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권력의 ‘玩具’가 될 것인가? ‘記者’로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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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2방송기자연합회가 8년째를 맞아 뿌리를 좀 더 깊이 내리는 시기에 봉사할 기회를 갖게 돼 개인적으로 대단히 영광스럽습니다. 2014년을 휩쓴 특종 뉴스를 통해 방송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고, 연합회의 재교육 프로그램은 취재 환경 변화에 발맞춰 더욱 체계적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매체 환경이 급속히 변화되고 있지만, 방송뉴스는 거듭되는 진화를 통해 공정성과 객관성, 영향력을 바탕으로 그 어떤 매체보다 저널리즘을 제대로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방송기자 모두의 부단한 노력과 자유언론 실현을 위한 부단한 투쟁이 필요하다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기레기’! 최근 한국의 기자들에게 멍에처럼 씌워진 치욕적인 호칭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기자를 부르는 이 한마디에 우리 기자들의 성과와 한계, 과제가 응축돼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최근 이완구 총리 인준 과정에서 불거진 유력 정치인의 언론사에 대한 개입과 협박은, “배부른 ‘기레기’로 살 것인가? 아니면 배고픈 ‘기자’로 살 것인가?”라는 처절한 생존의 화두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에서 총리 후보자가 된 유력 정치인 이완구 의원은 방송에 무시로 개입하고, 그것도 모자라 기자들의 인사까지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조폭 같은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습니다. “‘야, 저 패널부터 막아, 인마.’ 하니까… 바로 빼더라구.”, “어이, 이 국장. 걔 안돼. 김 부장, 걔 안 돼. 지가 어쩌겠습니까?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
그리고 자신에게 잘 보이면 기자가 대학 총장도 되고 교수도 될 수 있다는 더러운 거래의 대가를 제시하고, 까불면 언론인도 대상으로 포함된 이른바 ‘김영란법’을 ‘확’ 통과시켜 버려 제대로 고통 받게 하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런 분이 대한민국의 총리가 됐습니다. 언론에 대한 개입과 장악 시도가 더욱 교묘하게 진행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러니 권력이 던져주는 그 막강하고 달콤한 ‘당근’에 침을 흘리는 권력의 노리개 ‘완구’玩具가 될 것인지 아니면 ‘채찍’을 드는 진정한 ‘기자’가 될 것인지, 선택은 벼랑 끝에 버티고 서 있는 우리의 몫입니다.
금년 2015년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된 광복 70년이자, 민족 분단 70년이기도 합니다. 광복의 기쁨과 의미를 되새기고, 동시에 분단의 아픔과 상처를 굽어보며, 다시 통합과 통일의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대단히 중요한 시기입니다. 또 광복 70주년 과제의 적지 않은 몫은 바로 우리 기자들의 몫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더욱 날카롭게 확인하고 민족의 미래를 위해 더욱 펜을 벼리는 한 해가 되기를 다 함께 다짐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