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방송기자대상_지역보도 기획다큐상_육식의 반란2 -분뇨사슬_전주MBC 유룡 기자

전편 못지않은 속편 <육식의 반란2-분뇨사슬>

<육식의 반란2-분뇨사슬>은 <육식의 반란-마블링의 음모>의 후속편이다. 전편이 국민 건강을 도외시한 채 고지방 쇠고기를 최고의 고기로 홍보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축산 자본의 거짓과 탐욕을 다루었다면 속편은 분뇨 문제를 간과한 채 대량사육으로 산업화의 길을 걸어온 한국의 축산업이 얼마나 우리 환경을 훼손하고 막대한 세금을 축내고 있는지 조명했다.

방송 한 달 만에 날아든 <이달의 방송기자상> 선정 소식은 커다란 기쁨이었다. 게다가 지난 12달 동안 전국에서 방송된 지역기획다큐를 모두 제치고 <2013 한국방송기자대상>에도 선정되어 됐다는 소식은 더욱 큰 감격이었다. <마블링의 음모>가 한국방송대상과 한국방송기자클럽 올해의 방송기자상을 수상하는 등 워낙 화제를 모아 부담이 심했던 데다 한우자조금위원회가 억대의 돈을 풀어 마블링이 좋다는 홍보 다큐를 주문 제작하는 등 <육식의 반란>을 깎아내리는데 열을 올려 가슴이 답답했었는데 <한국방송기자대상> 수상은 <육식의 반란3>를 만드는데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믿는다.

한국 사회가 절대 가르치지 않는 <분뇨사슬>

한국 사회는 국민들에게 <먹이사슬>만 가르칠 뿐 <분뇨사슬>은 가르치지 않는다. 우리가 축산물을 생산하고 소비할 때마다 분뇨는 고스란히 이 땅 위에 남는다. 하지만 한국 언론은 ‘가축 분뇨가 퇴비나 액비로 바꿀 수 있는 자원이다. 가축분뇨가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는 돈이 될 수 있다’라는 자본과 산업의 입장만 되풀이할 뿐 분뇨 문제는 애써 외면한다.

축산물 수출 2위로 축산의 교과서로 알고 있던 네덜란드는 지금 과도한 가축 분뇨 살포로 청색증을 앓고 있다. 청색증은 토양에 질산염이 축적되면서 지하수가 오염되고 그 물을 마신 임신부의 태아가 죽거나 성인도 아닌 어린이들에게 암을 유발한다. 미국 내 돼지 사육 1위인 노스캐롤라이나는 스미스필드라는 대기업이 2,400개 영세농을 계열화한 뒤 분뇨를 농경지에 퍼부어 강 하나가 완전히 오염됐다. 뉴스강 주변에 살던 300만 명 가운데 100만 명이 떠나갈 정도로 농촌은 피폐해졌다.

축산물의 70%를 자급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바람직한 축산은 농부가 자신의 경작지에서 곡식과 사료를 키운 뒤 곡식은 사람이 먹고 사료로는 가축을 키우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사람이 먹을 곡식을 50%도 자급하지 못하면서 육류의 70%를 자급했다. 1990년 대 초에 연간 3천만 마리에 불과했던 가축이 지금은 2억 마리를 웃돌고 있다. 이처럼 많은 가축을 키우기 위해 우리는 1조 원이 넘는 사료를 수입했다.

국토환경용량의 2배 이상의 분뇨가 생산됐고 가축분뇨를 농경지에 무한정 뿌리는 것이 자연 순환인 것으로 미화됐다. 한국의 땅은 퇴비와 액비로 검게 얼룩져 회복 불가능의 상황이다. 주요 강줄기에는 질산염 과다로 녹조가 피어올라 식수원을 위협한다. 한국은 대책 없는 축산 공화국이다. 한국의 축산업은 지난 20년 동안 기형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한국의 언론은 너무도 조용하다. 축산은 막대한 돈이 도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가축을 통해 들여다본 한국 사회의 현주소 <육식의 반란>

<육식의 반란>시리즈는 가축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탐구한다. 몽골 사람들은 초원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 가족이 겨우내 소 1마리와 양 15마리만 잡아먹을 뿐 결코 욕심껏 가축을 키워 팔지 않는다. 반면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축산물을 생산해 수출했지만 땅과 강이 심각하게 오염됐다. 축산자본이 주 정부와 결탁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주민들이 돼지를 피해 떠나가는 일까지 벌어진다.

한국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국의 축산물 생산액이 16조원. 전후방산업을 다 합치면 40조원의 막강한 산업을 성장했다. 농축산식품부를 필두로 종축과 사료 공급, 축사시설이 앞에서 끌고 분뇨처리업계와 환경부까지 나서 축산업을 뒤에서 밀고 있다. 세금 먹는 블랙홀로 커나가는 축산업! 우리는 <먹이사슬> 위에 사람이 아니라 분뇨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한국에 더 이상 ‘워낭소리’는 없다. 사육장과 <분뇨사슬>이 있을 뿐이다.

농촌을 살리기 위한 보도특집 다큐멘터리 <육식의 반란>

한국의 농촌은 악취로 진동하고 있다. 귀농 귀촌을 희망하지만 가축분뇨 냄새 때문에 정착을 못할 정도로 환경은 악화됐다. 전라북도는 올해 농촌 주민 5천 명에게 상수도를 보급하기 위해 무려 280억 원을 투자한다. 가축 사육 때문에 엄청난 돈을 들여 상수도 공사를 하는 사실도 어처구니없지만 지하수를 먹던 사람들이 값비싼 수도료를 내야 하는 현실도 난감할 것이다.

학교 급식에 들어가는 친환경 쌀이 결국은 질산염 범벅과 다름없는 퇴비와 액비 속에서 자라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들린다. 분뇨를 잔뜩 퍼부은 땅에서 난 양파와 마늘, 고추가 품질 좋은 로컬 푸드로 팔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큐 50분에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다 담을 수 없다. 현명한 시청자는 미루어 짐작하리라 생각한다.

<육식의 반란>은 해마다 방송문화진흥회의 제작 지원금 3천만 원으로 어렵사리 한편, 한편 완성되어가고 있다. 우리 카메라를 반기는 축산 관계자들은 없다. 지구촌 곳곳의 분뇨 냄새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신 자본으로부터 자유롭다. 가난하지만 꼿꼿한 선비의 자세로 진실에 대한 탐구에 열중할 것이다. 올해도 행복한 마음으로 <육식의 반란3>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