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협]부당한 징계를 반대한다

사측이 오늘 오후 특별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논의한다고 한다. 지난해 8월 8일 이른바 ‘KBS 사태’ 이후
부당한 경찰력 투입과 정권의 방송장악에 맞서 투쟁한 동료들에 대한 징계라고 한다. 사측은 이미 대상자에
대해 A급부터 D급까지 분류를 하고, 각각의 징계 수위까지 잠정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정권과 이를 앞장서 수행하려던 이사회를 저지하려 했던 KBS를 사랑하는 순수한
직원들에 대해 징계라는 철퇴를 내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사측에 되묻고 싶다. 이른바 징계 대상자들이 과연 징계를 받을 만큼 잘못을 저질렀는가? 이들이
지난 여름 한 일이라면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에 맞서 부당한 공권력 투입을 온 몸으로 막아내고, 정상적
절차와 규정마저 내팽개친 이사회를 저지하려 했던 것뿐이다. 이들이 잘못한 일이라면 정권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 KBS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것뿐이다.

사측에 되묻고 싶다. 이들에 대한 징계가 정당하다면, 당시 집행기관인 사장의 지시를 거부한 채,
이사회의 지시만 따르며 우리 동료들을 폭행한 청원경찰에 대해선 어떤 징계를 할 것인가? 또 당초 사측이
약속했던 경찰력 투입 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은 과연 이뤄졌는가?

우리는 이 같은 사측의 일방적이고 부당한 징계 논의에 대해 분노를 넘어 깊은 슬픔과 자괴감을 느낀다.
이른바 징계 대상에 오른 이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개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에 나섰던 사람은 없다.
모두가 언론기관인 KBS의 독립성과 공영성을 지켜야 한다는 양심의 소리를 행동으로 실천했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어떤 이유보다도 이들은 우리의 ‘동료들’이다. 생각의 차이를 떠나서, 정권의 부당한 압력에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의 동료들이 징계를 당하는 치욕스런 모습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몇 달전
전국 423명의 기자들이 징계철회 요구 서명을 한데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기자들이 일치된 뜻으로
징계를 반대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사측은 즉시 부당한 징계 방침을 철회하라. 그것만이 지난 여름 사장 교체 이후
불거졌던 사측과 사원간의 갈등과 반목을 조금이라도 씻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하여 이제는
불필요한 내부 갈등을 지양하고 노사 똘똘뭉쳐 공영 방송법 개정과 수신료 인상 등 KBS에 앞에 닥친 난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사측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만약 이대로 징계를 시행한다면 그것은 ‘지난
싸움갈등의 마무리’가 아닌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다. 그리고 부당한 징계가 내려진다면
우리 기자들은 이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2009. 1.15 KBS 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