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기협]미디어법 강행 처리를 즉각 중단하라

한나라당이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송법 등 7개 미디어 법안 강행처리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 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재벌과 신문의 방송 진출을 통해 언론의 다양성과 공익성이 훼손될 뿐만 아니라,
‘사이버 모욕죄’ 등으로 언론의 자율성마저도 극도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국민의 알권리와 여론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미디어 관련 법을 집권 여당이 사회적 합의나
정치권의 논의는 물론 당정협의나 공청회 등 공식 의견 수렴 절차조차 없이 졸속 처리하려는 데 대해 우리는
지탄을 금할 수 없다.

법안이 통과되면 대기업끼리 합작해 ‘재벌 방송’이 탄생하거나, 대기업과 신문이 연대해 ‘재벌-보수신문 방송’이
나타날 수도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은 사라지고, 방송이 재벌과 소수 특권층의 기득권
의 대변자로 전락할 우려가 높아지게 된다. 방송내용도 선정적인 내용과 오락 중심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또 명예 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주장만으로 정보 삭제 등 임시조치가 의무화돼 인터넷 언론의 자유와 독립
이 극도로 제한된다.

특히 방송을 표적으로 ‘백화점식’ 규제와 간섭이 늘고 있다. 지난 19일 국회에 추가로 회부된 ‘방송통신 발전
기본법’은 방송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기존 통신 사업자에게 적용되던 공무원의 ‘현장조사권’이
방송에까지 확대됐다. 그렇게 되면 공무원이 수시로 언론인 방송사를 드나들면서 조사를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시정조치를 할 수 있게 된다. 방송사의 독립성과 자율성은 극도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공영방송법이다. 일부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는 안을 보면 여당은 공영 방송에 대
한 ‘예산 승인권’까지 거머쥐려고 하고 있다. 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경영위원회의 위원 5명 가운데 3명을
여당과 대통령이 차지해 공영방송이 철저히 여당에 종속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공영방송은
일본 NHK와 같이 정치권에 철저히 종속돼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허수아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디지털 전환 특별법에서는 다른 사업자들은 모두 도외시한 채 방송에게만 디지털 전환의 부담을 지우면서
디지털 전환을 미끼삼아 방송사의 허가 취소까지 협박하고 있다. 한마디로 방송의 목줄과 돈줄을 방통위에
모두 넘겨 방송을 꼭두각시로 만들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한나라당은 독소 조항으로 포함한 미디어법안을 아무런 사회적 합의나 여론수렴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심지어 같은 한나라당내 문방위 소속 의원조차 미디어법안을 공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무리하게 미디어법을 처리하려고 하는 것은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보수적인 언론환경을 만들어
장기집권을 위한 기초를 닦으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미디어법 개악에 반대하는 언론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며, 집권 여당이 민의를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강행처리에 나서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다. 우리는 이에 한나라당이 졸속으로 처리하려는 미디어법
입법을 당장 중단하고, 원점으로 되돌아가 언론종사자들과 언론단체 등의 여론을 수렴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칠 것을 요구한다.  만약 이를 무시할 경우에는 전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08년 12월 29일
KBS 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