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저널리즘, 메르스 사태를 한눈에_KBS 성재호 기자

6월 들어 주말근무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데이터저널리즘 팀장(개발자)과 디자이너는 하루도 못 쉰 채 강행군하고 있다. 기자와 리서처는 2명씩이라 교대라도 하지만, 두 사람은 대체할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시각화 도구 활용도를 높여보자는 취지로 —사실 ‘메르스’가 모든 뉴스를 집어삼키기 시작할 즈음 숟가락 하나 얹어 볼 요량도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시작한 일이 생각보다 너무 커져 버렸다.
처음 내놓은 메르스 관련 데이터 활용 기사는 날마다 나타난 환자 발생 현황 ‘인포그래픽’이었다. 신문이 잘하는 영역이다. 처음엔 확진 환자 발생일과 발생 장소(병원), 환자 정보(번호와 유형)를 한 그래픽 안에 모두 담았다. 모든 데이터는 질병관리본부 공식 발표 자료와 브리핑을 바탕으로 했다.

그러다가 발생 장소가 점차 늘어나고, 환자도 많아지면서 일주일 만에 인포그래픽 뉴스를 새롭게 디자인해야 했다. 처음부터 예상치 못해 일어난 시행착오다. 발생 병원과 환자 정보를 빼내되 인터렉티브 지도를 만들어 전달키로 했다.

인포그래픽 뉴스를 시작하니까 개발자인 팀장이 욕심을 냈다. 같은 데이터를 이용해 인터렉티브interactive 뉴스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메르스 감염 경로를 보기 쉽도록 네트워크 지도로 시각화했고, 클릭하고 드래그하면 모양과 위치가 바뀌게 반응하도록 했다. 또 환자 아이콘을 클릭하면 감염 일자와 장소, 상태 등 상세 정보를 나타내는 창이 뜨도록 했다.
데이터시각화 전용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인 ‘D3.JS’를 이용했다. 누구로부터 어느 병원을 통해 어떻게 메르스가 퍼져갔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데다 처음 페이지를 열면 네트워크 지도가 풍선처럼 펼쳐지는 효과가 시각적으로 꽤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http://dj.kbs.co.kr/resources/2015-06-04/

 

메뉴 탭만을 눌러 메르스 감염 현황 중 원하는 정보만을 직관적이고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인터렉티브 뉴스도 제작했다.

http://dj.kbs.co.kr/resources/2015-06-08/

정부가 확진자 발생 병원, 즉 감염 장소를 공개한 직후부터는 환자 발생 병원과 그들이 거쳐 간 병원을 ‘인터렉티브 지도’를 만들어 표시했다. 또 오픈 소스인 ‘구글 마이맵스’Google My Maps를 이용했고, 아이콘은 직접 만들거나 무료 공개된 것을 사용했다. 구글 마이맵스는 기능이 많지 않은 대신 초보자도 손쉽게 사용법을 배울 수 있을 만큼 조작법이 쉽다.

마지막으로 ‘태블로’Tableau를 이용해 메르스 관련 통계와 안심 병원 목록을 시각화해 전달했다. 태블로는 데이터를 차트와 그래프로 시각화하는 데 많이 쓰이는 시각화 도구다.

http://dj.kbs.co.kr/resources/2015-06-09/
뉴스타파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국내 언론계에선 거의 볼 수 없던 데이터 시각화를 통한 뉴스라서 그런지 반응은 뜨거웠다. 사내는 물론 온라인에서도 ‘KBS답지 않게 웬일이냐?’, ‘간만에 수신료 받는 값을 한다.’는 글들이 잇따랐다.
하지만 아쉬움도 컸다. 시각화 기술이야 앞으로 갈고 닦아 나아질 것이라 믿지만, 정부가 환자 발생 병원 등 메르스 데이터를 숨기고 있을 때 이를 KBS가 먼저 공개하고 나서지 못한 점은 너무 아쉽다. 다만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향후 메르스와 관련된 탐사적 데이터 기사를 발굴하고 생산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