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독립을 위한 MBC기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후배 기자들의 애타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MBC경영진이 결국 신경민 앵커를
교체했다. 우리는 앵커 교체가 경영권자의 인사권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그동안 신중히 사태를 지켜보았다. 또 MBC 경영진이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러나 MBC
경영진은 방송의 독립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기자들의 열정을 무참히 짓밟고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메인 뉴스 앵커를 교체함으로써 결국 권력에 굴복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말았다.

 

신경민 앵커가 왜 문제였는가. 신 앵커는 지난 1년여 동안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아
민감한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해 특유의 소신 있는 발언을 해 왔다. 그 발언 대부분은
정부나 여당, 정치권, 법원 등의 기득권 세력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었다. 신 앵커의
발언은 보수 언론에서 말하지 않는 진실을 포함하고 있었고, 시청자들은 그래서
신 앵커를 지지했었다. 정부 여당에서는 당연히 불편했을 것이다.

 

신 앵커의 발언들은 전문 직업인인 저널리스트로서 사회․정치적 현안에 대한 의견을
표현한 것이었다. 이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
그래서 제대로 된 언론사라면 이를 억압하려는 외부 권력에 맞서서 사운을 걸고
싸우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MBC는 정권에 비판적인 앵커를 지켜주기는 커녕,
사내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교체를 강행하는 비민주성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현 정권은 권력에 비판적인 방송을 하는 MBC를 계속 압박해왔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MBC는 주인 없는 문어발식 재벌”이라는 강경발언
등을 하면서 문화방송을 압박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MBC의 정명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며 민영화 가능성을 내비췄다.
MBC 전영배 보도국장도 기자들과의 면담에서 “청와대의 압력이 있다는 것을
나도 안다”며 압력설을 뒷받침했다. MBC는 지난해 연말에도 신경민 앵커를
교체하려다가 젊은 기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이를 포기했었다. 이런 저런 정황을
따져볼 때 신경민 앵커는 정권과 권력에 비판적이었기 때문에 교체됐다는
것으로 결론 내릴 수밖에 없다. 경쟁력이 없어서 교체한다는 경영진의 논리는
핑계거리에 불과하다.

 

방송기자연합회는 권력에 굴복하려는 회사를 살리고, 방송의 독립과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MBC기자들의 의지와 열정을 적극 지지한다. MBC 경영진에게 요구한다.
하루빨리 기자들과의 대화에 나서라. 만약 회사를 살리려는 기자들의 최소한의
요구마저 묵살하고 이를 강경책으로 사태를 악화시킨다면 우리 방송기자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권에 경고한다. 행여 이번 사태가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독립을 침해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전체 방송기자들의
굳센 연대와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2009년 4월 14일

방송기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