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뉴스의 미래’를 물어본다면


<아듀 2010, 헬로 2011>


‘뉴스의 미래’를 물어본다면





MBC 박상권 기자
딱 일년전 이맘때다. ‘PR트랜드포럼’이란 행사였다. 주제는 ‘뉴스의 미래’. 대학교수와 포털의 뉴스담당자, 대기업 블로그 책임자, 그리고 어쩌다보니 내가 발표자로 참가했다.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미디어 혁명속에 뉴스는 어떻게 변할지를 논의해보자는 자리. 다른 발표자에겐 대체로 기대감이 묻어났다. 포털쪽에선 이미 실속 챙긴자의 표정관리까지 엿보였다. 그러나 나는? 타고난 ‘Mr 긍정’이지만 뭐 희망적으로 말할게 별로 없었다. 사실 발표를 앞두고 선후배들의 의견도 들어봤지만 오히려 ‘방송뉴스의 미래’에 대해 불안감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면이 컸다. 그날 내 발표문 제목은 ‘기로에 선 타이타닉’이었다.



지난 9월21일 오후, 난데없는 기습폭우가 수도권에 쏟아졌다. 올림픽대로를 운전중이던 나는 차가 잠길 것 같은 두려움에 본능적으로 DMB와 라디오를 켰다. 그러나 뉴스특보는 ‘아직’이었다. 그때 옆자리 동생이 트위터를 열었다. 그런데 맙소사! 각 지역의 폭우상황이 생생한 사진과 함께 시시각각 타임라인에 올라오고 있었다. 차를 돌린 나는 귀가해 TV를 켰다. 뉴스특보는 4시쯤에나 ‘시작’됐다. 방송이 늦은게 아니라 트위터가 빠른것이였다. 방송사의 백명남짓한 ‘취재망’이 트위터의 수십만명의 ‘정보망’을 이길 수 없었다. 수십년동안 방송은 ‘속보의 제왕’이었는데 적어도 그 분야에서 왕위를 넘겨줄때가 온 것이다. 한방 맞은듯한 그때 심정, “올것이 왔구나!”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자는 심정으로 트위터를 시작했다. 또 한번 놀랐다. 무궁한 잠재력을 가진 신생매체가 알껍질을 깨고 있었다. 이후 실시간 쌍방향뉴스와 트위터토론 등의 실험을 해보며 트위터를 관찰해본 결과 장점은 분명했다. 입맛 까다로운 시어머니가 요리솜씨 좋은 며느리를 만들듯이 수준 높고 깐깐한 피드백을 접하며 언론인으로서 실력을 가다듬을 수 있고, 또 대중의 관심사나 여론을 더 빨리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순발력있게 대중에게 다가가는 감각도 키울 수 있다는 점이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는 기본적으로 방송에 위협적이지만 준비하는 만큼 위기를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엿봤다.



주말 뉴스데스크를 필두로 조직차원의 변화도 본격화됐다. 당장 내가 진행하는 뉴스투데이의 경우 ‘아침뉴스보기’, ‘와글와글인터넷’, ‘연예투데이’, ‘와글와글스포츠’ 등의 코너를 잇따라 선보였다. 뉴스데스크에선 여러시도를 하다보니 방송뉴스가 무거운 이슈를 다루는 방식의 교범을 보여준 사례도 나왔다. 아직 전반적인 평가는 이르다. 다만 긍정적인건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작은 성공의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의 재능과 잠재력에 대한 신뢰를 확인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 부분은 더 큰 변화를 위한 디딤돌과 에너지가 된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개인적으론 일이 흥미로워졌다. 뉴스를 끝내고 “오늘도 무사히 마쳤구나”라며 안도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지만 “새 코너에 어떤 반응이 있을까”는 기대감을 갖게 되니 활력이 솟는 면도 있다.



만약 올해 ‘PR트랜드포럼’에서 뉴스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한다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상상해봤다. CNN과 뉴욕타임즈도 고민스러워하는 돌파구를 1년 만에 새삼 발견했을리는 없을거다. 다만 “이제 불안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행동’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또 “그 과정에서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작년에 표정관리에 바빴던 포털업체들이 스마트폰이 확산되며 최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들었다. 1년뒤인 2011년말이 된다면 ‘뉴스의 미래’에 대해선 또 각자 어떤말을 할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