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김재철을 비호하는가

누가 김재철을 비호하는가.

 

방송문화진흥회가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부결시켰다. 우려했던 대로 여당 추천 이사들이 막판에 김재철 지키기에 나섰다. 최소한의 상식과 양심을 기대했건만 그들은 MBC 구성원과 국민의 호소에는 눈과 귀를 닫고 정치권력의 기대에 부응한 것이다. 여야 추천 이사들 간에 김재철 해임에 대해 의견 접근을 이미 이루었음에도 결정적 순간에 여당 추천 이사들이 안면을 바꾼 데에는 필시 연유가 있을 것이다. 그 연유가 무엇인지는 말 안 해도 다 알 것이다. 2012년 11월 8일 방송문화진흥회의 다섯 이사들이 자행한 일은 방송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이 날, 정권의 꼭두각시들이 이사라는 탈을 쓰고 무슨 짓을 했는지 방송기자들은 낱낱이 기억할 것이다.

김재철은 한 마디로 공영방송 MBC를 만신창이로 만든 인물이다. 김재철이 쥐고 흔드는 동안 수 십 년 쌓아온 MBC의 신뢰는 곤두박질쳤고 실력과 양심을 지닌 기자, 피디들은 뉴스와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 쫓겨났다. 이 뿐인가. 김재철은 정수장학회 지분을 팔아 MBC의 공영 체체를 바꾸려고 시도하다 들통 나기도 했다. 국민적 합의 위에 서 있는 MBC 체제를 김재철 같은 자가 하루아침에 바꾸려고 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나아가 그의 개인 비리 의혹을 접할라치면 지독한 악취에 절로 고개를 돌리게 된다. 김재철이라는 방송계의 돌연변이가 MBC와 전체 방송계에 자행한 해악은 말로도 글로도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어떤 잣대에 비추어 봐도 함량미달인 자가 어떻게 공영방송 MBC의 사장직을 이어갈 수 있을까. 현재 대한민국의 두 권력인 이명박과 박근혜가 그의 뒷배를 봐주지 않고야 어찌 해임안 부결 같은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겠는가. 이명박, 박근혜의 대리인들이 방문진 이사에게 직접 주문을 넣었다는 방송통신위원회 양문석 상임위원의 폭로는 그같은 심증을 더욱 굳게 해준다.

역사는 되풀이해 증언해왔다. 꼼수를 쓰는 자 꼼수로 망한다고. 김재철 같은 무자격자를 동반자 삼아 정권을 창출해보려고 꾀한다면 그게 바로 잔꾀요 꼼수라는 점을 역사는 당신들에게 증명해보일 것이다. 잔꾀와 꼼수는 여름철 큰 홍수에 쓰레기 떠내려가듯 곧 우리 모두의 눈에서 사라질 것이다.

2012년 11월 8일

방송기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