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특별위원회] 보도국, ‘소통’없는 아우성?

[저널리즘 특별위원회] 보도국, ‘소통’없는 아우성?

2기 저널리즘특별위원회 집담회

소통은 2기 저널리즘 특별위원회의 중요 화두다. 4월, 5월 특별위원회 회의에서는 보도국 내부의 소통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위로는 ‘토론 없는 편집회의’로 대변되는 경직된 의사소통에 대한 비판이 많았고, 아래로는 세대간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컸다. 여전히 비민주적인 조직문화, 비공식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의사결정, 미디어 환경 변화와 ‘90년대생’ 기자들의 출현 등 복합적인 원인이 거론됐다. 뉴스룸 안에서 무엇을 위해,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고민이 깊었다.

‘뉴스룸’ 소통 현주소는?
A기자 편집회의가 생각보다 토론이 활발하지가 않다. 아이템 발제하고 전날 뉴스 평가는 그냥 지나가고 각자 취재 지시를 내리는 식이다. 지난 뉴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걸 꺼린다.
B기자, C기자, D기자 우리도 그렇다. (웃음)
B기자 민주주의나 언론자유를 외부에 외치면서도 정작 선배나 후배나 조직 내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은 덜 된 것 같다. 공적인 일에 평가를 엄격하게 해야 하는데 서로 눈치 보고 공과 사에 대한 구분을 명확하게 못한다. 지적을 하면 개인적 공격으로 받아들일까 우려돼 말을 못하는 점도 있다.
D기자 기자들이 나가서는 회사를 대표하니 당당히 행동하라고 교육받으면서도 회사 안에서는 부장에게 대들었다가 찍혀 불이익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순도 있다.
E기자 기자가 되는 과정에서 일진과 수습 사이에 폭력적인 문화를 겪는다. 욕도 먹고 기합도 세게 받는다. 트라우마가 남아있는데 자연스러운 소통이 쉬울 리 없다.
B기자 보도국 회의를 보면 나름 치열한데 ‘아웃풋output이 없다. 다른 기업 같으면 생산성 때문에라도 그런 회의는 안 할 거다. 결국 결정은 보도국장이 알아서 한다. 서로 설득하고 타협하는 회의가 언론사에는 없다.
F기자 과거에도 보도국 내 소통이 잘 됐던 건 아니다. 지금 더 두드러지는 이유는 뭘까? 그때는 내부에서 불만이 있어도 외부 보상이 있었다. 기자직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자부심이라는 외부 보상이 있었는데, 언론의 정체성이 흔들리면서 이러한 외부 보상이 적어지고 소통에 대한 내부 불만도 커지는 것 같다. 후배들이 자발적으로 소통해주기를 기다리기보다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 끌고 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C기자 총회든, 토론회든 선후배가 모여 얘기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게 중요하다. 일거에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지만, 의미가 있다.
D기자 보도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서 종종 내부 취재를 한다. 회사 내부 사정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누는 것만으로도 해결되는 부분이 분명 있다.

‘간 큰’ 선배와 ‘워라밸’ 후배?
A기자 보도국 내 소통 문제는 층위가 다른 두 가지가 있다. 뉴스를 둘러싼 의사소통도 있지만, 선후배간 의사소통 문제도 있다. 선후배 사이에 오해나 갈등이 쌓이면 예전에는 회식으로 풀었는데, 요즘 후배들은 회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예전 갈등 해소 방법이 먹히지 않는데다 생활 방식, 가치관도 다르다. 선배들은 일 중심인데 요즘 후배들은 나의 삶도 중요하다. 휴일에 큰 뉴스 생겨서 나오라고 하면 툴툴거리는 반응을 선배들은 이해 못한다.
D기자 ‘선배들은 누릴 것 다 누려놓고 왜 우리가 가려고하니 특파원 줄이냐’고 후배들이 반발한다. 시간 외 수당 문제도 불거졌는데 ‘취재가 우선이지, 이런 건 나중 문제 아니냐’는 선배들과 생각 차이가 뚜렷하더라.
B기자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세대 차이를 느낀다. 선배 세대가 발제하는 아이템이 계급적이다, 소위 ‘386 스럽다’는 애기를 많이 듣는다. 후배들 아이템은 확실히 다르더라. 재미있는 소재거나 젠더 이슈를 선호한다.
C기자 요즘 ‘90년생이 온다’ 책이 화제다. 언론사에도 새로운 세대가 출현하고 있다. 세대 간 차이에서 오는 충돌이 여러 방면에서 생기는데 소통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소통 방식도 달라졌다. 대부분 업무지시나 대화가 ‘카카오톡’으로 이뤄진다. 대면이나 전화 소통이 많이 사라진 것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F기자 워낙 단톡방이 효율적이니까.. 이제는 모여서 얼굴보고 얘기하자고 하면 뭔가 큰일 난 느낌이다. 부서원들이 부담스러워한다. 체육대회도 흐지부지 됐다. 예전에는 워낙 비인간적인 강도로 일하다보니 체육대회는 반나절이나마 일에서 해방되는 날이었는데… 요즘 후배들은 바람이라도 쐬러가자 해도 손사래를 치더라. ‘북한산 등산 갈까?’ 말 꺼내면 ‘간 큰’ 선배다.
G기자 얻어터지고 욕먹으며 배웠는데 이제 부장돼서 욕 좀 해볼까 했더니 이런 시절이 끝났다. 나는 꼰대가 되고…(웃음) 우리 신세대 후배들은 좀 다르다. 기본적으로 맞고 자란 아이들이 아니어서 그런지 우리처럼 선생님, 회사 선배에게 주눅 들지 않는다. 거기에서 희망도 본다.

편집회의 공개와 익명 게시판
A기자 굉장히 많은 의사결정이 편집회의가 아닌 비공식적 자리에서 이뤄졌다. ‘담배 한 대’ 피면서 ‘술 한잔’ 하면서 많은 정보가 공유되고 노하우 전수, 보도국 평가까지 비공식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후배들은 이제 선배들과 사적으로 만나는 거 좋아하지 않고 삶의 방식이 다른 기자들이 서로 섞이다보니 이런 비공식적 의사결정은 한계에 달했다. 익명 게시판이든, 편집회의에 평기자 대표가 참석하든 변화가 필요하다.
B기자 편집회의 공개도 중요하지만, 익명 게시판도 필요하다. 후배들도 서로 소통 경로가 없어서 카톡으로 비슷한 연차들끼리만 이야기하다보니 답답함을 느끼는 것 같다. 실명으로 양성화하자는 명분 아래 익명 게시판이 언론사에서 많이 없어졌는데 아직 부활을 못하고 있다.
D기자 영국 가디언이 편집회의를 공개한다고 들었다. 우리도 편집회의를 기록으로 남겨 공개하는데, 국장이 데스크를 본다. 풀 녹취를 푸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히 간략하게 요약될 때도 있다. 그래서 아예 라이브로 찍어서 링크를 공유하자는 말까지 나왔다.
B기자, G기자 가장 모범적이다. 배워야한다(웃음)

소통을 위한 리더쉽
H교수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해직 언론인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편집국이 늘 시끌벅적했던 걸 자랑으로 꼽더라. ‘소통=토론’이라고 할 수 없지만, 경영진은 그런 고민을 해야 한다고 본다.
E기자 직장 내에서의 소통은 의사결정을 빨리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말은 잘 안 통해도 일할 때 맥락 딱딱 짚어주고 아이템 착착 분배해주면 편하지 않나?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적절한 지시, 성과로 이어지면 소통 잘 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B기자 아주 개성 강한(?) 캐릭터 팀장이 있다. 상도 많이 타고 인사고과 잘 받게 해주니까 후배들 불만이 없어지더라. 퍼포먼스가 탁월하니까…
I기자 조직이 제기하는 목표가 분명하고 목표를 향해 움직이게 시스템 만드는 것도 소통이다. 소통이라는 것이 성과 앞에서 무시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결론이 이상한데, 이게 현실이다.  후배들이 정작 성과가 나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 하지 않나. 어차피 이 부서든 저 부서든 꼰대들하고는 소통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H교수 주니어 기자들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 보도국 내 소통, 어떤 점이 문제인지 또 선배들에게 바라는 점은 뭔지 궁금하다.
D기자 익명 카톡방 만들면 어떨까? 활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게~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