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김인규 씨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


오늘 오전 KBS 이사회가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을 KBS 사장으로 추천했다. KBS 이사회의 이사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김인규 씨에게 표를 몰아주었고, 이제 공영방송 KBS는 정치권에 몸담았던 새 사장후보로 인해 또 한 번 소용돌이에 휘말릴 위기에 봉착했다.



김인규 씨가 어떤 인물인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캠프의 방송발전전략실장을 거쳐 대통령 당선 이후 청와대 비서실 언론특보를 맡았고 이후, KBS 사장 입성을 노리다 KBS노조와 사원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쳐 좌초한 뒤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에 임명된 인사다.



KBS 이사회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의 모 의원은 “정치권에 ‘잠깐’ 몸담은 적이 있지만 KBS에 30년 동안 있었다”고 얼토당토 이해하지 못할 말을 하고 있고, 또 다른 의원은 ‘능력’이 있기 때문에 낙하산이 아니라는 해괴한 주장까지 해대고 있는 현실이 우리를 참담하게 만든다.



도대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그 능력이 무엇이란 말인가. 언론인으로서의 본인을 버리고 정치인으로 태어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인가? 대선캠프에 들어가거나 청와대에 들어가 노력봉사 한 사람만이 그 ‘능력’을 인정받아 공영방송사 사장이 될 수 있다는 말이라면 우리는 단호히 거부한다.



특정 정치세력을 위해 일했던 사람이 모든 국민을 섬겨야할 공영방송의 수장이 될 수 없다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김인규 씨가 공영방송의 사장이 될 경우 앞으로 공영방송은 이제 ‘정치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제 대선 때가 되고 총선 때가 되면 공영방송의 모든 인사들이 정치권에 줄을 대기 위해 몸이 달을 것이다. 그렇게 해야 공영방송의 수장이 되는 현실인데, 정치권에 줄을 대지 못하는 자가 바보인 세상이 되는 것이다. 그런 부작용을 어떻게 감당하려는가. 이는 두고두고 업보가 될 수밖에 없다.



김인규 씨는 스스로 자질 미달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언론사로 돌아오고자 하는 욕심을 버려야 할 것이다. 과거 언론인이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본인 스스로도 ‘잠깐’정치권에 몸담았다는 것 사실 자체가 언론사 수장이 되기에 얼마나 큰 흠결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욕심을 버리는 것만이, 당신이 사랑하는 KBS를 위한 길이고, ‘기자였던’ 선배를 존경하고 있는 ‘기자’후배들을 위한 길이며, 언론을 위한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09. 11. 20
방송기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