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에서 방송의 미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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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YTN 임장혁 기자 (95년 YTN 입사, 前 돌발영상팀 現 사회부) SBS 이정애 기자 (95년 SBS 입사, 前 뉴스추적, 現 미래부) KBS 박중석 기자 (2000년 KBS 입사, 前 취재파일 4321, 탐사보도팀 現 탐사제작부) MBC 임명현 기자 (2003년 MBC 입사, 現 보도제작국 ‘후+’)



일시 : 2010년 8월 17일 오전 11시
장소 : 여의도 한식당
참석자 : 임장혁 (YTN 사회부)
이정애 (SBS 미래부)
박중석 (KBS 시사기획 10)
임명현 (MBC 시사기획 후+)

격변의 디지털시대 ‘저널리즘’에 대한 논의는 과연 식상하고 시대착오적인 것일까. 인쇄매체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신문의 어려움을 보며 어떤 이들은 ‘저널리즘의 위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정책자들은 ‘저널리즘’을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방송채널의 확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과연 물리적인 통로의 확대가 과연 ‘위기의 저널리즘’을 살려낼 수 있을 것인가? 현장 기자들 단연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저널리즘의 본질은 채널이 아닌 저널리스트에게서 나오는 것이고, 저널리즘을 살리는 것도 저널리스트이기 때문이다.

8월 폭염 속 여의도 한 모퉁이에서 4명의 방송기자들이 모여 ‘저널리즘’이란 결코 떨쳐버릴 수 없는 진중한 주제를 ‘탐사보도’의 취재 경험과 버무려 툭툭 던져 내고 있었다. <편집자 주>



임장혁: 탐사보도라….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기자의 모습’과 ‘기자의 역할’이 바로 ‘탐사보도’ 아니었나 싶어요. 기자생활 16년 동안 지금껏 탐사보도를 해본 경험은 없지만. 헛살았나?(웃음) 자유롭게 취재하고 여기저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막연하게 꿈꿨던 기자의 모습, 완벽한 보도로 사회를 뒤흔드는….(웃음) 박중석 기자는 탐사보도팀에 있죠?



박중석: 지금은 ‘탐사보도팀’이 아니라, 보도제작국 ‘시사기획 10’에 소속되어 있죠. 저는 한자리에 있는데 직제는 계속 바뀌었네요. ‘탐사’는 제작영역이 아니라 취재와 보도의 영역인데, 보도제작국에 두고 ‘탐사제작부’라고 칭하는 것은 탐사의 가치를 무시하기 힘드니까 구색내기용으로 명명한 것은 아닌지 싶어요.



이정애: 저는 탐사보도를 제작과 보도의 영역으로 나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PD가 하든 기자가 하든 탐사보도로서의 요건을 갖추면 탐사보도 아닐까요.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어떤 날은 기획취재의 느낌이 더 강하고 어떤 날은 탐사보도의 느낌이 강하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프로그램 이름만으로 탐사보도인지 아닌지를 나누기는 힘들 것 같아요.



박중석: 예전 탐사보도‘팀’ 이었을 때 홍콩의 한 도서관에 자료를 요청한 적이 있었는데, 한글로 ‘조사보도부’로 기명되어 답신이 왔어요. 그때, 탐사가 조사의 영역일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깊게 파고들어 발굴해내는 것이 탐사라고 본다면 말이죠. 그런데 중국서는 조사보도부라고 하나요?



이정애: 신문에 조사부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탐사’와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닌 듯 싶구요, 자료를 찾아주고, 컴퓨터 분석을 도와주는 부서, 탐사를 도와주는 기자로서 조사 전문기자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임장혁: ‘탐사’와 ‘조사’라…. 풍기는 뉘앙스로 보면 ‘조사’는 일에 대한 확인작업 정도의 이미지인 듯 싶네요. ‘아이템 발굴’ 보다는 던져진 일에 대한 확인 작업이 조사라면 ‘탐사’라는 것은 발굴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발굴하려는 의지!



박중석: 제 생각에도 기자가 만드느냐 PD가 만드느냐의 문제는 아닌 것 같구요. 제작에 기반을 둔 보도물이 아니라, 취재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생각해보세요. 그동안 여기저기서, 많은 보도물을 탐사보도의 이름으로 냈지만, 대부분 사라지고 말았잖아요. 마치 유행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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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애: 2007년 ‘탐사보도언론인회’에서 탐사보도의 개념과 요건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무언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보도, 발표된 것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발품을 팔아서 추구하는 것이 들어있어야 하고, 그 사안이 공중에게 중요한 사안이어야 하며,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새로운 추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정리했었지요. 미국의 탐사보도 논의에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데요, 꼭 피해자나 가해자가 있지 않아도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새로운 추세’에 대한 설명이었구요, 그래도 최소한 고발 대상은 있어야겠죠.



박중석: 맞아요.(고개를 끄덕이며) 고발대상과 공분의 지점이 분명해야 한다고 봐요. 큰 권력이든 작은 권력이든 공분과, 그리고 뭔가 숨기고 있는 진실을 찾아내는 것. KBS 탐사보도팀의 모토가 ‘권력과 차별에 맞서는 진실’ 이었답니다.



임장혁: 취재의 깊이와 관련해서는 당사자의 주장이나 인터뷰에 대한 해명뿐만 아니라 그 말들에 대한 확인 또는 입증 작업까지 마쳐야 하지 않을까요. 문건, 공식문서, 물증 등을 통해 양쪽의 대비되는 주장을 입증까지 취재진 스스로가 해 내는 것 말이죠. 사실 그동안 KBS 탐사보도팀이 역할을 많이 했고, MBC의 경우 기자들도 열심히 했지만 교양제작국 PD들의 노력이 크지 않았는가 싶어요. SBS도 뉴스추적을 통해 많은 관심을 보여줬는데, YTN도 힘을 내야겠네요.(웃음)



이정애: 탐사보도는 사실 즐거운 일은 아니에요. 보람은 있는데, 굉장히 힘들고 마음 아픈 일도 많았어요. 저 같은 경우 개인적으로 만4~5년 했는데, ‘뉴스추적’을 통해서요. 좋았던 것은 ‘기자가 되면 이런 것을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것에 가장 가까운 기자상을 보여줬던 기간이었다는 것이죠. 뭔가 사회 정의를 위해,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그러나 회의도 들더군요. 몇 년 전에 분명히 제기했던 문제인데 변화 없이 비슷한 사안이 또 터졌을 때 도대체 그동안 내가 문제 삼았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나? 싶은 자괴감…. 아시죠?



박중석: 탐사보도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인사검증 등 권력부분은 미흡하지만 많이 접근했는데, 우리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차별의 모습, 이를테면 이주노동자, 남녀차별, 장애인의 문제 등 차별적인 요소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해 보지 못했다는 점이에요. 취업 데이터 등 통계데이타를 잘 엮어 냈더라면 또 다른 진실을 찾을 수 있었을 테고 아마도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들여다 볼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쉬워요.



임명현: 기자에게 수사권은 없지만 누구의 말이 맞는지 확인해볼 수는 있잖아요. 4대강 보도만 보더라도 “여당은 이렇게 말하고, 야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예산은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가 보도의 패턴인데, 실제 현장으로 가서 보여주고 취재하고 사실을 밝혀내는 것이 탐사보도가 아닐지. 일반인들은 하기 힘든 일을 기자가 대신해 줘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미공개 팩트 발굴, 미공개 현장, 광범위한 조사 등의 방법으로요. 너무 막연한가요?



박중석: 이라크 아프간 전쟁시 미국에서는 상업언론조차 그 전쟁의 이득이 누구에게 가는지, 누가 후원금을 냈는지 파헤치는 보도가 있었어요. ‘4대강’ 또한 누구에게 이득인지 파헤쳐 보는 것도 탐사보도의 좋은 아이템이 될 것 같아요. 건설업체의 이득인가 전 국민의 이득인가!



임장혁: 보도이후 더 이상의 논란거리가 되지 못하게 종지부를 찍게 만드는 것이 탐사보도일 것 같아요. 해당기관이 부인하면 또다시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그런 보도가 아니라 의혹의 당사자가 더 이상 논란의 여지없이 꼼짝 못하게 할 수 있는, 최종확인점. 이것이 바로 탐사보도의 완결 아니겠어요.



이정애: 바로 그 점에 있어서 언론사의 의지가 아주 중요하게 떠오르죠. KBS가 탐사보도가 가능했던 것이 팀이 만들어진 후 시간도 주고 예산도 주고 적지 않은 사람도 배정해 줬잖아요.



박중석: 맞아요. 돈과 인력과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훌륭한 탐사보도가 나오기 힘들지요. 그런 점에서 위클리 형태의 프로그램 있잖아요. 이를 테면 ‘후+’ 같은 프로그램은 적어도 4주마다 방송해야 하고, 물론 양해가 되면 6~7주 정도 시간을 마련할 수도 있겠지만요. 일정한 기간이 정해져 있잖아요. 기간과 시간적 제약, 재정의 문제가 따르죠. 탐사보도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자율성을 필요로 해요.



임명현: 시간적 제약도 제약이지만 얼마나 시청률이 나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항상하게 되요. 그렇다보니 소재가 제한되고 있는 측면도 있는 것 같구요. 저 같은 주니어들이 돌파해야 하는데 의외로 장벽이 높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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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혁

 


탐사보도를 자꾸 축소시키는 이유는?


임장혁: 방송사들이 대부분 탐사영역을 축소, 약화 시키는 추세인 듯 보여요. 진짜 기자로서 할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탐사보도가 자꾸 축소되는 그 이유, 이걸 탐사보도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웃음)



박중석: 검사들에게 계좌추적권과 영장 압수수색권이 있다면 기자에겐 의혹제기권이 있잖아요.(웃음) 진실의 전면을 다 들어낼 수 없겠지만, 문제를 제기하고 촉발해 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봐요. 내부 제보자가 있으면 좋지만,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일이고 기자의 속성은 고발 폭로인데, 그래서 휴지통도 뒤지잖아요? 제보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어떠한 취재를 할 것인가. 그것이 바로 탐사보도팀이 만들어진 이유이죠. 자료를 분석하고 의문을 발굴하고 없는 제보자를 만나 끄집어 내야하는 일이요.



이정애: KBS가 2005년에 프로그램에 얽매이지 않는 탐사보도팀을 만든 것은 획기적이었던 거죠.



박중석: 2005년 5월 KBS에 탐사보도팀 탄생한 이후 기자가 많게는 12명 정도였고 전문성 있는 전문리서처도 2명이나 있었죠. 6개월에 하나정도의 아이템을 혼자하기도 했었고 2~3명씩 협업도 했었구요. 이병순 사장 체제하에서 절반으로 줄었고, 지역발령도 났구요, 보도국에서 보도제작국으로 옮겨졌지요. 얼마 전 시사기획 ‘쌈’이 ‘시사기획 10’으로 바뀌면서‘쌈’파트와 ‘탐사보도’파트가 합쳐진 뒤로, 지금은 대략 3~4개월마다 혹은 드물게는 한두달 만에 하나씩 만들어야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제작의 질을 유지하기란 무척 힘들지요. (한숨) 어느 세월에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그렇겠어요. 제작여건에 쫓겨 납품기간을 맞추다보면 절대 ‘빵구’안날 안전한 아이템을 찾게 될 수밖에 없잖아요.



임장혁: 중요한 것은 자율성인데, 그게 없어지니까, 선정하는 아이템부터가 삐거덕거리는 군요. 충분한 시간, 보호자로서의 데스크, 재정지원자로서의 회사, 이게 잘 맞아야 하는데.



임명현: MBC에도 예전에 카메라 출동팀이 있었는데요, 취재기한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기획취재팀, 탐사보도팀, 기획취재부 등으로 명칭이 변하면서 어느 순간 어느 순간 고발의 힘이 예전보다 약해진 부서가 된 것 같거든요.(힘 빠진 웃음)



보호자로서 테스크, 재정지원자로서 회사가 필요



박중석: (웃음)새로운 발굴은 힘드니까 동료기자의 이해, 회사 간부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가 없으면 힘들거든요. 탐사보도 치고 그림 있는 게 없잖아요. 다들 자료에서 발굴해 내는 것이기 때문에. 방송에서 그림이 없다는 것은 모두들 아시겠지만 ‘큰 죄악’이죠.



임명현: 제가 최근에 ‘PD수첩’의 한학수 PD가 쓴 책을 읽었는데 이런 부분이 있었어요. 5월부터 취재하다 너무 힘들어서 9월에 포기하려고 했는데 부장이었던 최승호 선배가 이럴 때 꺾이면 안된다고 연말까지는 해보고 포기하더라도 그때하자고 했다는 거에요. 기자의 뚝심이 PD보다 약한 것 아닌가 생각도 들었어요. ‘기자’ 자체가 귀가 얇고 합리화의 논리를 잘 만들어 내고 그런걸까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겸연쩍은 웃음) 물론 기자들도 잘 할 수 있지만, 갈수록 벌어지는 제보의 차이, 팀 분위기의 차이를 무시하기 힘들죠.



박중석:(둘러보다) PD의 뚝심이 아니라 ‘PD수첩’의 뚝심인 거죠.(일동 웃음)



이정애: 기자의 뚝심이 PD의 뚝심보다 더 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관련 프로그램을 할 때 주변에서 얼마나 믿어주고 지지해주나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돼요. 예전에 어떤 책을 보다가 “좋은 기자는 좋은 데스크가 있어야 가능하다”라는 글귀를 접했는데요, 특히 탐사보도의 경우 윗선의 판단과 행동이 중요한 것 같아요.(일동 고개 끄덕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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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석

어려울 수록 더욱 제대로


이정애: 지난 6월에 미국 탐사보도기자협회(IRE) 총회가 있어서 휴가내고 자비로 다녀왔거든요. 그런데 KBS에서는 회사 돈으로 8명 보냈더군요. 정~말 부러웠어요.(일동 웃음) IRE총회에서 무척 인상 깊었던 일이 있는데, 미국에서금융위기 여파로 인해 기자들도 많이 감축되었는데 미국 CBS <60분> 의 기자 브라이언 핏스 말이 “CBS에서도 많은 기자들이 잘렸는데 <60분>팀의 탐사기자들은 한명도 잘리지 않았다”라는 거예요. 이런 때일수록 탐사보도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 같더군요. 형편이 어렵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제대로 보도해야 한다는 인식이 그 바탕이었던 것으로 보여요.



박중석: 저도 거기 있었어요. 저는 기억나는게 돈을 많이 들지 않고도 탐사보도 할 수 있는 방법이요. 비비안실러라고 NPR CEO가 한 이야기였는데, 금융위기 여파로 기자들이 줄줄이 감원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기자들의 고민 중의 하나가 바로 돈 안드는 탐사보도에 대한 것이었다고 해요. 해결책 중의 하나로 비영리 단체와 연계하는 방안들이 나왔는데, 프로퍼블리카(ProPublica) 이런 단체들요. 요즘 뜨는 단체가 반(反) 비밀주의를 내세운 위키릭스(Wikileaks)죠.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세계일보가 참여연대랑 같이 했던 아이템도 있었는데 그런 것도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정애: 맞아요. ‘저 사람들은 탐사보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니까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절대 해볼 수 없는 것 아니겠어요. 미국의 경우 적은 비용으로 탐사보도를 잘 할 수 있도록 대학과 연계를 시킨다든지, 트위터 같은 새로운 매체 활용법을 교육시켜 주는 곳도 있더군요. 우리에게도 정보공개 청구 방법이나, CAR, 트위터를 이용한 취재방법 등 이런 것을 교육하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임명현: 예전에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소득세 탈루 이런 것을 찾아내야 하는데 해 본적도 없고,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너는 6년차나 돼서 그런 것도 모르냐 혼나기도 싫고, 물어보자니 알만한 사람도 없는 것 같고…. 그럴 경우 잘 분석해내는 좋은 취재원을 찾아내는 것도 해결책의 하나인데요. 취재원 속성상 ‘큰 건’이면 저한테만 주겠어요? 여기저기 다 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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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이 가장 두렵다


박중석: 맞아요. 단절이 가장 두려운 것 중에 하나에요. 저도 벌써 다 잊어버리고 있거든요. 자료를 보는 방법, 자료를 정리하여 찾아내는 방법, 예전 자료들과 비교하는 방법들은 안 쓰면 잊어버려요.



이정애: IRE(미국탐사보도기자협회) 갔을 때 로웰 버그만 – 담배회사랑 싸웠던- CBS <60분> 담당 PD였던 그 분 아시죠? 그 분을 인터뷰했는데 우리나라도 탐사보도를 하기 위한 외부여건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시청률도 예전보다는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더니 ‘좀 더 세게, 치열하게 부서지면’ 시청자는 돌아온다고, 시청자가 안보기 때문에 안한다는 것은 논리가 안 맞다고 일침을 가하더군요. 기자로서 내가 이 문제만큼은 꼭 하겠다고 다짐했던 적이 얼마나 있었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박중석: (고개를 끄덕이며)그렇죠. 기자 개개인의 자세도 중요하지요.



임장혁: 과거에는 선배랑 치열하게 싸우면 술 한잔 마시며 풀던가, 앙금으로 남던가의 차원이었는데 지금은 자신의 신변과 관련된 위협으로 다가오거든요. 말하자면 인사상의 불이익으로요. 눈치보고 몸사리라는 뜻이 아니라 지략적이고 현명하게 자기 기사가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박중석: 진실을 파헤치려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어려운 시절이죠. 압박감의 차이는 좀 나겠지만. 그 속에서도 더 많은 진실과 더 좋은 보도를 하려면, 그리고 그 방법 중의 하나가 탐사보도라면, 맥이 끊기지 않게 해줄 필요가 있어요. 정보공개청구 노하우, 기본적인 엑셀 사용법, 공공기관 인터넷 사이트 자료 검색법 등 이런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곳이 필요해요. 1주일 정도의 코스가 있다면. IRE의 부트 캠프(탐사보도 관련 교육센터) 같은 것이요. 경험상 정보공개 청구도 한참 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기던데, 그런 것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교육과 정보공유 참여의지 높아


임명현: 영업비밀이 아닌 선에서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면, 그게 또 방송탐사보도를 발전시키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요. (모두들 웃음)



이정애: 그러게요.(둘러보며) 그럴 기회가 있으면 모두 열심히 참여 할 거죠?



모두들: 그럼요, 그럼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