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라! 지난 역사가 증언하고 있지 않는가.

 

한나라당과 김형오 국회의장이 오늘 기어코 미디어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직권상정과
날치기 통과라는 극단적인 패악을 저질렀다. 이과정에서 대리투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그리고선, “할 만큼 다했다”느니 “국민과의 약속”이었다느니, “민주주의의 원칙인
다수결의 원칙을 지켰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각종 매체와 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로만 봐도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미디어법에 대해
국민의 60% 이상이 줄곧 반대해 왔다. 언론학자들의 70%이상이 반대했으며, 현직언론인
들은 80% 이상이 미디어법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한나라당
은 미디어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조작된 통계수치를 인용하고, 밑도 끝도 없는 민생법안이
라는 타이틀로 국민을 기만해 왔다. 그리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 대신 밀어붙이기식 힘의
논리로 민주주의를 짓밟았다.

이제 ‘국민의 방송선택권’ ‘여론의 다양성’이라는 양의 탈을 뒤집어 쓴 미디어법의 날치기
통과로 ‘경제적 여건이 되는’ 재벌과 조선, 중앙, 동아 보수신문은 결국 방송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바야흐로 현 정부와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하는 모든 일에 때론 희뿌연 스모
그를 때론 찬란한 특수효과를 뿌려줄 막강한 스폰서를 갖게 된 것이다. 결국 날치기 통과
의 본질은 재벌과 조중동에게 방송 뉴스를 허용한 뒤 정권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이를 통한 장기 집권이었던 것이다.

당신들에게 묻는다. 보수신문과 재벌방송이 뿌려주는 뿌연 특수효과로 시청자의 눈을 가
리고, 국민을 기망하기만 하면 천년만년 당신들의 시대가 지속될 것 같은가? 버려라. 그것
은 헛된 망상이다. 보수신문과 자본력으로 여론쯤은 얼마든지 호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면 그것은 명백한 오산이다. 인터넷의 발달과 매체의 다양성 등으로 일부 보수 언론만을
통제한다고 진실이 가려지는 시기는 이미 지난 지 오래다.

한나라당은 당장 미디어법을 폐기하고, 국민앞에 사과하라. 그리고 상업방송을 늘려 언론
다양성을 깨뜨릴 헛된 망상을 버리고, 수신료를 현실화하는 등 공영방송의 역할을 강화하
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은 언론의 다양성을 강탈하고 파괴한 책임을 뼈저리게 통탄하게
될 것이다. 5공 시절 언론 통폐합이 되었어도 기어코 민주주의는 왔고, 96년 노동악법 날
치기 통과를 국민의 힘으로 되돌린 전례가 있지 않는가. 기억하라. 지난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 땅의 방송 기자들은 언론종사자들과 함께 투쟁의 선봉에 설
것이다.

2009. 7. 22    방송기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