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기자회 비대위]우리 모두를 징계하라

 

지난 4월9일 보도본부 133명의 기자들은 제작 거부를 결의했다. 단순히 뉴스데스크 앵커교체에 반대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현 정권에 MBC가 굴복하려 한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과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제작 거부 기간 중 벌어진 기사 누락사태는 우리의 우려가 단순히
기우가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앵커 교체와 제작 거부를 거치면서 뉴스의 공정성을 훼손하려는 외부 세력은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뉴스 제작 종사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이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는 교훈을 뼛속 깊이 새기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뉴스가 파행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일주일 만에 제작 거부를 잠정 중단하고
현업에 복귀했다. 복귀에 앞서 경영진은 “공정 보도 의지를 꺾고 훼손하는 경영진과 보도 책임자는 언제든
자리를 걸어야 한다는 점, 경영진과 보도 책임자를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약속했다. 제작 거부가 ‘공정 보도’라는 뉴스 본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충정의 결단임을 서로 이해했기 때문에 이런 약속이 가능했다고 우리는 믿었다.

그런 경영진이 이제 3명만을 찍어내 ‘징계’를 하려고 한다. 징계를 내리겠다는 3명의 기자는 대체 무슨
기준으로 선정한 것인가. 또 어떤 잘못에 대해 처벌하겠다는 것인가. 그들은 우리를 대표하지도, 제작 거부를
결정한 사람도 아니다. 오히려 제작거부가 장기화되는 것을 누구보다도 우려하고, 경영진의 약속을
믿어보자고 했던 133명 중 한 명일 뿐이다. 이들이 징계를 받아야 한다면, 나머지 130명은 중징계를
받아야 마땅하다. 분명히 요구한다. 제작 거부 참가 모두를 징계하라.

납득할 수 없는 기준으로 3명만을 징계하는 것은 자발적 행동에 대한 모독 행위이자 몇몇 사람의 선동에
의한 파행 쯤으로 상황을 왜곡하려는 분열 책동이다. 경영진이 진정 ‘인사권’을 지키겠다면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행사하길 촉구한다. 공정 보도를 지키려는 구성원들의 의지를 징계하겠다는 게 정녕
경영진의 뜻이라면, 우리 모두 ‘그 징계’를 달게 받겠다. 거듭 밝힌다. 우리는 제작 거부를 끝낸 게 아니라
잠정 중단한 것이다.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으로 현 상황을 주시하며, 공정성을 지켜내고 일체의 부당함에
맞설 의지를 더욱 모아나갈 것임을 천명한다.

2009년 5월7일 기자회 비상대책위원회

28기 : 김대근 김재용 이상호 이승용 이태원 임영서
29기 : 금기종 김대경 김성우 김효엽 서민수 유상하 이묭마
30기 : 강명일 김수정 김필국 박범수 조승원 여홍규 이주훈
31기 : 고현승 김정호 김재용 성지영 이상현 전영우 홍상원 허지은
32기 : 김희웅 박성준 박재훈 양효경 정승혜 최형문 한동수
33기 : 권희진 김현경 김혜성 민경의 민병호 박찬정 박충희 왕종명 이재훈 전봉기 전재호 지영은 현원섭
34기 : 김형헌 김수진 백승은 이세옥 이정신 이해인
35기 : 노경진 백승규 백승우 신기원 장준성 정규묵 정시내 현영준
36기 : 강민구 김세진 김준석 박민주 박영회 임명현 이호찬 이필희 장미일 전훈칠 조효정
37기 : 김경호 김세의 남상호 박선하 신지영 유충환 이정은 전준홍 최훈
38기 : 강연섭 김지경 엄지인 이학수 이혜온 정준희
39기 : 박주린 오해정 이용주 이지선
40기 : 강나림 고은상 김재경 송양환 신은정 조현용 장인수
41기 : 공윤선 김민욱 서혜연 양효걸 이남호 임경아 조의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