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여론 형성은 민주주의 발전의 필수조건_이민규 중앙대 교수


 


건강한 여론 형성은 민주주의 발전의 필수조건


좋은 저널리즘을 키우는 프랑스, 독일 그리고 유럽 국가들



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언론학박사, 미주리대 언론저널리즘 전공



사용자 삽입 이미지프랑스나 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의 경우 공익적인 가치와 목적의 실현을 위해서 국가의 공적자금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가가 언론의 공적 책무를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국가 개입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방송정책에 개입할 뿐 언론의 자유는 철저하게 보호한다. 본 글에서는 이 같은 언론인 재교육 시스템 가운데 국가의 역할이 활발한 프랑스나 독일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프랑스 지원 규모가 가장 큰 국가


프랑스에서 정치적인 다원성은 최고법인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주요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오랜 중앙집권국가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에서 정부가 헌법적인 가치를 유지한다는 명분하에 언론시장 지원에 적극적인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프랑스인은 생각하고 있다. 국가는 언론이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여론 독과점을 방지하고 지원금을 주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프랑스는 유럽연합국가들 가운데 대언론 지원규모가 가장 큰 국가로 손꼽힌다. 프랑스 정부는 언론은 여론형성과 사회적 영향력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프랑스에서 언론사가 생산하는 ‘정보 상품’은 다른 공산품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전제하에 자유경제나 시장의 법칙에 맡겨 이 같은 언론에서 생산하는 정보 상품을 그대로 방임하기에는 그 중요성이 너무 크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국가주도의 기자양성 및 재교육센터(Centre de Formation et de Perfectionnement des Journalistes, CFPJ)과 기자재교육센터(Centre de Perfectionnement des Journalistes et des cadres de la presse, CPJ)를 통하여 연 3천명이 넘는 현업 언론인들을 재교육하고 있다. 주요 재원은 등록금과 교육세로 충당된다. 특이한 점은 언론사들의 언론 연구와 기자 재교육에 대한 지원은 법률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 재교육에 관한 법률 830조에 의하면 모든 사용자는 매년 종업원들의 교육 활동에 자금조달을 함으로써 ‘계속적인 직업교육’의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방송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방송 시대를 맞이하여 프랑스 방송업계에서는 새로운 방법과 기술관련 재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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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J는 언론인 재교육을 담당하고 있는데 재교육의 주된 목표는 현직 기자들과 간부들이 급변하는 언론환경에 잘 대응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교육기간은 3일 혹은 5일에 걸쳐 실시하는 단기과정과 2개월에서 2년까지의 장기과정이 있다. 분야는 인쇄매체부, 방송부, 그리고 멀티미디어부 등으로 세분화해서 교육이 이루어진다. 또한 사용자측의 요구에 따른 주문형 교육 과정도 실시한다.


결론적으로 프랑스 언론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단연 기자 재교육 기관에서 시행되는 재교육 프로그램이다. 왜냐하면 빠르게 진행되는 뉴미디어의 발달로 새로운 매체 환경을 이해하고 신기술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체계화된 프랑스 언론의 재교육 제도는 법률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


궁극적으로 국가의 적극적인 재정적 법적 지원 하에 이루어진 재교육 제도는 프랑스 언론계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시스템으로 평가되고 있다.




독일
직업상 필수 보완교육


독일의 연방 16개 주는 각 주별로 방송청을 두어 방송 산업 전반에 대해서 지원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들의 논리는 언론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필수적인 요소이며,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는 사회적 공익기관이라는 신념하에 국가의 지원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방송법과 관련해서 주정부는 각 주의 고유한 지역적 특수성을 보장하는 주 방송법을 제정하여 방송정책의 업무지침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정치 경제 전문 저널리즘스쿨(Journalistenschule für Politik und Wirtschaft e.V) ‘쾰른 저널리즘 스쿨’로 명명되기도 하는 정치, 경제 전문 저널리즘 스쿨은 언론인 양성교육에 관심 있는 언론인들과 학자들을 중심으로 설립되었다. 이 스쿨은 설립 이래 지속적으로 정치와 경제분야의 전문 언론인 양성을 목표로 매년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 스쿨은 독일산업무역협회, 독일경제연구소, 미디어 노동조합, 금속 노동조합 등으로 재정지원을 받고 있으며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정부 교육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 받고 있다.

또한 독일 저널리스트 교육연구소(Deutsches Institute für publizistische Bildungsarbeit)에서는 기자들의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언론인센터 하우스 부시’로 칭하는 이 연구소는 언론인 교육을 위해 기자협회와 정부 등과 협력하여 재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 언론인 재교육은 직업상 필수적인 보완교육으로 볼 수가 있다. 재교육을 통해서 언론인들에게 사회 경제적인, 정치적인, 그리고 기술적인 발전에 따른 변화를 인식하고 변화하는 사회를 여러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언론인 재교육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변화의 올바른 의미를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게 교육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재교육을 통해서 급격하게 변화되는 지식과 주변 환경에 적응하게 된다. 언론인에 대한 교육 과정이 현장교육을 중요시하는 모습은 전통적인 독일 직업교육관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언론정책의 논의는 언론학자 맥퀘일이 주장한 것처럼 ‘자유’, ‘평등’, 그리고 ‘질서와 공동체의 유대’로 구분하여 규범적 가치를 논의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주의 정책도 있지만 한편으로 북유럽의 조합주의 모델에 입각하여 공동선을 추진하는 모델도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변혁의 시대를 맞이하여 한국의 기자 재교육제도는 그간 자유주의 모델을 극복하고 북유럽의 조합주의 모델을 적극 도입해야 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