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숨겨진 맛집] 춘천입니다. ‘막’국수지요._YTN 지환 기자

메밀은 번거롭다.

메밀 반죽은 흰색이다.
물에 불려 곱게 빻아 체에 내린 후 지게미를 걸러내면 우윳빛 자태가 드러난다.
하지만 막국수 면발은 대부분 짙은 갈색. 메밀 제분 방식 때문이다.
예전엔 메밀 껍데기를 깨끗하게 못 벗기고 아무렇게나 ‘막’ 갈아 국수를 내렸다.
지금도 여전히 예전 방식을 따른다. 그래서 거뭇한 흔적이 남아 있다.
반죽으로 잘 늘어나지도 않는다. 국수틀에 넣고 눌러 뽑는다. 번거로운 일이다.

싸다.
번거롭지만 저렴하다.
육수 때문이다. 끈덕지게 우릴 필요 없이 막국수엔 그저 동치미 국물이다.
기실 메밀로 만든 음식이야 강원도 어디든 무시로 먹는 흔한 음식 아니던가.
그래서일까. 오래전부터 가격은 6천 원에 멈춰 있다.
8대 2니, 7대 3이니 메밀 함량도 중요하지 않다. 취향이다.
산골짜기부터 시내 한복판까지 춘천이면 어디든 자리하는 게 막국수.
지글거리는 방바닥에 앉아 ‘막’ 먹으면 그게 맛이다.

겨울이다.
무더위에 시원하게도 먹지만 막국수는 사실 겨울이다.
늦가을 거둔 메밀 향이 좋고, 동치미 국물은 추워야 맛이 올라온다.
춘천에 막국수 파는 곳은 150곳이 넘는다. 최고의 막국수는 그래서 불가능하다.
다만 점심때 막국수나 먹으러 간다는 건, 그날 취재는 ‘막’ 끝냈다는 뜻.
동치미 국물이든 고기 육수가 섞이든 달걀과 김 가루가 있든 없든 모두가 막국수.
기자가 그렇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기사 쓰고.
물론 ‘막’ 쓰면 안 되겠지만.

YTN 춘천지국이 추천하는 막국수
유포리 막국수(춘천 신북읍) 푸짐하다. 033-242-5168 삼교리 막국수(춘천 동면) 담백하다. 033-242-9988
여우고개 막국수(춘천 신동) 향토적이다. 033-255-1118 대룡산 막국수(춘천 동내면) 메밀이 강하다. 033-261-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