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역할을 죽이는 언론사 경영진_정연우(민주언론 시민연합 공동대표)


언론의 역할을 죽이는 언론사 경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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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민주언론 시민연합 공동대표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송에서 시청률은 중요하다. 굳이 광고수익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뉴스나 보도 또한 다르지 않다. 그래야 비판과 감시를 더 효과적으로 하고 건강한 여론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언론본연의 역할을 줄이겠다는 것은 전혀 엉뚱하다. 다양한 콘텐츠와 매체들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어 시청률이 높이기 위해 대중들의 관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지상파 방송도 그 틈바구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시장에서 광고를 통해 필요한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방송의 경우에 시청률은 더욱 절실하다. 따가운 눈총에도 막장 드라마나 막말 연예 오락 프로그램이 그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인기있는 장르나 프로그램들은 공적 역할을 하는 방송사에서 굳이 제작하여 공급하지 않더라도 차고 넘친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수많은 채널들에서 연일 쏟아진다.


문제는 당장의 돈벌이는 시원치 않거나 아니면 제작비가 많이 들지만 사회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들이다. 이는 상업적 유료방송에서는 만들지 않는다. 그냥두면 시장에서는 저절로 공급되지 않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방송하는 것이 방송의 사회적 공공적 역할이다. 그 핵심은 바로 저널리즘 기능이다. 신문 저널리즘의 쇠퇴로 더욱 방송 저널리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추세이다. 저널리즘은 시대의 고발자이며 감시자적 구실을 한다. 권력이나 자본의 부정과 불의에 맞서면서 진실을 알리는 첨병이다. 이 정권 들어와 KBS가 비판적 시사프로그램들을 폐지하거나 변경한데 이어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MBC가 주말 뉴스시간대를 옮기고 일부 심층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폐지하려한다. 오로지 돈되는 프로그램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공영방송의 공공적 역할을 외면하고 스스로 유료시장의 상업적 채널로 가는 길이다.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강화가 방송사에게 경제적 부담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심층성을 강화한 보도 프로그램이 방송사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가져온다. 당장 눈앞의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장기적으로 방송사의 경쟁력과 위상을 높여갈 것이다. 압도적 1위를 지키던 KBS의 신뢰도가 추락한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 때문이다. 공공적 역할을 충실하게 하여 국민적 신뢰를 쌓는 것이 방송사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근본이다. 심층보도 등 공적 프로그램은 제작비는 많이 드는 반면 광고수익은 시원치 않을 수도 있다. 수익성이란 측면에서 보면 영 마뜩찮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널리즘 없는 방송은 언론으로서 이미 죽은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겉으로는 MBC가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며 시사프로그램을 축소하려하지만 결국 권력에 대한 비판이 부담스러워진 경영진들이 빌미를 찾으려는 것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어떤 이유로도 시사프로그램의 위축은 방송이 언론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언론의 역할을 줄이겠다는 경영진은 더 이상 공영언론사의 경영진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천명하는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