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묻지마’ 언론중재법 개정 강행 중단하고, 국민공청회 응하라!

‘묻지마’ 언론중재법 개정 강행 중단하고,
국민공청회 응하라!

 

6월까지 16개 법안 난무… 7월말 갑작스러운 통합개정안 법안 소위 통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기어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8월 안에 강행 통과시킬 태세다. 지난 7월 27일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일방적으로 개정안을 통과시킨 여당은 한 달도 되지 않았음에도 이젠 개정안 통과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지난 6월 말까지도 여당의원들은 잇따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내놓아 무려 16개나 되는 여당 법안들이 난무했던 상태였다.

현업 언론인 단체 신중한 처리 촉구… 시민단체들도 독소조항 우려

이 과정에서 방송기자연합회를 비롯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등 언론 현업 단체들과 제대로 된 협의나 의견 수렴은 전혀 없었다. 언론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더 많은 논의와 토론 절차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처리를 요구해 왔지만 여당은 철저히 무시해왔다. 심지어 애초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긍정적이던 시민단체들조차 지금은 여당의 개정안에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독소조항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음에도 여당은 꿈적하지 않고 있다.

언론피해 구제법이 가짜뉴스 대책법으로 둔갑

징벌적 손배제, 기사열람 차단 청구 등을 담은 언론중재법 도입 목적도 처음과 달라졌다. 당초 여당은 언론 피해 구제를 실질적으로 현실화하기 위해 법안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해오다가 최근에는 언론중재법 개정이 ‘가짜뉴스 방지를 위한 대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언론을 가짜뉴스의 진원지인 것처럼 몰아 지지자를 규합하고, 규제를 강화해 손봐야 한다는 주장은 ‘가짜뉴스’ 장사로 큰 정치적 이득을 보았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전형적인 대언론 책략이다. 지난해 홍콩 사태 당시 중국과 홍콩 정부에게 비판의 날을 세워온 ‘핑궈(빈과)일보’도 당국의 ‘가짜뉴스’ 공세 속에 지난 6월 말 결국 폐간됐다.

언론에 대한 ‘가짜 뉴스 공격’… 민주주의 위협

아무리 언론이 문제가 많다고 해도 언론 그 자체를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모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한다. 허위정보가 횡행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정말 걱정해야 할 것은 언론에 대한 규제 불충분이 아니다. 정치인들이 언론 비판에 ‘가짜뉴스’ 프레임을 끌어들이면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언론 그 자체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언론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인터넷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주장들, 이성과 사실보다는 구미에 당기는 주장들이 오히려 사람들의 믿음을 끌어가게 되면서 민주주의를 위협하게 된다.

입법 강행 중단하고, 국민공청회 응하라!

우리는 분명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요구한다. 국회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입법 강행을 중단하고, 언론인 단체, 언론 전문가와 학자, 시민단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국민공청회에 응하라!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는 학자와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언론피해 구제보다 오히려 비판 언론 입막음에 악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들리지 않는가?

방송기자연합회는 분명히 밝힌다. 잘못된 보도에 따른 책임, 그것이 배액배상이든 아니든 간에 언론 피해에 대해 합당하고 실질적인 구제를 끌어내는 입법에 적극 찬성한다. 하지만 언론 피해를 구실삼은 정치적, 경제적 권력자들의 언론 통제와 언론 자유 침해에 단호히 반대한다. 개정안에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큼에도, 그 부작용이 어떻게 얼마나 발생할지조차 따져보지도 않는 여당의 ‘묻지마 입법’을 규탄한다.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사악한 조건 또는 부도덕한 관행을 고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있다고 믿지 말라. 그리고 법을 지나치게 믿거나 의존하려고 하지 말라. 처방 차원에서 탄생한 제도는 적의 손아귀에 들어가기 쉬우며, 오히려 탄압의 도구로 사용되기 쉽다.’ 무려 100년 전 ‘민중의 변호사’로 불렸던 미국의 진보 대법관이 남긴 말이다.

 

2021년 8월 9일
사단법인 방송기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