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치매 예외?

이번 호에서는 치매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웬 치매? 한창 열심히 취재하는 터라 치매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정년퇴직을 십여 년 남겨둔 기자들에게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나이별로 살펴보면 치매는 60대부터 100명 중 3명꼴로 생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치매 발생에 가속이 붙기 시작해서 80대 후반에는 100명 중 40명까지 늘어난다. 백 세 시대? 치매에 걸리면 무슨 소용일까? 치매에 대해 공부한다고 병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 알고 당하는 게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치매 위험 요인 1위는 ‘알코올’
치매는 노화와는 다르다. 뇌에 병이 생겼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기억력이 떨어진다. 가장 대표적인 병이 알츠하이머다. 처음에는 최근 일이 잘 기억나지 않다가, 심해지면 날짜와 시간을 잘 모른다. 올해가 1996년인지 2016년인지 분간하지 못한다. 더 나아가 장소도 모르고, 집을 찾느라 헤맨다. 농촌 지역에서는 치매 어르신이 집을 못 찾아 야산에서 저체온증으로 발견되거나 논두렁에 빠져 숨지는 일도 허다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출도 못하고, 판단력도 떨어지고, 성격도 변한다. 이런 과정이 심화·반복되면서 수년 뒤엔 갓난아기와 마찬가지인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돈, 명예, 권력이 다 무슨 소용인가?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명한 과학자나 정치인 중에서도 치매에 걸린 사람이 많다. 영국의 총리이자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윈스터 처칠, 미국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영국 총리였던 마가렛 대처도 치매에 걸렸다. 그러면 통계적으로 봤을 때, 어떤 요인이 치매 발생률을 가장 높이는 걸까? 과학적 팩트에 근거한 상대위험도를 보면 ‘상습적인 음주’가 치매 위험을 2.6배로 높였다. 알코올이 뇌를 직접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그 다음이 ‘뇌손상’으로 2.1배였는데, 길가다 넘어져 부딪치는 가벼운 뇌진탕도 해당이 된다. 그리고 ‘운동부족’, ‘흡연’, ‘우울증’, ‘고혈압’, ‘당뇨병’ 등의 요인도 1.6배에서 2배가량 치매 위험을 증가시켰다. 이런 요인들이 하나라도 있으면, 80대 노인 100명 중 40명인 ‘치매 노인’의 범위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조기 치료가 최선
사실 치매는 조기 발견이 굉장히 중요하다. 치매를 완치시키는 약은 없지만, 인지기능을 개선시켜 병을 지연시키는 약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환자 입장에서는 5년 뒤 요양 시설로 갈 확률이 절반 넘게 줄어든다. 치매 환자의 가족에게도 이건 굉장히 중요하다. 환자를 그냥 놔두면 8년 후 가족이 8시간 넘게 환자에 매달려야 하지만, 조기 치료한 경우 이 시간은 4시간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비용도 마찬가지인데, 방치 시에는 매달 243만 원씩 들어가지만, 조기 치료한 경우 147만 원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치매를 어떻게 일찍 발견할 수 있을까? 방법은 의료진과의 면담, 피 검사, 뇌 영상검사 등이 있지만 최근에는 방사선 동위원소를 활용한 기능적 뇌 영상검사(functional Brain MRI)가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 뇌의 혈류량이나 뇌세포의 대사능력, 단백질 이상을 검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허리 부위에 바늘을 꽂아서 뇌척수액을 받아 치매 관련 단백질을 검출할 수 있는 검사가 시도되고 있는데 조만간 임상에 도입될 전망이다.
‘3권·3금·3행’으로 치매 예방!
가만히 듣고 보면 조기 발견이 일리는 있지만, 한번 찾아오면 막을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예방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지금까지 치매 예방에 근거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3권·3금·3행’이다. ‘세 가지 권하는 것’은 일주일 3번 이상 걷기, 생선과 채소 자주 챙겨먹기, 독서하며 부지런히 읽고 쓰기다. 그리고 ‘세 가지 피해야할 것’은 담배, 술, 머리를 다치게 하는 뇌 손상이다. 마지막으로 ‘세 가지 행해야 하는 것’은 40대부터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 정기 검사 받기, 가족이나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기, 60대부터 매년 보건소에서 치매 조기검사 받기 등이다. 너무 뻔한 이야기 같지만, 결코 실천하기 만만치 않은 미션이다. 20~30년 뒤에 팔팔한 노년을 보내고 싶다면 ‘3권·3금·3행’을 꼭 명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