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공영방송 사장 이제 국민이 뽑자!”

공영방송 사장 이제 국민이 뽑자!”

방송법 등 공영방송 사장 선출 개정안(일명 정필모 안)에 대해 발전적 논의 시작해야

 

“공영방송 사장은 국민이 뽑아야 한다.” 공영방송의 독립과 언론자유를 위해 싸우다 작고한 故 이용마 MBC 기자가 생전에 그토록 염원했던 바람이다. 이용마 기자는 그러면서 무작위 추첨을 통해 100명 규모의 이른바 ‘국민대리인단’을 선출해 사장을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촛불혁명 이후 집권한 현 정부와 여당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산적한 언론현안과 개혁에 대해서 그동안 별다른 의지와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21대 국회가 시작된 이후 처음 이용마 기자가 그리던 ‘국민에 의한 공영방송 사장 선출’을 담은 법 개정안이 나왔다. 정필모 의원 등이 11월 12일자로 발의한 방통위 설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및 방송법, 방문진법, 교육공사법 개정안이 그것이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영방송인 KBS와 MBC, EBS의 이사들을 구성하기 위하여 국민 100명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국민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여기서 선출된 인사들로 각 공영방송의 이사회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구성된 각 공영방송 이사회는 사장 선출시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를 만들어 복수의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렇듯 정필모 의원 등이 발의한 법률 개정안은 그동안 숱하게 제안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 가운데 이용마 기자가 꿈꿨던 생각과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용마 기자는 지금까지 계속돼 온 공영방송 사장 선출 과정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개입을 차단하고 공영방송의 통제권을 주인인 국민에게 돌려줌으로써, 실질적인 공영방송의 독립을 이루자는 것이다.

 

정필모 의원 등의 개정안이 이런 뜻을 상당 부분 잘 반영하고 있지만, 다소 아쉽고 우려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방통위가 100명의 공영방송 ‘이사후보추천국민위원회’를 구성하는데 있어 방송분야에 관한 전문성이 있는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한 점에서 그렇다. 방송분야의 범위와 전문성의 정의가 모호할 수밖에 없는데다, 의견의 반영 절차와 방식을 놓고 정부나 정치권이 개입할 여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이사후보추천국민위원회’의 구체적인 구성과 운영에 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논란이 커질 수 있는 부분이어서 오히려 방통위 설치법 개정안에 포함시켜 규정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걱정과 우려가 앞서는 것은 공영방송의 사장 선출에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었는데도 여당인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과 정부, 그리고 당사자인 언론계조차 발전적인 논의의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정부와 정치권이 내년도 예산 확정에 정신이 없다하더라도 이번 정기국회 회기 안에 정필모 개정안에 대해 상임위 차원의 논의라도 본격적으로 시작돼야 한다. 내년 봄 서울과 부산 등에서 대규모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는데다, 그 1년 뒤에는 새로운 대통령 선거가 기다리고 있어 자칫하다가는 현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공영방송 사장 선출 개정 등 공영방송 개혁 논의가 제대로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끝나버릴 수 있다.

 

이에 전국 60개 방송사 소속 기자들을 대표하는 방송기자연합회는 이른바 공영방송 사장 선출 개선을 담은 이른바 ‘정필모 안’을 하루라도 빨리 진지하게 논의를 시작하기를 여, 야 정치권에 강력히 촉구한다. 이제는 공영방송의 이사와 사장이 정치권의 후광과 개입 아래 좌지우지되는 후진적인 시스템을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2020년 11월 23일

사단법인 방송기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