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대탕평을 시작할 것인가?

어디서 대탕평을 시작할 것인가?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자가 대탕평을 내걸었다. 대탕평의 실질적 모습이 어떤 것일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가지도자연석회의, 그리고 조각을 통해서 대탕평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대탕평의 밑바탕에 화해가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화해는 먼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1,470만 명에게 향해야 한다. 이들의 불안과 바람을 읽어내야 한다. 그 불안과 바람 속에 우리의 동료 방송인 14 명이 있다.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1,570 만 명의 마음 속에도, 상식과 합리를 가진 이라면, 비슷한 심정이 있으리라고 본다.

일터에서 쫓겨난 우리의 동료가 누구인가. 낙하산 사장을 막으려다, 불공정 보도를 막으려다, 해직이라는 사형선고를 받은 이들이다. 방송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방송기자 제1의 원칙에 가장 충실한 이들이다. 그들의 진심을 알기에 이 땅의 방송기자들은 빚진 자의 심정으로 동료들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대탕평이라는 이름으로 응답할 때이다. 공정방송을 가장 절절하게 염원한 기자들의 진정함을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면, 도대체 대탕평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솔직히, 방송기자들은 박근혜 당선자의 약속을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아니, 방송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자행한 방송장악의 과실을 누리려 할 것이라고 의심한다. 이를 근거로 우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언론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가치가 보존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고 있다.

참 언론인을 제 자리에 돌려놓는 조치가 조속히 이뤄지기를 희망한다. 그렇다면 의구심은 사라질 것이다. 지난 5년간 울분과 투쟁으로 점철된 방송계에도 평화의 기운이 솟아날 것이다. 그렇게 생긴 평화는 사람들을 화해시키고 나라의 힘을 모으는 동력이 될 것이다.

2012. 12. 21

방송기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