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대표이사가 편집회의를 주재한다면?

 

‘팍스경제TV’는 2019년 2월 ‘아시아경제TV’에서 사명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9개월 뒤인 11월부터 포털에 방송기사를 송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무 명 남짓한 인원으로, 괄목할 성과를 거두며, 방송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팍스경제 TV 기자들 4명이 최근 잇따라 정든 뉴스룸을 떠났습니다. 떠나는 기자들은 ‘방송국에서 방송뉴스를 폐지할 것이라는 계획에 너무 실망했다’고, 팍스경제TV 기자회는 밝혔습니다. 기자회는 성명에서 ‘새 경영진이 시청률과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방송뉴스 폐지를 통한 자발적 퇴사를 강요하고 있다’며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증시 현황과 분석 등을 주로 하는 경제전문방송에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방송뉴스를 폐지하려는 의도가 드러나자, 기자들이 젊음을 바쳐 만든 정든 보도국을 떠나는 형국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게다가 팍스경제TV 새 대표이사는 2020년 1월부터 직접 편집회의를 주재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표이사의 편집회의 주재는 문명화된 OECD 국가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경영권과 편집권의 분리는,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의 전제(前提)조건이자, 존재(存在)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뉴스와 방송을 영리추구의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봉건적 사고를 할 수 있을까요?

 

전국 59개사 2천7백 여 명 방송기자들의 모임인, 방송기자연합회는 팍스경제TV 새 대표의 편집회의 주도는 있을 수 없는 일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경영진이 편집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에서 어서 깨어나야 할 것입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또 사실상의 구조조정과 편집권 침해에 맞서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는 팍스경제TV 기자들의 의지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그들의 ‘편집-편성권 독립 투쟁’이 1975년 동아투위 해직 언론인들이 보여준 자유언론운동 역사의 정통성 위에 서 있음을 천명합니다.

 

이 땅의 3천 방송기자들은 새 경영진의 ‘자발의 탈을 쓴 강제퇴사’와 ‘편집권 침해 시도’를 거둬들이지 않는다면, 팍스경제TV 기자들의 대오에 굳건히 합류할 것입니다.

 

 

2019. 12. 30

사단법인 방송기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