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회]MBC 뉴스와 기자들의 명예에 먹칠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누명.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사실이 아닌 일로 이름을 더럽히는 억울한 평판’이라고 되어 있다.
누명을 벗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서울 남부지법은 오늘, “권재홍 보도본부장이 퇴근 도중 노조원들의 저지를 받는 과정에서 신체 일부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 작년 5월 17일 뉴스데스크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8시 뉴스데스크 첫머리에서 시청자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정정보도문을 게재·낭독하고, 원고에게 2천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의 판결취지는 지극히 상식적이다. “당시 권재홍 본부장은 10여명의 청원경찰들의 호위를 받고 있어서 조합원들과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신체에 물리적 충격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진실에 반한 허위의 보도이며 이로 인해 원고의 명예가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정정 보도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당시의 보도가 거짓임을 명백히 밝힌 것이다. 

우리는 재판부의 판단을 환영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이처럼 자명한 사실을 놓고도 기자들이 자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고 법원의 판결까지 받아와야 하는 것이 지난 1년 일그러진 MBC의 모습이었다. 다른 회사 뉴스도 아니고 우리 뉴스에서 이같은 보도를 접해야 했던 그 참담함을 어찌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 날 우리들의 목소리는 시용기자 채용의 부당함을 설득하고자 했던, 병 들어가는 조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음을 어떻게든 호소하고자 했던 절규였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기자들을 폭도쯤으로 매도하는 거짓 보도였고, 결국 박성호 前기자회장은 이 날의 사건이 직접적 계기가 되어 또다시 해고를 당했다. ‘회사 질서 문란’이라는 명목이었다. 진정 회사 질서를 어지럽힌 사람들은 누구인가. 

오늘 판결로 2012년 5월 16일의 진실은 바로잡혔다. 그러나 이것은 끝이 아니다. 기자들의 충정에 귀를 닫은 채 전파를 사유화해 기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나아가 MBC 뉴스의 신뢰에 먹칠을 한 이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함이 마땅하다. 이것이야말로 하루가 급한 MBC 재건과 정상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를 지켜볼 것이다.

2013. 5. 9
MBC 기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