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JIBS 기자들의 참회와 절규를 경영진은 귀담아 들으라

제주방송 JIBS 기자들이 발표한 ‘언제까지 기자들을 부끄럽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는 이땅의 모든 방송기자들을 숙연하게 만드는 참회록과 같은 것이다.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파업에 참여중인 기자들은 참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자신들의 치부를 낱낱이 공개하고 저널리스트로서의 거듭남과 이를 위한 환경 조성을 사측에 촉구했다.

“부끄럽습니다. 공정방송은 꿈을 꿀 수도 없었고 경영진의 입장에 따라 도정 편향적인 방송, 협찬을 위한 기사와 보도프로그램으로 연명해 왔습니다. ‘돈이 되는 뉴스’ 제작이 관행이 되다보니 어느새 경영진의 요구가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기 시작했고 새롭고 참신한 시각을 지닌 후배 기자들에게 이를 강요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도민과 애청자 여러분들의 알권리를 침해한 점, 진실이 외면되고 왜곡된 보도를 접하게 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누가 이들을 이처럼 벼랑으로 내몰았는가? 얼마전 한 종편방송의 광고와 협찬을 이용한 보도, 제작 과정이 낱낱이 공개돼 충격을 줬는데 이런 ‘머릿기사감 뉴스’를 대부분의 언론매체가 거의 다루지 않았다는 점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인터넷이든 그런 관행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은 한곳도 없다는 분석은 많은 언론인들에게 자괴감을 안겨 주었다. 제주방송 기자들이 내놓은 고백은 JIBS 역시 이런 관행의 포로였음을 자인하는 것이고, 이제는 그런 관행에서 벗어나 방송다운 방송, 뉴스다운 뉴스를 만들어보자는 경영진을 향한 호소와 절규에 다름아니다.

제주방송 기자들은 이같은 호소가 자기 얼굴에 침뱉기 아니냐는 비난도 있을 것이지만 ‘파업의 목적이 JIBS 기자들이 그렇게 고대하던 공정방송과 방송 제작 환경 개선이 핵심’이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며 경영진과 간부들의 호응을 촉구하는 결연함을 보이고 있다.

전국의 민방 가운데 가장 열악한 임금, 복지 수준에서 축적한 이익 잉여금 320억원. 바로 이 숫자 하나만봐도 그간 제주방송 직원과 기자들이 감내해온 고통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JIBS 직원들이 감내해 온 인내와 고통의 성과는 바로 이들이 원하는 공정방송, 품격 높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방송 환경 조성에 쓰여야 한다. 그것이 광고와 협찬, 지원으로 JIBS를 후원해 온 제주 도민과 시청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특히 제주방송 경영진은 방송의 최대 자산은 그 무엇도 아닌 기자와 PD, 아나운서, 엔지니어, 행정 등 ‘방송 인재’임을 직시해야 한다. 이들의 창의성과 기획력에 JIBS의 미래가 달려있다. 방송 인재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고 어떻게 방송사와 방송 프로그램의 장기적 발전을 기약할 수 있겠는가?

JIBS 경영진은 자성과 각오를 표출한 후배 기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

2015423

방 송 기 자 연 합 회

 

첨부: 성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