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 저널리즘 특별위원회 보고서

저널리즘 특별위원회 6월회의 정리

6월 회의에서는 국정원의 정치개입-선거개입제, 그리고 지난 제 2차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로 인한 ‘NLL 관련 발언’을 다루는 방송뉴스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가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특위는 상당수 방송뉴스들이 정도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 문제는 소홀하게 접근하는 반면, NLL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나치게 획일적인 프레임으로 접근하면서 노골적인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또 특위는 이 같은 정치적 편향성이 현 정부 출범이후 반복, 강화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도 공감했다.

1) 사실관계 확인 부족

지난 6월 3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보도된 ‘국회의원 너도나도 ’투잡‘ 겸직 특권’ 기사는 [특권없는 사회]이란 제하의 연속보도 첫 편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변호사를 겸직하며 급여를 받았다’는 명백한 오보를 하는 바람에 다음날 정정보도로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문재인 의원에 대한 오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넉 달 전인 지난 2월 8일, 뉴스데스크는 ‘1천억 횡령 서남대 설립자 ‘건강악화’ 석방 논란’이란 리포트에서 내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 의원의 실루엣을 이용하는 바람에 거센 항의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31일 방송사들이 일제히 보도한 정홍원 총리의 ‘원전비리 엄단’ 리포트도 사실관계 확인이 부족했던 리포트로 지적됐다. (단, 방송 4사 중 SBS는 제외)

보도의 핵심은 정부가 지난 10년 동안의 원전 시험성적서 12만여 건을 전수 조사해 진위를 가리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무려 12만 건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을 조사한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내용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는 이른바 ‘출입처 동화’라는 언론의 또 다른 문제점과도 맥이 닿아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만 유일하게 SBS의 보도에서는 문제점을 지적해 타 뉴스와 크게 차별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해당 대목이다.

<5월 31일 SBS: ‘원전부품 서류 12만여개 전수조사… 잘 될까?>

“시민단체들은 12만 5천 개 부품 전수조사는 수박 겉핥기와 다름 없다며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양이원영(환경연합 국장): 12만 5천개를 2~3개월에 한다는 건 하루에 1천 개 이상을 조사한다는 얘기인데 그건 결국 부실 검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위는 이 사례가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받아쓰기에 열중하는 언론의 풍토가 여실이 드러난 사례라고 평가하고 향후 유사한 사례를 조명해 보기로 했다.

2) 정치적 편향

▲ 국정원 선거개입과 NLL 대화록 보도

6월 회의에서 정치적 편향성이 드러난 전형적인 사례로 지적됐다. 정도의 차이가 다소 있기는 했지만 방송뉴스들은 대체로 청와대와 여당에 불리한 ‘국정원 선거개입’ 이슈에 대해선 소극적인 보도태도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 6월 20일을 기점으로 해서 ‘NLL 대화록 공개’ 국면에 접어들자, NLL 보도는 확대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종합하면 ‘이슈 죽이기’에서 ’이슈 몰아가기‘로 급격히 전환하는 행태를 보인 것이다.

우선 ‘국정원 선거개입’ 이슈를 홀대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검찰과 법무부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놓고 갈등한다는 내용에 대해 KBS가 타사보다 이틀 늦은 6월 5일에야 보도한 것이 꼽혔다. 또한 6월 14일, 즉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보도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국가의 핵심 정보기관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메인 뉴스들은 주마간산 식의 접근 태도를 보인 것이다.

특히 방송뉴스 가운데 가장 적은 보도를 한 MBC(리포트 2개)는 ‘국정원이 지난 대선 때만이 아니라,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부터 개입해왔다’는 핵심 내용조차 거론하지 않았다. 게다가 MBC는 오보도 하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본래 검찰의 발표는 ‘정치개입 혐의가 적용된 글이 1,977개이고, 이 가운데 73개는 선거개입 혐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MBC의 기사는 이와 달랐다. MBC의 첫 리포트의 한 대목은 다음과 같다.

“정치에 개입한 천9백여 건의 글 이외에 추가로 73건이 선거에 개입”

부연설명이 불필요할 정도의 오보이다. 그리고 MBC는 이러한 첫 리포트 뒤에 곧바로 여야의 공방을 다루는 내용을 붙였는데, 이 두 번째 리포트는 노골적인 ‘물타기’ 보도였다는 게 본 특위의 공통된 판단이었다. 물론 이 같은 ‘본질 흐리기’ 식의 보도가 다른 방송뉴스에서도 일부 나타나기는 했다.

그런데 특위가 국정원 관련 보도에서 더 주목한 부분은 ‘NLL 대화록’으로의 급격한 ‘이슈 변경’ 내지는 ‘이슈 몰아가기’였다. 특히 이 대목에서 KBS와 MBC의 활약은 크게 두드러졌다. 먼저 KBS. 지난 6월 20일,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NLL 대화록’이슈를 다시 제기하자 유독 KBS 뉴스는 이를 재빠르게 보도한 데 이어, 다음 날인 21일에는 무려 5꼭지를 배치해 대대적인 ‘이슈 몰아가기’에 나섰다. 이는 1~2꼭지에 그친 MBC, SBS와는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대화록이 공개된 6월 24일 이후의 보도들은 더욱 편향적이었다. 특히 MBC와 KBS의 기사들은 ‘노골적이었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화록의 발언들은 정황이나 맥락 속에서 분석하는 것이 정당하지만, KBS와 MBC의 메인뉴스 상당수 기사들은 발췌문의 특정 문구만을 강조하며 ‘NLL 포기’라는 인상을 주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각 방송사의 24일 첫 리포트들을 비교해서 보면 그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더구나 25일 보도에서 MBC는 첫 리포트에서 의도적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사실 확인에 실패한 때문인지 그 이유가 불분명한 왜곡 보도를 했다. 문제의 대목은 다음과 같다.

<6월 25일 MBC 뉴스데스크 첫 리포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양측이 NLL 등 해상 경계선을 포기하는 법률을 만들어 그 사이를 공동어로구역으로 지정하자고 제안하자노무현 전 대통령은 공감을 표하면서…“

대화록 원문을 보면 일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NLL 등을 포기하는 법을 만들자는 제안을 직접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명확해진다. 그런데도 앞뒤 문장들을 잘라낸 뒤, 마치 이런 제안을 노 전 대통령이 수락한 것처럼 기사를 구성했다. 분명한 왜곡이다. 뿐만 아니라 이보다 앞서 25일 아침뉴스에서는 여자 앵커가 아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포기발언, 대화록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라고까지 보도해 큰 물의를 일으키기까지 했다. 왜곡의 심각성은 하루 전날인 24일, SBS의 첫 리포트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6월 24일 SBS 8시 뉴스 첫 리포트>

김 전 위원장이 ”‘쌍방이 과거에 정해져 있는 법을 다 포기한다는 것은 실무협상에서 논의할 문제지만이번 구상은 발표를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되묻자 노 전 대통령은 좋다고 대답했습니다발췌본 안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NLL 포기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NLL 포기 발언의 진위 여부는 전문을 공개해야 판명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의 편파성도 상당했다. KBS는 24일 첫 보도에서 MBC와 유사한 방식으로 대화록의 특정 대목만을 부각시켰다. 그리고 다음날인 25일엔 대다수 언론이 발췌록과 전문을 비교하며 일부 의혹을 해소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9시뉴스에서는 여전히 발췌본에 있는 “NLL을 바꿔야 한다”는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거두절미하고 전하면서 사안의 본질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 국정원 관련 MBC 2580 불방과 YTN 기사 누락

국정원의 정치개입 관련 기사들이 아예 불방되거나 보도가 석연찮은 이유로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지난 6월 23일 방영 예정이던 MBC 시사매거진 2580의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 편이 아예 불방된 것이다. 2580의 담당 부장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관련 기사를 ‘편파적’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유독 여권에 불리한 대목들, 즉 ‘원세훈 국정원장의 정치개입 지시 사항’과 ‘경찰의 수사증거 은폐과정’만을 삭제하기도 했다. 또한 담당 부장은 직속 국장과 소속 기자들이 방송파행만은 막기 위해 합의해 제출한 기사마저도 거부했고, 결국 국정원 아이템이 끝내 불방처리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20일 YTN에서는 기사 누락 건이 발생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특종보도였는데, 편집부국장이 나서서 방송을 돌연 중단시킨 것이었다. 해당 기사는 20일 오전 5시부터 [단독] ‘국정원 SNS 박원순 비하글 등 2만 건 포착’이란 제목으로 보도됐는데 오전 10시를 끝으로 이후로는 나가지 못했다. 특히 이 보도는 국정원이 여론조작을 벌인 정황이 확인된 ‘단독 보도’라는 점에서 외압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보도

지난 6월초를 기점으로 방송뉴스에서는 박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즈음한 관련 보도들이 나왔다. 그런데 YTN의 한 리포트는 찬양일색의 논조로 기사를 보도해, 대통령의 이미지 메이킹에 앞장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위는 이 문제가 정치적 편향성만이 아니라 출입처 동화의 한 유형이라는 점에서 주목했다. 이에 특위는 주요 방송사 뉴스들이 과연 최고 권력자에 대해 성역 없이 감시와 견제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3) 시청률 집착

선정적 보도는 대표적인 시청률 집착의 사례이다. 지난 6월 21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보도된 ‘중국의 불륜녀 3인, 반부패 영웅되다’라는 리포트가 그러하다. 대단한 정치-경제 권력자도 아닌 중국의 일반 공직자들의 불륜 스캔들인터라 애초부터 메인뉴스에서 다뤄질 사안도 아니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그런데 이를 기사화면서 ‘반부패 영웅’이라고 지나칠 정도로 치켜세운데다, 특히 화면을 가득 채운 19禁 수준의 영상이 지상파 방송뉴스의 품격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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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지난 6월 12일, 역시 뉴스데스크에서 보도된 ‘수박 패륜남’ 리포트와 다음날인 13일 ‘20대 여배우 찾기 힘들다’라는 내용의 리포트도 시청률 집착의 사례로 지적됐다. 특위는 이처럼 단순히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진위가 불분명한 사안 또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연예뉴스를 시청률만을 의식해 보도하는 행태가 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이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의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4) 관습적 기사작성

날씨 관련 리포트는 자주 지적되는 관습적 기사작성의 사례이다. 지난 6월 1일 토요일에 방송된 리포트들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됐다. 특히 KBS는 ‘해수욕장 개장’과 ‘한라산 철쭉 만개’라는 리포트를 첫 번째, 두 번째 리포트로 방영했다. 이날 주요 뉴스로는 원전 비리와 북송 청소년 관련 뉴스가 있었는데, 굳이 해수욕장 개장 같은 관습적 기사들을 톱 리포트로까지 다룰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물론 MBC와 SBS도 해수욕장 개장 소식을 각각 15번째와 7번째로 다루었는데 가능하면 이 같은 관습적 기사들은 더 자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