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방송기자대상_뉴스부문_영훈국제중 파행운영 관련 연속보도_KBS 공아영 기자

아주 작은 의심에서부터 취재는 시작됐다. 지난 2월 중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영훈국제중학교에 ‘비경제적 사회적배려자 전형’으로 입학해 논란이 됐었다. 이런 사례가 비단 이 부회장뿐이겠느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나눴다. 그러던 중, 한 장의 문건이 입수됐다. ‘2013년 영훈국제중학교 비경제적사배자전형’신입생 16명의 명단이었다.

흥신소 직원 생활이 시작됐다. 문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단 두 가지. 학생 이름과 출신 초등학교뿐이었다. 요즘은 워낙 개인정보 보호가 삼엄해 어떤 곳에 사는지, 부모가 무슨 일을 하는지 등 실제 사회적 배려 대상자인지 추적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맨땅에 헤딩이란 생각으로 무조건 현장으로 향했다. 졸업식에 참석했고, 11년 동안 쌓아온 모든 인맥을 동원했다. 그동안 취재원 관리가 엉망이었구나라는 반성을 참 많이도 했다. 선후배 동료 기자들에게 sos도 요청했다. 취재 내내 취재윤리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며 수없이 고뇌해야 했다. 아이들이 관련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다행히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왔고, 후속 보도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입학하고 싶어요? 그럼 2천만 원” 국제중학교는 어느새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돼 있었다. 입학을 위해 밤 세워 공부하고, 소위 말하는 스펙을 쌓고. 국제중 입학만을 위한 학원들도 생겨났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런 열망을 교묘하게 악용했다. 편입생이나 대기자들에게 부정한 돈을 요구했다. 직접 이런 요구를 받고 돈을 내고 자녀를 입학시킨 학부모의 증언은 그래서 실로 충격적이고 씁쓸했다. 기자에게 이야기를 풀어내준 학부모의 용기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다. 뒷짐 지고 있던 교육청의 특별감사를 이끌어냈고 검찰수사도 이어졌다. 조직적인 입시조작 사실이 드러났고, 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줄줄이 구속됐다. 성적조작 대상 3명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이 포함돼 있음을 단독보도해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도 이끌어냈다. 지난 8월 국회는 국제중 등 특성화중학교를 지정기간 내에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금까지 1차 서류전형, 2차 공개추첨하던 방식은 사라졌다. 전면 공개추첨으로 방식이 바뀌었다.

영훈국제중 연속보도로 수많은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한국방송대상과 방송기자클럽 올해의 방송기자상 대상, 한국방송보도비평상 대상 등 과분한 칭찬을 받은 한해였다. 감사드리고, 하나님께 모든 영광 돌려드린다. 이 모든 것은 다방면에 뛰어난 노윤정 기자와 KBS탐사보도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주형 팀장과 성재호, 송현정, 김민철, 이병도 선배, 후배 지연이와 연주. 예쁘기 그지없는 리서처 지혜, 운기, 우혁, 대석, 유나.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무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웃음을 잃지 않는 또 다른 가족인 그들에게 감사와 사랑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