만든다.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op.35 1악장
이 협주곡은 꼭 영화 ‘안나 카레니나’를 본 다음에 감상하길 권한다. 안나의 비극적인 자살로 마무리되는 영화 뒤로 흐르는 음악은 온 몸의 소름을 돋게 한다. 잘 알려진 클래식일 수록 들을 때마다 의미가 참 다르게 다가오는 법이다.

로드리고 아랑훼즈 협주곡 2악장
옛날 공중파에서 하던 토요명화 시그널 음악 정도로만 생각하기에는 이 협주곡은 너무 아깝다! 기타와 관현악이 같이 앙상블을 이룬 음악 자체가 찾기 드문데다가, 라스기아도 주법으로 기타를 긁어내는 부분은 비장하고 처절하기까지 하다.

MC 스나이퍼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기자로서 초심을 잃어갈 때마다 한 번씩 꺼내 들어보는 노래다. 아무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날이 무뎌지는 건 어쩔 수가 없는데, 항상 낮은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라는 충고를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얻는다. 노찾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든 곡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