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기자회]사장과 보도본부장은 답하라

 

흉흉한 소문으로만 나돌던 ‘주말 뉴스데스크 시간대 이동’과 ‘후+’ 폐지가 기정 사실화돼가고 있는 과정을 지켜보며 보도본부 소속 기자일동은 심각한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이 같은 결정이 기자 본연의 임무인 심층 취재와 권력에 대한 감시, 비판의 역할을 포기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장과 보도본부장은 보도본부의 명운이 걸린 이번 결정에 그 근거를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당신들의 결정을 기자로서의 책무를 포기하라는 선고와 다름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어떤 때보다 단호한 결의와 행동으로 맞설 것이다.

1. 수십년 동안 이어져온 9시 뉴스데스크를 주말에만 8시로 옮기는 것에 대해 보도본부 구성원들은 물론 시청자들이 납득할만한 이유를 제시하라.

2. 이번 결정의 근거는 무엇인가? 과연 객관적인 자료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 근거를 먼저 공개하고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마땅하다.

3. 정보와 매체가 범람하고 우리 사회 전반에 언론의 비판, 감시 기능이 축소되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이 시점에 심층, 고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온 후+가 왜 굳이 폐지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라.

4. 이번 결정이 시청률과 광고 개수 등의 잣대를 통해 내려진 것이라면, 그 결과에 상관없이 향후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이미지는 퇴색하고, 시청률 지상주의를 외치는 일개 상업 방송과 다름없는 채널로 추락할 것이 명백하다.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질 것인가?

5. 무엇보다 묻고 싶다. 수십 년 동안 기자로 일한 선배, 동료로서 이번 결정이 기자로서의 양심을 걸고 내린 것인가? 누군가 기자 본연의 책무인 심층 보도, 고발 보도의 장을 없애고, 30여 년 동안 이어져온 9시 뉴스를 시청률만을 이유로 아무 설명이나 대책 없이 8시로 옮기라고 했다면 당신들은 그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묵하고 있을 것인가?

우리는 더 이상 이런저런 소문들을 듣기를 원치 않는다. 우리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9월 3일까지 납득할만한 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 우리는 주말 뉴스데스크 시간대 이동과 후+폐지를 보도 기능의 심각한 위축으로 보고 적극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

 

2010년 9월 2일 MBC 기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