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2013 한국방송기자대상 심사평

2013년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와 실망이 크게 교차한 한 해였습니다. 새 정부의 요직 인선과 주요 공약 후퇴에 따른 많은 파찰음이 있었습니다. 여야 대립과 노사갈등은 물론 남북한 간에도 대립, 갈등은 여전했습니다.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 공방은 1년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가진 자, 힘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간의 갑을관계 논란이 뜨거웠던 한 해였습니다.

2013년 한 해 동안 국내 방송 기자들도 나라 안팎의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과 마주치면서 많은 것을 캐내고 알리고 따지는 일에 매진했습니다. 어떤 일은 진상을 규명하고 그 문제점과 원인과 책임 소재까지 확실히 밝힌 것도 있었지만, 어떤 일은 변죽만 울린 채 핵심을 비켜간 것도 있었습니다. 또 어떤 일은 일반 국민이나 시청자의 기대만큼 적극적으로 파헤치지도 못했고 알려나가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특히 2013년의 가장 큰 이슈가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리고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민주주의 언론의 가장 큰 사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방송 저널리즘의 한계를 실감한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2013년을 뒤돌아보며 한국방송기자대상 심사가 있었습니다. 심사대상은 1월부터 12월까지 뉴스, 기획다큐, 지역뉴스, 지역기획다큐 등 4개 부문의 이달의 방송기자상 수상작과 별도의 추가 출품작으로 했습니다. 그 결과 심사위원회는 뉴스부문 15편, 기획다큐부문 15편, 지역뉴스 18편, 지역기획다큐 17편을 심사대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뉴스 부문에서는 2편의 뉴스가 공동 수상작으로 결정되었습니다. KBS의 <영훈국제중 파행운영 관련 연속보도>와 SBS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추적보도>가 영예의 수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훈국제중 파행운영 관련 연속보도>는 사회적 배려자 전형에 부유층 자녀들이 대거 입학한 사실을 단독 취재하여 사회적 분노와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으며 관련자 구속과 삼성 재벌가의 대국민 사과를 이끌어냈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추적보도>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의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검찰 수뇌부의 부당한 지휘와 이에 대한 수사팀의 반발이 첨예하던 시점에서 관련 내용들을 확인 보도함으로써 자칫 묻힐 수 있었던 추가 증거들을 공론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국정원 선거 트윗글 110만건 넘었다” 등의 뉴스 보도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습니다. 비록 대상에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심사위원들은 YTN의 <대기업 임원, 항공기 승무원 파문>과 그에 뒤이은 <갑을관계> 보도가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서의 갑을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크게 촉발시켰다는 점을 나름대로 평가했습니다.

기획다큐 부문에서는 MBC의 <의문의 형 집행정지>가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무기징역형을 받은 대기업 회장 부인이 석연찮은 병원 진단서와 검찰 결정으로 형 집행정지 를 받게 된 문제점을 면밀하게 취재 보도했을 뿐 아니라, 형 집행정지자가 멀쩡하게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생생한 현장 화면까지 보여줌으로써 일부 기득권층의 비뚤어진 행태를 실감나게 고발했습니다. 이 보도를 통해 현행 형 집행정지의 여러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시켰고 검찰의 집중 재점검 방침 발표를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기획다큐 부문에서 KBS의 <미납 추징금 연속보도>도 면밀하고도 체계적인 취재 보도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았으나 현재 권력이 아닌 ‘죽은 권력’에 대한 기획 보도였다는 점에서 그 아쉬움이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지역보도 뉴스 부문에서는 KBS부산의 <원전 성적서 위조․부품 비리 연속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습니다. 지역 언론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한 달 이상 집중적이고도 끈질긴 연속 보도를 통해 원전 납품업체의 비리 수사를 원전 부품업계 전체로 확대시키고 원전 비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 제고는 물론 원전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점을 받았습니다. KNN의 <도시와 나무>도 매우 공을 들인 수작이라는 평가가 있었으나 아쉽게도 뉴스 부문 수상작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끝으로 지역보도 기획다큐 부문에서는 전주MBC의 <육식의 반란2-분뇨사슬>이 심사위원 전원의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육식의 반란>은 국내 축산업 진흥의 이면에서 과잉 배츨되고 있는 가축 분뇨와 그로 인한 토양 오염의 심각한 문제를 네덜란드, 미국 등의 외국 사례들과 연결시켜 매우 생생하고도 충격적으로 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수상자 여러분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2014년에는 보다 발전되고 시청자들의 기대에 더욱 부응하는 국내 방송 저널리즘의 성과를 기대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2014년 1월 27일
2013년 방송기자대상 심사위원들을 대신하여
심사위원장 강상현