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숨겨진 맛집] ‘살맛’ 그대로, 두툼한 삼치회_여수MBC 권남기 기자

번화가는 아니다. 여수라고는 하는데, 바다도 보이지 않는다. 골목길 낡은 건물 1층. 매일 오가는 길이지만, 여수에 온 지 2년이 지나도록 이 집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중소 지방도시 어디서나 볼법한 주황색 간판. 좁은 방에 작은 탁자 몇 개를 빽빽이 붙였고, 방 사이에 벽을 올려 주방을 만들었다. 브라운관 TV가 있는데, 켜진 걸 본 적은 없다. 벽에 붙은 메뉴는 삼치회와 술 너덧 종류가 전부다.
삼치회가 나오기 전에 밑반찬이 깔린다. 알 만한 사람은 안다. 여수의 선어집이라 하면 보통 온갖 해산물부터 각양각색의 밑반찬이 상을 가득 채우다 모자라 복층을 만든다. 마주 앉은 손님의 입이 쩍 벌어진다. 이 집은 다르다. 김, 마늘 올린 양념간장, 통닭집에서 나오는 케첩 뿌린 양배추, 파 무침, 차가운 콩나물국 정도다. 삼치살을 넣은 두꺼운 전 정도가 추가된다.

삼치회는 부위별로 썰어준다. 활어회와 달리 선어회는 보통 두툼하다. ‘회’ 하면 떠오르는 쫄깃한 식감은 없다. 경직이 풀린 살이 그대로 씹힌다. ‘찹찹’보다는 ‘쩝쩝’에 가깝다. 사람마다 좋고 싫음이 뚜렷이 갈린다. 물컹거리고 느끼하다며 꺼리기도 하지만, 입에 감기고 고소하다며 일부러 찾기도 한다. 먹는 법은 제각각이다. 나는 그냥 집어 먹는다. 보통은 김에 싸먹는다. 양념간장을 묻혀 김에 싸먹기도 하고, 파 무침을 올리기도 한다. 막장이 나오지만, 써먹는 이는 드물다. 그렇게 삼치를 먹고 나면 모두가 소주를 먹는다.
공간이 작아 부서 회식에 갈만한 집은 아니다. 바다 같은 풍경이 없어 어색한 이와 함께하기도 애매하다. 탁자 간격이 좁고 언제나 손님이 가득 차 출입처 사람들과 긴밀한 이야기를 하기도 힘들다. 찬바람 불 때쯤 맘 편한 이들 서넛이 모여 별 말없이 쩝쩝거리며 소주잔 기울이기 좋은 집이다.

월성소주코너 전남 여수시 문수로 153 / 061-653-5252
※ 삼치회의 종류가 이상하다고 말하는 손님에게 “우리는 그런 장사 안 해요.”라고 쏘아붙이는 주인아저씨를 본 적이 있다. 친해지기 쉽지 않다. 바쁘다 보니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도 가끔 웃어주면, 난데없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