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더 이상 방송을 파국으로 몰아넣지 말라

– 한나라당은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

지난 12월 3일 한나라당 ‘미디어산업발전특별위원회’(이하 미디어특위)가 무더기로 내놓은 ‘미디어 관련법 개정
안’은 조중동을 제외한 모든 언론과 언론인, 그리고 시민을 향한 막가파식 폭거다. 특히 방송법 개정안 등 방송 관
련 법안들은 방송계와 방송인 전체를 향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한나라당 미디어특위가 호시탐탐 방송을 노려
온 대기업 재벌집단과 조중동의 ‘대리인’으로 나서 이들의 ‘방송계 점령’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우
리 방송인들은 한나라당의 폭거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저들의 선전포고에 맞서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키
기 위해 전면전을 불사할 각오를 분명히 밝힌다.

지상파방송에 대한 조중동과 대기업의 소유지분 20% 허용, 보도전문채널과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조중동과 대기
업의 소유지분 49% 허용 등 이번 한나라당의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의 핵심은 누가 봐도 조중동과 재벌에게 방송
을 고스란히 갖다 바치기 위한 것이다.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 발표 직후 정병국 한나라당 미디어특위 위원장은 직
접 “메이저 신문 한 개 플러스 대기업의 문제는 고려해 봤다”고 밝혔다. 즉, 조중동 중 한 개 신문과 삼성이나 현
대, LG 등 재벌기업 한 곳이 각각 20%의 지분을 가지고 결합한 ‘조중동+재벌 방송’을 염두에 두고 이번 개정안을
마련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뻔뻔하게도 ‘언론자유의 신장’, ‘미디어산업의 활성화’, ‘대국민 서비스의 향상’이라는 ‘3대
기조’ 아래 이번 개정안을 마련했다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도대체 ‘조중동 방송’과 ‘재벌방송’의 등장이 언론자유의 신장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아니 반대로 그동안 정
권과 자본에 비판적이었던 기존 방송의 숨통을 죄고, ‘친정권·친자본’ 방송의 활로를 열어줌으로써 언론자유를
도태시키려는 것이 한나라당의 개정안이 아닌가.

‘미디어산업 활성화’ 또한 듣기 좋은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는다. 정권과 자본에 우호적인 방송은 승승장구할지
모르지만, 기존 방송들은 굴종이냐 도태냐의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아가 산업논리가 횡행하면
서 미디어 환경 전체가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정글로 변해 결국은 권력을 등에 업고 자본을 틀어 쥔
극소수 ‘조중동+재벌방송’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이것을 어찌 ‘미디어산업 활성화’라고 부를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건전한 미디어생태계에서 미디어산업 또한 활성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것은 미디어생태계를 교란시키고 급기야는 황폐화시키는 것일 뿐이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대국민 서비스 향상’이라는 것도 허언에 지나지 않게 된다. 권력을 감시·견제해야 할 언론 본연의 기능은
사라지고 ‘국민’을 돈벌이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미디어환경에서 어떻게 서비스가 향상될 수 있겠는가.

한나라당이 대기업 등 상위 1%와 기득권 세력만을 위한 정당임이 이번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을 통해 다시 한 번
여실히 증명됐다. 얼마 전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와 보도전문채널 등에 10조원 미만 대기업의 소유를
허용함으로써 우리 방송인들의 분노에 불을 지른 것도 모자라 한나라당은 10조원이라는 형식적인
울타리마저도 허물어버렸다. 이런 한나라당과 손뼉을 맞출 매체는 이미 조중동 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함께 눈물 흘리는 ‘구세주’라도 되는 것처럼 찬양하는 언론,
‘종부세 무력화’가 마치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인 양 여론을 선동하는 언론은 ‘조중동 신문’으로 충분하다.
‘조중동 방송’까지 등장시켜 ‘한나라당 영구집권’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분수를 모르는 지나친 욕심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글로벌 미디어그룹’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를 막을 생각은 없다. 경쟁력 있는 영화나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지금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조중동이든 대기업이든
지금도 얼마든지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은 활짝 열려 있다.
그런데 왜 하필 한나라당은 국내 여론시장과 미디어 환경을 붕괴시켜서 ‘글로벌 미디어그룹’을 ‘육성’하려는
것인가.

우리 방송인들은 결코 한나라당의 의도대로 미디어 관련법이 개정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조중동과 재벌집단들이 들어와 방송계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을 결단코 저지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한나라당 미디어특위는 이번 개정안을 철회하고 우리나라 ‘미디어산업’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한나라당이 이번 개정안을 철회하고, 미디어 발전을 위한
진정한 의지를 보인다면 우리 또한 얼마든지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 만약 한나라당이 끝내 이번 개정안을
막가파식으로 밀어 붙이겠다면 우리 방송인들 또한 총궐기하여 이에 맞설 것이다.
한나라당은 더 이상 우리 방송을 파국으로 몰아넣지 말라.

2008. 12. 8

한국방송인총연합회

(한국PD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한국아나운서연합회,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한국방송카메라감독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